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지상층에는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공용 관리비로 유지되는 영역인데...
여길 자기 집 안방마냥 쓰는 몇몇 사람들 때문에 솔직히 관리비가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낮에 마트에 식재료를 사러 잠시 나왔는데...
아이들용 미끄럼틀에서 낮잠을 자는 사람을 발견했다.
이 정도는 애교다.
담배 피는 새끼들만 아니면 된다...
하린이 유모차를 몰고 올라가는 길인데,
꼭 배드민턴도 못 치는 새끼들이 이쪽에 네트를 치고 길막을 한다.
전에는 몇 번 조심스럽게 지나갔는데
인성교육 받은 흔적이라고는 쥐꼬리만큼도 없는 베트남 애들 답게
아이가 탄 유모차가 지나가고, 지나가겠다고 말하는데도
ㅈ도 못하는 스파이크를 치고 있다.
유모차에 맞을 뻔해서 아내가 한 소리 했는데
한쪽에서 노가리 까고 있던 애 엄마인지 할머니인지가 걍 멀뚱멀뚱 쳐다보고
애도 '뭐 어쩌라고'하는 표정으로 멀뚱멀뚱 쳐다보더니 다시 배드민턴을 쳤다.
이제는 말하는 것도 입이 아프고,
인성이라고는 존재하지도 않는 애들과 보호자들은
그냥 우리가 알아서 피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어서
뒷편에 쓰레기 처리 수레가 나가는 쪽으로 돌아서 올라갔다.
어제도 비슷한 일로 열이 받았다.
저녁에 하린이와 함께 산책을 하고 돌아와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제는 머저리 같은 남자 꼬맹이들 여럿이 축구를 하고 있었다.
꼭 가정 교육 못 받은 티를 내고 싶은 걸까.
유모차를 몰고 사람이 지나가고 있는 데도 공을 뻥뻥 차고 있길래
우리가 조심해서 지나가야지 하고
엘리베이터 앞쪽으로 조심히 와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꼬발인지 우리 쪽으로 공이 날아와
바로 유모차 옆을 지나서 닫혀 있는 엘리베이터 문에 공이 맞았다.
아무렇지도 않게 공을 가지고 가는 걸 보고
우리 띠엔이 화가 나서 목소리 톤을 높여서 혼을 냈더니
이 미친 새끼들이 킥킥 거리고 쳐 웃더라.
갑자기 파리민수...가 아니라 코리안 트래버 정일영 선생님이 하신 말이 생각났다.
중요한 건 뭐냐면, 지금 내 기분이 어떻다는 거를 상대방한테 전달하는 게 제일 중요해요. 그러면 상대방이 알아서 기어요.
- 코리안 트래버
베트남에 살아 보니, 이게 얼마나 중요한 말인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프랑스 식민지 출신이어서 그런지
어쩜 이렇게 프랑스에 대해 하는 말이 베트남에도 똑같이 관통을 하는지.
어른들은 그래도 조금 조심하는 척이라도 하는데
애새끼들은 워낙 오냐오냐 자라서 그런지 답이 없다.
그래서 한국어로 생지랄을 했다.
알아 듣든지 말든지 소리를 질렀다.
진짜 여기서 지랄 안 하면
다음에 또 우리 지나갈 때 축구를 해도
공이 사람에 맞든 유모차에 맞든 신경도 안 쓸 테니까.
거기서도 쳐 웃거나 어떤 제스처를 취했으면
아파트 단체 잘로방에서 애새끼들 부모를 소환하든 염병을 했겠지만
그 정도의 눈치는 있었는지 조용했다.
우리가 외국인이니까, 베트남 사람들 자존심 세다니까
이러면서 모든 경우에서 한발, 한발 빼다 보면
사람 우습게 보고, 병신 취급하는 게
어렸을 때부터 교육이 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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