얼마 전 2023 미스 월드 베트남(Miss World Vietnam) 발표가 있었다.
원래도 베트남 미인대회 관련 기사나 포스팅이 페북에 자주 올라오는 편이었고,
전세계 미인대회 종류가 복잡한데, 베트남도 6개에 참가를 하고 있어서 그런지
깊게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누가 누구인지 언제 뽑힌 건지도 잘 모를 정도다.
심지어 베트남의 각 대회 주최측이나 사정 등으로 인해 세계 대회에 참가하는 게 살짝 복잡해서 그냥 나처럼 가볍게 소식만 접하는 사람은 뭐가 뭔지 감을 못 잡는다.
<베트남이 개최하는 미인대회>
1. Hoa hậu Việt Nam(Miss Vietnam)
2. Hoa hậu Thế giới Việt Nam(Miss World Vietnam)
→ 이 두 대회에서 Miss World, Miss International 참가 자격이 주어짐
3. Hoa hậu Hoàn vũ Việt Nam(Miss Universe Vietnam) → Miss Universe 참가 자격이 주어짐
4. Hoa hậu các dân tộc Việt Nam → Miss Earth 참가 자격이 주어짐
5. Hoa hậu Siêu quốc gia Việt Nam → Miss Supernational 참가 자격이 주어짐
6. Hoa hậu Hòa bình Việt Nam → Miss Grand International 참가 자격이 주어짐
그런데 이번 미스 월드 베트남 우승자는 우승 발표 직후부터 굉장한 논란을 몰고 다니는 중이다.
넷상에서 얼마나 화제가 됐으면 나보다 아내가 먼저 소식을 접하고 나한테 이야기를 해줄 정도일까.
- 이번 우승자 Huỳnh Trần Ý Nhi는 Bình Định 출신이다. 저번 대회와 이번 대회가 모두 Bình Định의 Quý Nhơn에서 개최가 되어서 이쪽 열기가 뜨거운데 Bình Định성 출신이 우승자가 되어서 일단 화제였다.
- 그런데 우승 확정이 되자마자 그 자리에서 남자친구를 공개해서 화제였다. 6년 사귄 남자친구라는데... 아내 말에 의하면 사실 참가자의 주변 사람들이 다 알고 있어도 쉬쉬하고 있다가 어느 순간 결혼을 하든, 아니면 알아서 깨지고 부자를 만나든 하는데 이런 경우는 이례적을 넘어서 쇼킹한 사건이었다고 한다. 오히려 미스 월드 베트남보다 그 남자친구를 동정하는 여론이 올라갔다. "돈 많이 벌어야겠다", "어지간한 직업 가지고는 택도 없겠다", "욕 많이 먹겠네, 불쌍하다" 등등.
- 그런데 이 이야기가 끝나기 무섭게 갑자기 인터뷰 하나가 크게 문제가 되었다. 사실 나는 아내가 흥분하면서 이야기를 해줄 때만 해도 그냥 시큰둥했다. 그런데 베트남 내에서 반응이 심상치 않다. 특히 비슷한 또래의 남녀 모두가 비슷한 반응.
해당 기사에 있는 영상을 편집해서 내 유튜브에 올려보았다.
대략 "내 또래들은 잠 자고, 놀러다니고, 친구들이랑 밀크티나 커피 마시는 동안에 나는 미스 월드 베트남 우승자가 되었다. 그 친구들은 대학생이거나 이제 대학 다니면서 일을 시작하는 동안 나는 중요한 위치에 올랐다" 정도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다른 부분들이야 그렇다고 치더라도 많은 베트남 젊은층을 건드린 단어가 바로 밀크티[Trà sữa]다.
나는 그냥 뭐... 이랬는데, 극성의 네티즌들은 미스 월드 칭호를 박탈하라며 주최측에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고.
참... 뭐라고 할 말이 없다.
특히나 많은 베트남 사람들, 그 중에서도 여성들에게 '밀크티'가 민감하게 다가온 건 바로 아래의 짧은 만화로 요약할 수 있을 듯하다.
누구보다 밀크티를 좋아하는 베트남 여성들.
하지만 언제나 밀크티로 인해 살 찌는 걱정을 하기 때문.
늘어나는 비만과 성인병의 원인 중 하나로 펄이 가득한 밀크티가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데 더욱 가관이 된 건 이 사진 때문이다.
이 두 사람, 왼쪽의 베트남 여성은 2021년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 우승자 Nguyễn Thúc Thùy Tiên이다. 그리고 오른쪽의 백인 여성은 폴란드 여성으로 2021년 미스 월드 우승자인 Karolina Bielawska이다. 이 두 사람은 이번 2023 미스 월드 베트남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
사실 이번 우승자의 워딩은 '또래들보다 나는 시간을 값지게 사용했다'는 자부심이 담긴 내용인 것 같은데,
일단 워딩 자체도 별로 공감이 안 가고
여기에 '밀크티'가 등장하면서 신나게 난타를 당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번 미스 월드 베트남 심사위원장과 함께 등장해 울면서 사과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 줄 알았겠지만 모두에게 이미 미운 털이 박힌 상황.
그래서 '가짜 울음'이라는 조롱을 받고 있다.
심지어 인터뷰의 워딩은
이렇게 밀크티 장사하는 사람들의 광고용 밈이 되고 말았다.
++
https://8410.tistory.com/m/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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