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과 아내가 축제 때 있을 불꽃놀이를 보고 싶었으나, 못 보시게 되었다.
덕분에 나에게는 임무가 하나 생겼다.
불꽃놀이를 촬영해서 보내야 하는
이전에는 골드코스트 건너편의 도서관이라던가 곳곳에서 조그맣게 행사들을 진행했다.
'4월 2일 광장'에서 메인 행사가 8시부터 진행될 예정이라는 걸 알고 있어서, 일찍부터 자리에 앉기 위해 나와 있었다.
점심도 ㅈ같은 맥도날드에서 먹고, 커피 하우스에서 커피 마시면서 책을 읽다가 적당한 시간에 나갔다.
침향탑과 원형교차로 앞쪽의 공원에서 사진 전시 등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다들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다.
공연장 방향으로 들어가는 길을 전부 막아 놓았다.
시간에 맞춰서 인원을 입장시키려고 한다고.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먼저 와서 앉아 있었다.
시간은 17시......
여기에 들어오려면 저~기 보이는 '검문소'를 통과해야 했다.
공항처럼 짐과 신체를 검사한 다음에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쩐푸 길의 남쪽과 북쪽에만 설치를 해서 인원을 통제했다.
왜 이렇게까지 했는가?
전국 방송인 VTV1에서 방송을 하고, 수상인 팜 민 찐이 참가를 하는 행사이기 때문.
어두워지기 시작하니까 점차 사람들이 늘고, 검문소에도 줄이 길게 늘어지기 시작했다.
공연장에서 사람들이 분주하게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이쪽 길, 응우옌티민카이 쪽에서 들어오려는 시도를 했는데,
이쪽은 검문소가 없다. 만약 여기까지 열었으면,
'베트남인의 질서 관념' 아마 개판 나서 사고 났을 거다.
질서니 양보니... 한국인이 도덕책에서 보던 관념들이 존재하지 않는 나라기 때문.
그럼 이 사람들은 뭘까? 공연 관계자들이다. 여기서 공연을 할 사람들. 빙 둘러서 오기 힘드니까 이쪽을 통해서 검문소로 가는 것.
점점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다.
이제 자리가 없어지기 시작했는데...
들어온 사람들은, 이미 사람들이 먼저 와서 앉아 있든지 말든지 자기가 원하는 쪽으로 냅다 헤집고 들어와서 자리를 요구했다.
나는 제일 윗줄에 앉아 있었고, 내 바로 옆에 러시아인 부부가 앉아 있었다.
그래서 서로 살이 안 닿으려고 살짝 떨어져서 앉았는데, 이미 꽉 차서 있는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올라오더니
나랑 러시아 성님 사이에 공간 조금 있는 거 보고 그 자리를 내놓으라고 하더라.
인상 쓰고 무시했다.
내 앞에 태국인 젋은 여자가 앉아 있었는데, 몸이 여리여리해서 그런가 공간이 살짝 있는 거 보고 거기도 막 끼어서 앉더라.
공연 복장으로 갈아입고 대기를 하기 시작한 사람들.
방송용 카메라도 보이기 시작했다.
VTV1 시간표를 보니까 8시 10분으로 되어 있었다.
공연보다 더 중요한, 간부들 맞이 준비가 거의 끝이 났다.
갑자기 7인승 경찰차가 사이렌을 울리면서 접근하길래 봤더니,
16인승 여러 대가 도착했다.
안에서 내리는 간부들.
간부들 도착 후 안으로 들어오는 인원도 통제를 하기 시작.
뒤쪽 해변에는 사람들이 자리를 깔고 있었다.
사실, 안쪽 행사장에 앉아 있는 사람들도 대부분이 불꽃놀이를 보러 온 사람들인데, 겸사겸사 행사도 보는 거고
저쪽에 앉은 사람들은 그냥 놀면서 소리 듣다가 불꽃놀이 하면 그거만 보려고 온 사람들.
요트 프로그램도 판매를 했는지, 요트랑 유람선도 와 있었다.
저 위쪽 사진을 보면 파노라마 건물에 불이 켜져 있는데,
행사 시간 거의 다 되니까 Sea View쪽은 전부 소등했다.
아마 행사를 위해 강제로 소등을 시켰으리라 짐작된다.
이쪽도 바글바글
저쪽은 더 바글바글하네...
그리고 안쪽에 있는 사람들을 위한 간이 화장실이 보인다.
앞에 애엄마가 어린 딸과 아들을 데리고 왔었는데,
행사가 길어지고 불꽃놀이 하려면 멀었다는 걸 깨달았는지 떠나버렸다.
애들이 먹은 과자 쓰레기를 자리에 남기고.
옆에 있던 아저씨가 남은 게 있나 하고 뒤져보고 있는 상황.
그리고 이 아저씨도 남은 게 없는 걸 확인하자마자 앞으로 쓱 밀어버렸다.
공연 시작까지도 한참 걸렸다.
역시 공산당 행사라 그런가, 중앙당 간부부터 지방 간부까지 전부. 그거 소개하는 게 행사에서 제일 공들인 부분이 아닐까.
그리고 카잉화 지역이 어떤 곳인지 소개하고.
특히 수상이 말이 너무 길었다. 초등학교 때 교장선생님 훈화말씀 하는 거보다 더 심할 정도...
며칠 열심히 연습한 태가 났다.
첫 날 연습할 때 보니까, '와... 축제 당일에 어떻게 공연하려고...'하는 탄식이 절로 나왔었는데.
대충 선사 때부터 오늘날까지의 카잉화 역사를 훑는 형태의 공연.
그리고 마지막 불꽃놀이.
다들 이거 보려고 여기 와 있던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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