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일상 이야기에 손을 못 대고 있네.
굉장히 단조로워 지기도 했고, 딱히 기록하고 싶지 않은 일들도 좀 있고 그러다보니.
오늘은 장을 보러 여기저기 다녔다. 집에 돌아가는 길에 바나나 튀김을 사러 갔는데, 오늘 장사를 안 하는 건가? 가판대가 안 보였다.
원래 하루 쉰다고 해도 보통 가판대는 그 자리에 놓고 가는 경우가 있는데... 도난을 염려해서 매번 퇴근할 때 가지고 퇴근을 하는 건지, 아니면 장사하는 자리를 옮긴 건지 확실하지가 않다.
다른 곳으로 사러 갔더니, 거기도 이미 퇴근 준비에 여념이 없었고.
이대로 간식을 포기하고 돌아갈까 하다가, 그랩에서만 보고 아직 먹어보지 못했던 간식이 하나 떠올랐다.
예전부터 그랩으로 한번 시켜볼까 했는데... 배달비가 거의 빵 가격하고 비슷해서 쉽사리 도전을 못하고 있었다.
마침 생각난 김에 ㄱㄱ
예전부터 이 길을 지나가면 향긋한 냄새도 나고, 사람도 많이 서있어서 궁금하기는 했었다.
Bánh은 보통은 '빵'으로 번역하지만, 떡이나 국수면 등등 곡물로 만드는 종류에 다 사용하는 단어이다. 단순하지만 번역이 은근히 짜증나는 단어.
Khaoi mỡ는 '자주색 참마'이다. 타로는 khaoi môn이라는 다른 단어가 있다. 자주색 참마와 타로의 차이는, 참마는 마 종류이고 타로는 열대 토란 종류라는 점? 그 정도로 알고 있다.
이 간식은 아내하고 아직 정식으로 사귀기 전에 한 번 먹어 본 적이 있던 음식이었다.
보통 이만한 가판대는 혼자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여기는 직원이 꽤 있었다.
그런데도 메뉴판 아래에는 직원 모집 공고가 붙어 있었다. 일손이 얼마나 부족한 거야?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그렇게 긴 시간을 오픈하는 것도 아닌데.
연애하던 시절에 먹었던 거하곤 뭔가 좀 다른데?
아내도 그렇게 이야기를 했다. 나중에 맛을 보니까 맛도 확연히 달랐다. 나도 아내도 이쪽이 좀 더 맛있다고 평가했다.
보통 가장 베이직한 버전은 'Truyền thống(전통)'이라고 쓴다. 그런 베이직 버전에, 치즈를 쉐킷쉐킷한 버전, 그리고 안에 치즈 속을 넣은 버전, 이렇게 세 종류가 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메뉴 제일 아래에는 튀기지 않은, 즉 생지를 킬로그램 단위로 판다고 되어 있었다.
뭔가 크루아상 같은 느낌인데.
건물 지하 쪽에 작업장이 있는 듯. 아래에서 생지를 나르는 직원들이 보였다. 더 안쪽은 못 들어오게 막았다.
사실 들어갈 생각은 없었지만.
베이직 버전은 그냥 담으면 되고, 치즈를 버무리는 것은 저렇게 통에 넣고 쉐킷쉐킷.
우리가 도착했을 때 쇼피푸드 배달원과 손님 하나가 있었고, 우리가 기다리는 중간에도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전에 보았을 때는 아예 길을 막을 정도로 손님이 몰린 적도 있었으니까.
맛은, 우리가 아는 찹쌀도너츠에 가까웠다. 찹쌀도너츠 수준의 쫀득쫀득은 아니지만 그래도.
보통 Bánh khoai mỡ의 반죽이 타피오카 전분이랑 찹쌀가루를 베이스로 하니까 아예 틀린 표현은 아닌 듯.
그런데 식으면 질감이 좀 달라지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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