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티스토리에 잘 안 들어오게 되는 것 같네...
뭔가 정이 안 가는 티스토리.
어벤저스 1편 뉴욕 시가지 전투에서 뒤늦게 도착한 배너 박사가
캡틴 아메리카에게 'I'm always angry'라고 했던 대사는
냐짱 살이를 하고 있는 나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다.
원래도 성격이 더러운데
진짜 내가 '시발 아저씨' 노릇을 안 하면
내 가족에게 언제 어떻게 피해가 생길지 모르니
욕을 입에 달고 사는 중.
냐짱에 정착한 이래로 온화하게 지낸 날을 손에 꼽을 정도인데,
그나마 최근에는 '그래, 니들이 그렇지 뭐...'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3월 10일에 새 보금자리로 이사한 이후
오랜만에 제대로 빡친 사건 두 가지가 있어서
이를 정리해 놓으려고 한다.
1. FPT 인터넷 설치
전에 살던 집은 건물 전체에 깔려 있던 인터넷이 있었기 때문에
그걸 그냥 사용하면 되었다.
물론 인터넷이 너무 구렸고,
신호는 잡히는데 작동을 안 하는 경우도 허다했고
집이 큰 것도 아닌데 침실로 넘어가기만 하면 인터넷 신호가 절반으로 떨어지는
기괴한 경험을 하며 살았다.
이번에 이사갈 집은 인터넷을 알아서 설치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계약 전에 들었다.
그래서 우리 띠엔이 부동산으로부터 소개받은 FPT 설치기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1년짜리 계약을 했다.
처음에 내가 속도 빠른 요금제로 고르라고 했는데
인터넷 기사가 속도 굉장히 낮은 걸 추천하면서
가정에서 쓰는 건 이 정도면 충분하다 그랬다.
내가 아내한테, '남편이 한국인인데 인터넷 느린 거 굉장히 짜증낸다. 그래도 괜찮을까' 물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 그럼 안 되겠네요.'라며 내가 고른 요금제로 인터넷을 설치하기로 했다.
특이한 건, 아파트라서 이미 회선이 집집마다 들어가 있어서 그것만 따면 되는데
왜 회선 개통비용, phí hòa mạng을 내라고 하는지.
phí hòa mạng을 검색해보면 뭐 이런저런 부연설명들이 많은데
선이 이미 들어와 있는 공간에 모뎀만 붙여주고 가는 걸...
뭐 아무튼 1년짜리 계약을 하고 즉시 선납을 완료했다.
그리고 이사 당일 짐을 한창 정리하는 중 인터넷 설치기사가 방문했다.
나도 처음에 집을 보러 왔을 때 모뎀이 있길래 좀 거슬리지만 그런갑다 했었는데,
알고보니 전에 살던 세입자가 인터넷 설치 계약 문제를 정리를 제대로 안 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진작 FPT 측에서 회수해갔어야 할 장비가 그대로 남아있던 것이다.
이게 뭐가 문제일까?
사실 아무런 문제 될 게 없다.
우리 계약대로 인터넷 설치하고
여기에 남아있던 장비는 회수해가면 그만.
그런데 베트남 사람들은 꼭 지 ㅈ대로 하고 싶어서
없던 문제도 만들어 낸다.
인터넷 기사가 고객센터에 전화를 해서 기존에 있던 모뎀 회수 통보를 했는데
고객센터의 상담사가 개소리를 시작했다.
인터넷 설치기사 보고
지금 우리 방에 남겨진 계약이 있으니까,
우리가 맺은 계약을 파기하고, 기존에 남겨진 계약을 사람 이름만 옮기는 걸로 마무리를 하자더라.
이게 뭔 개소리야 싶었다.
ㅈㄴ 슬슬 스팀이 올라오고 있는데
상담사 그 개같은 년이 우리 아내를 직접 설득하겠다고 했는지
우리 아내 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요지는 '어차피 똑같은 장비이고, 우리가 원하는 요금제 그대로 쓸 수 있다. 번거롭지 않게 그냥 기존에 있는 계약을 이름만 변경하면 된다'
진짜 개소리네.
기존의 계약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알고?
그게 어떻게 되어 있는데 우리가 선택한 요금제를 그대로 쓸 수 있어? 말이 돼?
아내가 안 된다고 일단 설치 보류를 시키고 돌려보냈다.
다음날 결정하기로.
인터넷 설치기사가 돌아간 이후 가만 생각을 해보니
뭔가 이상했다.
그래서 잽싸게 기존에 달려있던 모뎀을 확인했다.
하... 이 시발년이...
기존에 달려있는 제품은 AC1000C V2였다.
그런데 우리 계약서를 보면...
AX1800GZ이다.
두 장비의 차이는 굉장히 큰데..
일단 기존 장비는 5세대 와이파이용 장비인데, 우리가 계약한 장비는 6세대 와이파이용이다.
게다가 AC1000C V2는 연결 가능한 기기 숫자부터 Mesh 문제 등
다양한 부분에서 베트남인들 사이에서도 '정말 별로인 제품' 소리를 듣는 모뎀인데...
이 개같은 년이 뭐가 같아?
거의 경로당에서 쓰레기 같은 제품 팔아먹는 사기꾼 짓을
FPT 고객센터 상담원이라는 년이 하고 있네?
내가 출근해 있는 동안 설치 기사가 오기로 했기 때문에
아내에게 이러이러한 점을 들어서 이야기를 하라고 당부를 하고 나왔다.
나중에 아내 이야기를 들어보니,
설치 기사는 그냥 있는 그대로 설치하려고 하는데
자꾸 상담원년이 기존 계약 이어받게 강요하라고 시킨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맺은 계약이랑 기존 세입자가 남긴 계약의 요금제는 가격 차이가 좀 있는데
강제로 기존 계약을 떠넘긴 다음,
기존 계약과 우리가 선납한 금액의 차액을 상담원이 꿀꺽하는 구조였던 것.
그래서 설치 기사도 '무조건 우리 계약대로 할 거다'라고 하라며 아내를 응원했다고.
아무튼 아내가 갤럭시 자동녹음 켜고,
상담원에게 녹음에 대해 경고를 한 다음
모뎀 이야기를 꺼내자 다시 횡설수설을 시작했다.
모뎀은 그대로 설치를 해주겠는데
우리가 맺은 계약대로 하려면 회선을 새로 따고 어쩌고......
뭔 개소리를 하는지. 아파트에 들어와 있는 거 그냥 연결하는 건데.
게다가 필요하면 회선 새로 따라고 phí hòa mạng까지 납부했는데
참나.
마지막에는 계약 유지 조항 어쩌고 뭐 이상한 소리까지 동원하길래
다 필요없고 그냥 설치하라고 했다.
확실히 기존에 살던 집에 비하면 천국이 되었다.
그런데 설치한 위치가 기존 모뎀이 달려있던 위치가 아니었다.
하... ㅅㅂ
기존 모뎀이 회선을 새로 따서 설치한 거였구만 뭔.......
진짜 다음번에도 이딴 상담원 만나면 악 소리 47번 외치게 만들어줄 거다...
2. 롯데마트 골드코스트점 딸기 구매
기존 우리 집의 위치에서 제일 가깝기 때문에 자주 다녔던 롯데마트 골드코스트점.
사실 Win마트는 호치민 살 때 비하면 너무 조악한 수준이어서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없었고
Co.op은 뭔가 접근성이 애매한 곳에 위치해 있고,
Go!는 너무 멀고...
그러다보니 롯데마트에서 개같은 일을 많이 당해도 울며 겨자먹기로 다녔었다.
그러나 이사온 이후에는 우리 생활반경이 바뀌어서
롯데마트를 굳이 가지 않아도 될 정도.
오랜만에 일찍 퇴근하고 두끼 떡볶이를 먹으러 갔다가
하린이 이유식 재료를 살 게 있어서 잠깐 들렀는데
이게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를 불러오는 일이 될 줄이야.
요즘 멤버쉽 페스티벌이라고,
멤버쉽 카드 찍으면 자동으로 몇몇 품목이 할인되는 행사를 하는 중이다.
과일 쪽을 둘러보다가 딸기가 해당 품목이길래 살피고 있었는데
사진 제일 하단 왼쪽에 있는 품목처럼 30% 할인인 제품들이 좀 있었다.
어차피 집에 가서 바로 먹을 건데 30% 할인 제품이 뭔 상관이야, 개꿀~
하면서 구매를 했다.
그런데 계산을 하면서 포스를 살피는데 아무리 봐도 209,000동으로 찍혀 있는 것이었다.
처음에 내가 가격을 잘못 기억하고 있었나 싶어서 아내한테 이야기를 했더니
아내가 계산원에게 할인 적용한 거 맞냐고 여러 차례 물었다.
계산원이 자기 쪽 포스를 보여주면서
할인 적용되었다 그러길래
내가 가격을 잘못 기억했나보다... 하면서 집에 가려고 했다.
그런데 다시 생각을 해봐도 아닌 거 같아서 냉큼 안으로 들어가 가격을 확인했다.
역시나...
내 기억이 옳았다.
그냥 멤버쉽 페스티벌 가격 적용만 된 것이었다.
근데 뭔 할인이 적용이 돼?
짜증 폭발한 채로 가서 따졌다.
아까 할인 적용했다더니 이 30% 적용 왜 안 된거냐고.
그랬더니 계산원이 이제 와서 '이 품목은 붙어 있는 할인 쿠폰 적용이 안 된다' 이러고 있었다.
아니, 그러면 처음 계산할 때 안 된다고 알려주던가.
니가 할인이 됐다 그래서 그냥 산 건데.
30% 할인 안 되는 거면 우리가 왜 유통기한 다 되어 가는 제품을 사. 제일 신선한 걸로 샀겠지.
어이가 없어서 이렇게 따지면서 신선한 제품으로 바꿔달라고 하니
미니소 앞쪽에 있는 고객 서비스센터로 가라고 우리를 쫓아냈다.
아... 진짜 여기 계산원들은 계산도 느려, 고객 응대도 못해, 문제 생기면 남탓만 해...
더욱 빡친 채로 고객 서비스센터로 가서 위에서 따진 것을 그대로 따졌다.
아내도 이미 기분이 상해서 그냥 환불을 해달라고 했다.
환불 진행을 위해 해당 코너 담당자의 서명이 필요해서
과일-채소 코너 담당 직원이 서비스센터로 소환되었다.
그래서 우리가 당한 이야기를 해줬더니
'할인쿠폰이 적용될 수 있으니까 붙여놓은 거지 뭔 소리냐고'
계산원 일 이상하게 한다면서 투덜거리며 돌아갔다.
와 시바 진짜 어이가 없네.
그게 적용이 안 되는 거면 '멤버쉽에는 적용이 안 된다'고 붙였겠지.
롯데마트 냐짱점이고 골드코스트점이고
애들이 유니폼 입고 일하다보니 유세를 부리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외국인을 주로 상대하다보니
자기가 귀찮은 일, 자기가 잘 모르는 일은
대충 소통 안 되는 척하거나 냅다 우기면서 쫓아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냥 마음 편하게 Go!랑 Co.op마트나 가야겠다.
ㅅㅂ
롯데는 야구만 못하는 게 아니고
해외에서 경영도 개같이 못하네.
유튜브 같은 데에서 '나트랑 가면 롯데마트에서 사야할 것' 같은
이상한 작업질들 덕분에 손님이 바글바글한 거지
롯데라는 이름값에 비하면 품질 그닥인 제품들 허다하고,
관광객들이 기념품으로 주로 사려고 하는 품목들은
각 회사 판촉 직원들 입점해서
패키지에 입점하는 샵들이랑 똑같이 하고 있는데.
생각해보면 그 판촉 직원들이 더 개꿀이네?
외국인들이 그냥 와서 보다가 사가면
자기는 아무것도 안해도 hoa hồng이 나오는 거잖아?
개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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