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소식&정보

포나가르 탑이 '베트남스러움'을 가지고 있다고?

베트남10선비 2023. 4. 2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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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다시 세계 곳곳을 여행다닐 수 있게 되면서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그래서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종의 기획기사 같은 것들도 상당히 많이 보인다.

내가 굳이 찾아보지 않더라도.

 

며칠 전에도 아무 생각없이 인터넷을 하다가 글 하나를 발견했다.

베트남의 인기 여행지에 대한 소개를 하는 글이었는데, 역시나 냐짱-달랏이 있겠거니 하고 스크롤을 내리다가... 헉!

 

그 뭐시기냐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마주하는 부작용? 인터넷의 역기능?

이런 데서 지적할 만한 유형의 글이다.

<잘못된 정보 혹은 오류에 기반한 정보>를 제공하는 글.

이 단락 하나만 봤는데도 2가지를 지적할 수 있다.

 

1. 기후?

 

비교적 일년 내내 온화한 기후를 유지한다는 이야기는 달랏을 설명할 때 주로 나오는 이야기다.

일단 우기 시작되면 확연히 비오는 날이 늘어나고, 심지어 베트남의 동해는 태풍의 영향도 쉽게 받는 곳이다.

남부 지역이랑은 차이가 있긴 하지만, 우기 때는 하루에 1번, 이틀에 1번은 비를 구경할 수 있었는데(아주 잠깐이라도), 건기에 들어서면 1주일은 비를 못 보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기온은... 확실히 바다에 붙어있는 도시라서 바닷바람의 영향으로 더위는 덜 한 편이다.

그렇지만 4월부터는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다. 12월~2월 무렵에는 밤에 약간 쌀쌀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4월부터 10월 무렵까지는 그런 거 없다.

비교적 온화한 기후, 우기 때에도 그렇게 많은 비가 쏟아지지 않는 것... 이런 건 전부 달랏에 대한 설명이다.

 

2. 베트남스러움?

 

도대체 베트남스러움을 어떻게 정의하면, 냐짱을 보고 베트남스러움이라는 표현이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은 한국인 관광객이 확 늘어서, 외국인들 위주로 관광업이 돌아가지만

냐짱 그리고 달랏 일대는 국내 여행객 위주로 돌아가던 곳이었다.

왜냐?

베트남스럽지 않아서 그렇다.

베트남의 전형적인 도시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의 도시, 그곳이 바로 냐짱과 달랏이다.


달랏은 물론 냐짱 역시도 도시의 형성에 프랑스인들이 관여되어 있다.

두 도시 모두 프랑스인들이 만들어낸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달랏은 프랑스인들의 피서지로, 냐짱은 프랑스인들의 바다 휴양지로.

프랑스인들이 도시를 일궈내기 전에는 달랏은 그냥 소수민족들이 호수와 강을 중심으로 농사 짓고 채집하며 살던 곳이고, 냐짱은 강과 바다를 따라서 어촌 마을 여러 개가 뭉쳐있던 지역이다.

 

얼마 전 카잉화성 해방 기념일 및 성립 370주년 기념 축제에 대한 포스팅을 남긴 적이 있었다.

 

 

[냐짱(나트랑) 소식] 냐짱 야시장 일시적 통행 금지(0326~0402)

소식은 알고 있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다. 야시장 길목은 오늘(3월 26일)부터 4월 2일까지 일시적으로 통행 금지가 내려진다. 이유는 오늘부터 4월 2일까지 성 단위의 축제가 있기 때문. 냐짱이

8410.tistory.com

 

이외에도 축제 관련 포스팅은 몇 개 있는데, 축제에 대한 내용이 메인은 아니니까 제껴놓고.

 

아무튼 이 지역이 베트남에 편입이 된 게 370년 밖에 안 되었다는 말은 곧 이 지역이 베트남이 아니었던 시기가 더 오래되었다는 말을 의미한다.

그 대표적인 흔적이 포나가르 탑(포나가르 사원)이다.

 

다낭 일대에서부터 무이네가 있는 판티엣 일대까지는 참파 왕국의 권역이었던 곳이다.

참파 왕국은 '힌두교'의 권역이었기 때문에 참파 왕국의 권역 곳곳에는 힌두교 사원들이 있었고,

그 흔적들을 지역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참파 왕국이 베트남에 편입이 되면서, 일부는 터전을 버리고 캄보디아 쪽으로 떠났지만, 일부는 그대로 남아서 베트남의 소수 민족 중 하나인 '참족'이 되었다.

그리고 이들의 문화는 아직까지도 남아서 '베트남의 다양성'에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현재 참족들의 종교는 변형된 형태이기 때문에 예전 참파 왕국의 힌두교와는 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참파 왕국의 유산이 전통적인 베트남의 모습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보통 베트남에 여행을 온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베트남스러움'은 두 가지로 대별할 수 있을 것이다.

하나는 전통시대의 베트남, 그리고 다른 하나는 냉전시대의 영향을 듬뿍 받은 공산주의 베트남.

이 지역은 그런 베트남의 모습과 사뭇 다르기 때문에 유명한 것이다.

 

두 문장 밖에 안 되는 문단 하나에서 지적할 만한 게 2가지나 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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