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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웅남이>가 베트남에서 개봉을 했다던데

베트남10선비 2023. 4. 22.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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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박성광 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뭐라고 할까... 참 복잡미묘하다.
 
박대박이나 시청률의 제왕 등등
내 취향저격인 개그들이 많아서 정말 좋아했었는데,
시청자들의 웃음보다는 자신들을 위한 함성을 원하던 그 이상한 개그... 도대체 뭐가 용감했던 건지 잘 모르겠는 그 이상한 개그 이후로는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
 

유튜브 'KBS COMEDY 크큭티비' 캡쳐

 
그 뒤에 내가 개콘도 안 보고 그래서, 한참을 잊고 지내다가
자주 보지도 않던 전참시를 보는데 엄청 독특한 신입 매니저하고 같이 나와서,
또 보다 보니까 매니저가 굉장히 호감인 스타일이었고,
매니저를 응원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스타도 응원을 하게 되면서 다시 좋은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개승자에 나와서 '전남 무안' 거리던 그 무안한 개그를 본 다음에
'박성광 감 다 떨어졌네, 대박'
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게 되었지.
 

유튜브 'KBS Entertain' &amp;lt;개승자&amp;gt; 캡쳐. 이 장면이 고개를 흔들게 했던 '전남 무안'이다...

 
그렇게 또 한참을 잊고 지내다가 박성광 님이 영화감독으로 데뷔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원래 전공이 그쪽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내가 20대를 바쳐서 공부했지만 포기를 하게 된 나의 대학 전공이 생각나면서 응원을 하게 되었다.
물론, 나랑은 완전히 다른 영역이기는 하지만, 잊지 않고 자신의 전공을 다시 도전하는 스토리가 마음에 와닿았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게 아니었는데, 어쩌다보니 거지같은 감상에 젖어가지고는.
아무튼 페북을 통해, 이용철 평론가님의 그 논란의 한줄평과 <웅남이>라는 영화에 대해서 처음 접했다.
내가 봤던 그 페북 페이지는 "한국영화계는 지금 영화계의 모든 사람들이 망쳤는데 박성광한테 뒤집어 씌우고 있다"는 내용을 중점으로 다뤘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평론가는 영화를 보고 그 한줄평을 썼는데, 영화도 안 본 사람들이 뭐라고 하기는 그렇잖아?" 라든가,
"저 평론가를 혼쭐내주기 위해서 내가 직접 영화를 보러 간다"하는 여론이 생기더니
영화를 직접 보고 온 사람들의 찐후기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아주아주 부정적인 방향으로.
 
그리고 내가 자주 모는 몇몇 영화리뷰 전문의 유튜버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면서
전반적인 여론은 부정으로 바뀌는데, 이상하게 네이버는 평가가 좋네?
그래서 더더욱 궁금해졌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취향이야 다양하니까 그럴 수는 있겠지만 이건 갈려도 너무 갈리는 느낌인데.
 
특히 '튜나' 님의 리뷰를 보고나서는 궁금증을 주체할 수가 없다.
분명 유튜브에서 스토리라인을 통째로 읊어주는 분들 이야기를 들으면 꽤 재밌는 주제인 것 같기는 한데....
 

 
뭔가를 시도하다가 망한 게 아니라, 아무것도 안 했다는 이야기.
박성광 님은 도대체 무엇을 하기 위해 영화를 찍었는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
 
특히나, "텅 비어있다"는 튜나님의 평이 궁금해서라도 나중에 꼭 봐야지, 이러고 있었는데!!!!
 


 
어라? 베트남에서 개봉을 했네????
 

CGV베트남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열심히 홍보중이네???
 
아 씨... 조금만 더 일찍 하거나, 하려면 아예 늦게 해버리지 왜 이 타이밍에...
적어도 5월 말까지 아무 것도 못 하는 상황이 되어 있는데, 쩝.
 

 

박성광 연출작 '웅남이' 해외 50개국 판권 판매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기자 = 코미디언 박성광 연출작 '웅남이' 판권이 50개국에 판매됐다고 배급사 CJ CGV가 29일 밝혔다.

www.yna.co.kr

이미 이런 기사가 있었구나.
 
영어 제목은 <Bearman>. 굉장히 직관적인 제목이다.
그런데 베트남어 제목이 도무지 감이 안 오는 제목이다.
 
<Đầu gấu đụng đầu đất(깡패와 멍청이가 충돌했다)>
 
처음에 나도 어? 했다.
이미 스포일러를 잔뜩 보고, 스토리라인을 들은 사람의 입장으로 이해가 아예 안 가는 제목은 아니지만...
đầu gấu는 "깡패"이다. 영어로 딱 해당하는 단어가 있다, 'thug'라고.
đụng은 "부딪히다"인데, 뭔가 움직이다가 쾅 하고 부딪히는 느낌의 동사이다. 놀이동산의 '범퍼카'가 đụng의 정확한 예시일 듯하다.
그리고 đầu đất은 "멍청이" 정도로 간편하게 번역할 수 있을 것 같다. Trong đầu toàn đất(머리 속이 전부 흙이다) 정도의 문장을 줄인 표현이라고 보면 된다. 딱 한국어로는 "머리에 똥만 찼다" 정도일 듯.
아무튼 그렇다보니 이 제목은 "깡패와 멍청이가 충돌했다"인 것.
 
그래서 아내한테 <Đầu gấu đụng đầu đất>라는 제목을 보여주고 뭐가 떠오르냐고 물었더니,
조폭하고 멍청이하고 싸우는 거냐고 했다.

CGV 베트남에 들어가서 영화 상세 설명을 보니까, 포인트를 '웅남이'는 'đầu đất'으로 길러졌고, '웅복이'는 'đầu gấu'로 길러졌다에 잡은 것 같다.
흠...
 

영화 <웅남이>의 베트남 메인 포스터

 
공식포스터 가운데의 멘트도 가관이다.
저 주황색 글씨는 한국어판에서는 '간이 쏙 빠지게 웃긴 사나이가 온다!' 였는데,
베트남어판은 'Hãy giải phóng con gấu trong bạn!', 그러니까 한국어로 해석하자면 '당신 안의 곰을 해방시켜라!'다.
이 정도면 마케팅이 아니라 사기라고 불러도 되는 거 아닐까?
이 영화 마케팅을 담당하는 팀은 영화를 1도 안 본 베트남 직원들로만 이루어진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나오는 마케팅용 이미지들도 박성웅 배우님하고 이이경 배우님 투샷으로 잡히는 걸 주로 사용하고 말이지.
(그래서 아내가 이이경 배우님과 박성웅 배우님 둘 중에 누가 đầu gấu고 누가 đầu đất이냐고 물었다...)
 
이제는 영화 내용보다 베트남인들의 찐후기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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