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인터넷에서 "사형이래!"하면서 화제가 되었던 '구출 비행편 사건'이 오늘 하노이 인민법원에서 판결이 났다.
결과는 역시나였다.
처음에 고위공직자 십수명이 사형이라고 인터넷에서 하도 그래서 뭐지 했다.
원래도 그렇긴 했지만, 베트남에서 특히 생긴 버릇이 뭔가 하나 소식을 접하면 크로스 체크를 십수 번을 하는 것이다.
심지어 '베트남 찐 전문가'들도 잘못된 정보를 전해듣고 틀리는 경우도 있고,
나도 분명 믿을 만한 소스였고 확인도 했는데 나중에 최종 결과를 보면 틀린 점이 있을 정도다.
아무튼 처음에 소식을 듣고 뭐지 싶었는데,
대충 기사만 읽어봐도 '사형 구형'이 아니고 '최대 사형인 조항 적용'이 끝이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검찰원의 공식 기소에서도 사형을 구형한 인물은 1명 뿐이었다.
약 3주 간의 법정 공방 끝에 하노이 인민법원의 판결이 나왔는데,
역시나 사형은 없었다.
고위 공직자들은 당의 복잡한 사정이 얽힌 사람들이라는 점, 그리고 사형 선고받아도 피할 수 있는 조항이 있다는 점 때문에 사형은 머나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베트남 뽕에 취한 몇몇 분들이 사형 구형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한국도 이렇게 해야 하는데!'라고 하셨지만,
애시당초 한국에서 이정도 급의 뇌물수수가 일어나면 그게 미친 것이지.
위의 기사는 부제가 잘 뽑혀서 가져와봤다.
'자부심에서 아픔으로(Từ sự tự hào đến nỗi buồn)'.
국가가 국민을 아무도 포기하지 않는다며 특별항공편을 엄청 꾸렸다는 걸 홍보용으로 썼는데, 사실 그게 몇몇 사람들의 돈벌이 수단이었고 '비행기 표 가격이 말이 안 된다'는 공공연한 의심을 사는 지경까지 이르렀던 것.
돈을 얼마나 열심히 주고 받았는지, 달러와 동 말고도 캐리어에 술 같은 것들도 자주 오갔고
뭔가 요구를 하거나 특별편의 가격을 정하는 문제 등등을 논할 때 마다 '정해진 뇌물 비용(barem)'에 따라서 돈을 가져다 줘야 허가 등이 나왔다는 것이 엄청 웃겼다.
(*barem은 프랑스어 'barème'에서 나온 말로, '기준표, 채점표'를 의미한다. 어떤 일을 부탁할 때마다 정해진 금액이 있다는 것)
(**이번 사건 기사를 보고 처음 알게 되었다. 베트남 공직 애들은 서류 하나를 뽑아주더라도 '기름칠'을 받아야 제대로 해주는데, 그러한 문화를 'văn hòa phong bì'라고 부르는구나.)
아래는 54명에 대한 법원의 선고이다.
사형은 없고, 종신형이 4명이다.
최초 사형을 구형받은 전 보건부차관 비서는 금액을 일부 반환하였다는 점으로 종신형 감형을 받았는데,
나머지 3명은 오히려 구형보다 세게 나왔다. 아마 직위의 중함도 반영이 된 듯. 확실히 직위가 굉장히 고위직이다 싶은 사람들은 구형보다 강하게 나온 경향이 있지만,
54명 전반을 놓고 봤을 때 사건이 큰 것 치고는 판결이 확실히 약하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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