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Concung에 육아용품 사러 갔다.
며칠 후 아내는 출산 준비하러 처가에 돌아갈 예정이다.
아내는 냐짱에서 아이를 낳고 싶었는데, 장모님께서 냐짱에서 출산하게 되면 집에서 아이를 돌봐주고, 육아 방법을 가르쳐 줄 수 없다면서 무조건 처가로 돌아와서 출산을 하라고 하셨다.
모레 장모님께서 냐짱에 와서 하룻밤 보내고, 그 다음날 아내와 같이 돌아갈 예정. 나는 1달 정도 여기 더 있다가 출산예정일 다 되어가면 처가로 가기로.
아무튼 출산을 처가에서 할 예정이라, 출산용품 대부분을 처가에 돌아가서 살 생각이었다.
그런데 비싼 출산 용품이 필요없다고 생각하시는 장모님은 아내가 '이것도 살 거고, 저것도 살 거다'하는 거 거의 대부분을 사지 말라고 하시는 바람에,
장모님이 극구 말리실 만한 용품 위주, 별로 무겁지 않은 것 위주로 여기서 사서 가져가기로 했다.
베트남은 워낙 출산율이 높다 보니까 육아용품점이 꽤 많은 편이다.
그래서 육아 관련된 사업 잠재력이 높은 나라이기는 하지만...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소득 수준의 양극화가 뚜렷해서, 육아용품 수요에 대한 것도 굉장히 양극화가 뚜렷했다.
여하튼, 그래도 육아용품점의 수요는 한국보다는 높다. 그래서 전국적인 육아용품점 체인도 있다. 그게 바로 Concung.
이미 몇 번 Concung에서 물건을 산 경험이 있기 때문에 별로 특별한 체험은 아니었지만, 오늘 간 지점은 첫 방문이었고 본격적으로 육아용품을 산 것도 처음이었다. (이전에는 튼살크림이나... 뭐 그런 거였다)
아주 짧게 찍어서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 있는데, 참고 삼아 올리겠다.
부피 큰 거는 제외했고, 가격 들으면 장모님께서 한 소리 하실 만한 것들 위주로 골랐다.
한국 육아용품 브랜드가 꽤 많이 베트남에 진출해있다.
하지만 오늘 이것저것 비교해가며 고르다보니 프랑스어로 쓰인 제품, concung 자체 상품 등을 위주로 고르게 되었다.
육아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둘, 이 제품 저 제품 나름대로 비교해가면서 골랐다.
한국 제품들 가격은 다른 유사 제품들에 비해 도드라지게 가격이 센 편인데, 솔직하게 어떤 특장점이 있고 가격이 왜 센 건지가 불분명하다는 느낌. 그래서 그런지 선뜻 손이 가진 않았다.
젖병세척용 솔은 이리저리 비교해보다가, 기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판단해 디자인이 더 귀여운 것을 골랐다.
한국어로도 잘 모르는 게 육아용품 이름인데...
Waterproof changing pad는 한국어로 뭐라고 해야 하는 거지? 그냥 방수패드라고 하면 되는 건가?
모자랑 손발싸개가 귀엽다면서 아내가 장바구니에 넣었다.
원래 옷하고 각종 의류들은 전부 처가에 가서 살 예정이라고 했는데 ㅋㅋ
내가 이유식 쪽 구경하고 있는 동안에 장바구니에 넣은 건데, 프랑스어로 써있어서 좀 당황했다.
찾아보니까 '등장액'이라고 사전에 나와서 더 당황했는데... 생리식염수?
이 크림은 베트남에서 제일 많이 쓰는 육아용품이라더라.
체온계는 이것저것 비교해보더니 이걸 골랐다.
집에 지금 건전지가 없어서 아직 켜보지는 못했다. 내일 건전지 사서 해봐야지.
이건 주로 애기들 입 닦을 때 쓰는 거.
저번에 어머니께서 오셨을 때 선물로 사오셨던 것들도 있다.
젖병 종류가 한국 제품이 진짜 많았는데, 아내는 이것저것 보더니 또 프랑스어가 적힌 걸 골랐다. 브랜드는 굉장히 익숙하네?
젖병세정제를 쳐다보던 내가 골랐다. 브랜드 자체가 많지 않아서 뭘 고를까 하다가, 그냥 이걸 골랐다.
저 오렌지향 때문에 아내가 걱정을 많이 하던데, 옆에 계속 붙어있던 직원이 다 씻어서 향이 휘발될 때까지 좀 두고서 쓰면 된다고 그랬다.
나는 잘 몰라서 그러는데, 왜 굳이 향을 넣는 거지?
2.
아내가 저번에 먹지 못했던 퍼 싸오(Phở xào)를 먹어보고 싶다고 며칠 전부터 이야기를 하더니, 오늘 무조건 가자고 해서 저녁에는 다시 '퍼 어이' 식당을 갔다.
저번에 다녀온 후기 👇👇👇
2023.03.18 - [베트남 풍경] - [후기] 베트남 냐짱(나트랑) 시내의 베트남 음식점, Phở ơi(퍼 어이)에 가보았다
나는 그 식당에서 더 당기는 음식은 없었어서 뭘 먹지 하다가, 반 쎄오(Bánh xèo)를 맛보기로 했다.
퍼 싸오는 처음 나왔을 때, 흠? 하는 소리가 나왔다. 기대했던 비주얼이 아니었기 때문일까?
반 쎄오는 처음에 두툼해서 오~ 했는데, 내용물을 뜯어보자마자 바로 ㅡㅡ 이런 표정을 지었다.
버터를 엄청 넣었다. 향만이 아니라 맛도 버터가 다 뒤덮었다.
아내가 '스테이크 굽는 방식'을 언급했는데, 나도 거기에서 착안을 한 게 아닐까 싶었다. 베트남 사람은 안 해먹을 방식이라고.
게다가 양파와 파를 사용한 것도 특이했다. 확실히 베트남 사람을 손님으로 받을 생각이 없어 보이는 재료 구성.
이게 처음에 두툼해보여서, 10만동 값을 하나... 했는데 저렇게 삐져나와 있는 양파가 그 답이었다.
보통 얇은 반죽에 고기와 각종 해산물, 숙주 등을 넣고,
북부와 중부, 남부, 서부 각각의 특색이 담긴 재료들을 넣어서 각 지역의 색깔을 분명하게 나타내는 음식이다.
또 각 집안에서 넣는 특이한 재료들이 있을 수 있는 음식이라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여기 반 쎄오는...
내용물의 90%가 양파였고, 약간의 (반쯤은 말라버린) 새우, 고기 조금, 심지어 숙주도 엄청 조금이었다.
처음에는 허허... 했는데, 잘라진 조각을 젓가락으로 집어서 들어올리자마자 안의 양파가 우수수 떨어지고, 안에 남는 게 없는 걸 보니까 짜증이 팍 올라왔다.
저번에 Chả ram도 양파를 잔뜩 넣고, 이번 퍼 싸오에도 양파를 넣고, 여기도 양파를 잔뜩 넣고...
다른 베트남 음식점과 확연하게 다른 점은 양파를 엄청 사랑한다는 거다. 베트남 사람들이 양파를 이 정도로 쓰는 건 못 봤는데...
그런데 반 쎄오 10만동짜리에 양파만 잔뜩 먹고 나왔다는 생각을 하니까 좋게 봐줄 수가 없었다. 생각을 해보니 양파 1개를 통으로 다 썰어 넣은 것 같다. 양파를 이 정도로 먹을 거면 집에서 그냥 내가 버터에 양파 볶아서 먹고 말지. 만능볶음간장 만들어 놓은 것도 있는데...
저번 후기도 별점을 하나 내려서 2개를 만들어 놓기는 했는데, 솔직히 재방문 의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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