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일기

250125. 설 연휴 같지 않은 설 연휴

베트남10선비 2025. 1. 2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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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린이의 친가, 즉 내 본가도 점점 제사를 간소화하다가
아예 제사를 없애 버린 이후부터는 명절이 명절 같지 않은 느낌으로 지냈다.
그러다 베트남에 오고, 우리 띠엔을 만난 이후부터 명절이 뭔지 다시 실감을 하게 되었다.
특히, 구정 연휴에 해당하는 베트남의 뗏(Tết).
 
올해 뗏을 쇠러 처가에 와 있는데,
뭔가 예년 같지 않은 느낌이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가장 큰 부분은 장인어른 장모님께서 집에 거의 안 계시기 때문일 듯하다.
 
생두 가격, 두리안 가격의 상승으로
도둑놈들이 기승을 부리는 중이라
아예 농장에 간이 숙소를 세워서 거기서 지내신다.
 
뭐, 매년 수확철마다 도둑놈들이 드글드글해서
농장 하나 없는데도 농작물 판매로 먹고 살 만큼 버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
그런데 예전과 다른 점은 이 도둑놈들이 수확을 하고 난 다음에
나무에 돌이킬 수 없는 상해를 입힌다는 것이다.
 

 
심지어 Cúng tất niên 역시 장인어른 댁에서는 안 하고 있다.
이건 어제 할아버님 댁에서 한 cúng tất niên이다.
 
원래는 음력으로 한해의 마지막 날에 해당하는 날 지내는 제사를 의미하는데,
여기에 장인장모님 댁 말고도 할아버님, 큰아버님, 외할머님 댁이 모여 있기 때문에
각자 날짜를 피해서 지내고 있다.
 
베트남어 공부하는 자료들 보면 tiệc tất niên을 '송년회' 정도로 번역을 하던데
송년회라고 번역을 하게 되면 의미가 많이 부족해진다고 본다.
tất niên은 음력 12월 30일(혹은 29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베트남 Tết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는 의례이기 때문.
 

 
할아버님 댁 제사의 제일 큰 특징은 모두 채식 음식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생각보다 내 입에 더 잘 맞는다.
원래 푸미흥 살 때도 떤미 시장 근처에 채식 음식점 종종 찾아갈 정도로
베트남 채식 음식이 생각보다 내 입에 잘 맞는다.
 
특히 bánh phồng tôm 대충 새우 크래커 쯤으로 번역되는 이 과자에
바나나 꽃(hoa chuối)과 갈조류(tảo nâu)를 잘 무친 걸 얹어 먹는 게 생각보다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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