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일기

베트남 유머 짤 - 다시는 그랩 기사를 무시하지 마라!

베트남10선비 2024. 4. 12.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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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페이스북에서 봤던 유머 짤이 있었는데,
기분 전환 삼아서 블로그에 저장을 해놓으려고 임시 저장을 걸어놨다가 한참을 잊고 있었다.
 

 
의대생이던 한 대학생이 안과 시험 공부를 하던 중 그랩으로 야식을 시켰다.
그랩 배달 기사가 건물 앞에 도착해 전화를 하자,
학생은 안과 문제가 지금 안 풀려서 마무리하고 5분 내로 내려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5분은 고사하고 10분이 넘도록 내려오지 않자
학생에게 연락을 해 방까지 찾아갔다.
기사가 학생이 풀고 있는 문제를 보자마자, 본인이 풀어주겠다고 했는데
학생은 농담을 하는 줄 알고 돈을 주고 돌려보내려고 했다.
 
그런데 이 그랩 기사는 농담이 아니라 진짜로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사실 이 그랩기사는 하이퐁에서 안과를 운영하는 의사로
석사 과정을 밟기 위한 돈이 부족해서 야간에 그랩 알바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이 글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두 가지이다.
 
 
1. 다양한 사람들이 그랩 일을 하고 있지만, 아주 크게 분류를 하자면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개씹폐급 새끼들, 다시는 상종하고 싶지 않은 베트남인들 TOP5 안에 들어가는 놈들.
 
이를 테면... 내가 베트남 제일 처음에 왔을 때 인사대 어학당에서 알게 된 형님이 그랩을 타고 투티엠을 넘어가는데, 당시 그쪽은 공사 때문에 길을 찾기 쉽지 않았다. 그런데 그랩기사가 폰에 켜놓은 구글 지도를 보고도 길을 못 찾고 한참 해매다가 어디 공사장 부근에서 배터리가 다 나가버렸다고 한다. 폰이 꺼지자 길을 못 찾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그 형님보고 내리라고 했다. 얼떨결에 내렸던 형님은 그 자리에 덩그러니 남겨지고 그랩 기사는 그냥 떠나버렸다.
 
또 다른 사례로 나랑 같이 케이무브로 베트남에 왔던 여성 한 분. 그랩 기사가 가는 내도록 자꾸 자기 여자친구 하라 그러고 몸 슬쩍슬쩍 만지고, 팁으로 입에 뽀뽀해달라 그러는 거지같은 짓을 해서 아주 겁에 질려했다. 심지어 그때 도착지가 자신이 머물고 있던 2군 집이어서 더더욱.
 
진짜 개같은 놈들이 한둘이 아니다. 이런 새끼들 때문에 직업이 싸잡혀서 욕을 먹는구나 하고 느낀다.
 
다른 하나는 그랩 일을 발전적인 방향으로 쓰는 사람들.
 
이를 테면, 원래 하던 일을 은퇴했는데 집에서 놀기 뭐해서 일하는 사람. 아니면 본업 따로 있는데 서브로 배달 위주로 일하는 사람. 외국인 고객 상대하면서 대화도 하고 친분을 쌓는 사람들 등등.
 
 
2. 의사들의 삶이 힘들다.
 
베트남은 보이지 않는 곳곳에 의사들이 많다. 정말 많다.
그런데 제대로 된 의사는 많지 않다.
진짜 제대로 된 의사 찾아 삼만리 급이다.

뭐라고 할까...
양산된 저질 의사들에 가려져서 찐으로 훌륭한 의사들까지 하향평준화 되었다고 할까나.

큰 병원을 간다고 좋은 의사가 있을까?
22-12 병원 예전에 아내가 임신했던 기간에는 나름 괜찮았는데,
처가에서 아내 몸조리도 어느 정도 됐고, 하린이 출생 신고도 다 끝나고 이동이 가능해진 시점에
다시 냐짱에 돌아와서 하린이 진료를 보러 몇 번 갔더니
정말 개판이었다.
페이 닥터들이 얼마나 많은 건지 모르겠지만 갈 때마다 다른 의사였고
하린이 피부에 좀 큰 문제가 생겼을 때는 진료할 때마다 다른 의사들이, 심지어 처방도 다 다르게 했다.
한 명은 젊은 여의사였는데 열정적이긴 했지만 가격만 더럽게 비싸고 효과 없던 크림 처방을 해줬고,
다른 한 명은 나이가 좀 지긋한 여의사였는데, 전문성은 젊은 여의사보다 더 나은 듯했지만
거의 민간 요법 수준의 처방만을 내려줬다. 무슨 찻잎으로 목욕을 시키고 뭐 이런 소리들.
나머지 의사들은 아예 기억도 안 날 수준인데... 딱 한 명 기억에 남는 여의사가 더 있다.
그 여의사는 진짜 말그대로 월급이나 받으려고 시간 때우려는 느낌이 강했다.
우리가 진찰실 들어왔는데 계속 사탕수수즙이나 빨다가 하린이 한 30초 보더니
진짜 아무 크림이나 처방해주고, 심지어 하는 말이 소독을 위해 목욕물에 라임을 짜서 타라는 개같은 말을 해주고 끝이 났다.
 
그렇게 병원 낭인을 하다가 정착하게 된 올림피아 병원.
처음 하린이를 진찰했던 여의사는
짬짬이 논문을 쓰고 있었고, 진찰이랑 처방 딱딱 떨어져 맞았다.
이 병원도 페이닥터들이 여럿 있는지 중간중간에 다른 의사들을 몇 번 봤었는데
이 의사들도 전부 진찰을 굉장히 잘 했다.
게다가 빈멕이랑 다르게 필요도 없고 가격만 비싼 시술 하라는 개소리도 안 하고.
 
의사 수가 많으면 뭐하나.
개떡같은 놈들이 한 60~70%는 되는 것 같은데.
그 개떡같은 놈들 양산하는 데 가뭄에 콩나듯 나는 좋은 의사들은 열정 하나로 이렇게 투잡 쓰리잡 해가며 베트남 의료 체계를 받치고 있다.
 
 
짤 하나를 보면서 온갖 생각이 떠올라서
그냥 간단하게 주절주절거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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