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미국전은 하린이가 자고 있어서 컴퓨터로 봤는데,
이번에는 하린이가 깨어있어서 TV로 같이(?) 봤다.
발차기에 소질이 있어서 '하린이도 축구하자~' 했더니 아내가 질색팔색을 했다.
스샷 찍을 때쯤 이미 포르투갈의 첫 골이 들어갔다.
1. 예상 선발 라인업을 내 나름대로 재미삼아 하는 거지만, 더럽게 못 맞추네...
2. 포르투갈은 처음부터 베트남을 저격한 전술을 준비했다는 게 느껴진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욱 공격적인 것도 그렇고, 골키퍼는 다시 경험 많은 Patrícia Morais(A매치 82경기, 92년생)에게 맡기고, 포백 라인의 오른쪽 라인을 Lúcia Alves((A매치 9경기, 97년생), Ana Seiça(A매치 2경기, 01년생)을 냈다는 것부터가 이미 준비한 게 있다는 것이 팍팍 느껴졌다. 본선 첫 진출국인 두 나라의 맞대결인데 한 쪽은 철저한 준비가 느껴지고, 한 쪽은 준비를 안 한 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고...
3. 확실히 내가 포르투갈 라인업을 잘 파악하지 못했나보다. Telma Encarnação은 Marítimo에서만 78경기 54골 기록하고 저번 시즌만 놓고 봐도 17골을 기록했네. 게다가 174cm네? 그리고 나는 '공중볼'로 붙을 때 노장인 Carolina Mendes(172cm)만 생각했었는데, Encarnação(174cm)도 그렇고 Ana Capeta(175cm)도 키가 크구나...
4. 어제 프리뷰를 올려 놓고 페북을 잠깐 봤는데 Huỳnh Như가 했던 인터뷰의 헤드라인이 강조된 포스팅이 엄청 돌아다녔다.
이렇게 Tuổi trẻ는 '포르투갈의 장단점을 안다'는 식으로 본인의 경험에 바탕을 한 해법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어제 본 페북의 포스팅 대부분은 이렇게 '포르투갈의 약점을 안다'로 바뀌어 있었다.
이거 보면서 기분이 쎄했다. 설레발 필패가 눈앞에 아른거렸다.
5. 이번 포르투갈 3톱의 Ana Borges는 네덜란드전에선 오른쪽 풀백을 섰던 걸로 기억한다. 원래 공격수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내가 알기로는 '파트타임 공격수'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여러 포지션(윙, 윙백, 풀백)을 뛰는 걸로 안다. 예전의 차두리 선수 같은 느낌? 예전에 첼시에서 뛰던 시절에, 그 시절 첼시 남자팀 감독이 무리뉴였고 무리뉴 감독이 많은 조언을 해줬다는 일화로도 유명하다.
6. 그런데 이 라인업이 약간 위장처럼 느껴졌던 것이, 실제 필드에서는 Borges는 거의 수비적인 롤을 위주로 플레이를 했고, 오히려 Kika Nazareth가 전방 공격수처럼 움직이던데.
7. 왜 Jéssica Silva가 키플레이어고, 포르투갈을 'Jéssica Silva'의 팀이라고 부르는 사람까지 있는지 충분히 이해한 경기였다. 골이 없어서 조금 아쉽긴 했겠지만. 포르투갈이 2-0으로 앞서니 개인 기량으로 뭔가 하나를 하고 싶은 욕심이 조금 보이긴 했지만 욕심을 부려도 될 만하더라.
8. 주심이 베트남을 좋아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드는 판정이 좀 있었다. 나는 진짜로 '장모님의 나라'인데도 불구하고 이해가 안가는 판정들. 핸드볼 의심 상황이랑 66분 무렵 골문 앞 혼전 상황 같은 거. (와 제시카 실바는 그렇게 넘어지는 상황에서도 슛을 하네?)
9. 베트남도 준비한 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5-4-1을 라인업으로 내세우긴 했는데, 실제 필드에서는 비대칭 5-3-2처럼 움직임을 가져가는 게 보였다. Như가 약간 처진 공격수로 움직이고 왼쪽의 Thanh Nhã 혹은 오른쪽의 Bích Thùy가 측면에서 더 라인을 올려서 움직였다. 그게 아니면 아예 Huỳnh Như가 2선으로 내려와서 볼을 받고 그 사이에 Thanh Nhã와 Bích Thùy가 전방으로 올라가기도.
10. 그런데 난 이해가 안 가는 게 왜 자꾸 Bích Thùy에게 공격적인 롤을 주는 거지? 굉장히 투쟁적인 플레이어이긴 해도 이런 큰 게임에서는 수비적인 롤에 더 적합해 보이던데. 공격적으로 짠 전술치고는 라인업이랑 너무 안 맞는 것 같다.
11. 나는 줄곧 Hải Yến, Huỳnh Như의 투톱을 밀고 있는데 왜 자꾸 선발에 Huỳnh Như를 두고 후반전에 Hải Yến과 자리를 바꾸는 방식으로 교체를 하는 거지? 공격하다가 대패할 게 두려워서 보수적으로 전술을 운영하는 건지, 아니면 공격수 숫자가 적어서 체력 관리가 안 될까봐 이러는 건지...
12. 그게 아니더라도 이미 선수단의 컨디션 관리는 안 되는 게 느껴진다. 오늘 경기장의 잔디가 이상한지 양 팀이 다 몸개그를 하긴 했지만, 포르투갈이 어느 정도 적응을 한 데에 반해 베트남은... 진짜 어디서 경기를 한 번 더 뛰고 오는 건 아니지? 아니면 미국전 끝나고 나서 오늘 오전까지 체력 훈련만 하다 왔나? 왜 이렇게 몸이 무거워보이냐.
13. 원래도 5백을 내세운 것치고는 수비조직력이 영 아니던데 체력 떨어지니까 더더욱 엉망이다. 특히 후반전에는 체력이 바닥나서 몸싸움하고 반칙하고 구분을 못하는 플레이를 선보이더라.
14. Thanh Nhã는 동남아에서는 A급 선수지만 세계 무대에서 먹히려면 한참을 다듬어야 할 듯. 동남아나 아시아에서는 투박하게 툭 치고 스피드로 밀면서 들어가면 공간을 쉽게 열 수 있었겠지만, 당장 유럽이랑 붙으니까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몇몇 움직임을 빼고는 글쎄올시다 싶더라. 아니면 부상 복귀의 여파?
15. 생각보다 세트피스 찬스들이 많던데, Bích Thùy가 이번 경기 킥이 영 아니긴 했어도 Bích Thùy가 교체로 나가고 나니까 킥도 안 되고 자기들끼리 호흡도 안 맞고.
16. 중간중간에 계속 데이터들이 나오던데 그 중에 기억나는 경기 데이터 하나가 있다. 볼 리커버리 평균 타임 포르투갈 7초, 베트남 16초......
'베트남 소식&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길고 길었던 '구출 비행편 사건(chuyến bay giải cứu)'의 판결이 나다(결론 : 역시나...) (0) | 2023.07.29 |
---|---|
호치민 시, 동나이에서 생산된 가짜 커피가 닥락성에서 적발되었다고 (0) | 2023.07.28 |
호치민 시 성매매 알선 혐의로 한국인이 잡혔다는 기사에 관해 (1) | 2023.07.26 |
[2023 피파 여자 월드컵] 나름대로 해보는 포르투갈 vs 베트남 프리뷰! (0) | 2023.07.26 |
[2023 피파 여자 월드컵] 나름대로 해보는 미국 vs 베트남 리뷰 (0) | 2023.07.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