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엔이 누워있던 침상 바로 옆면에 이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sàng lọc이라는 단어가 '선별하다'라서
포스터 제목을 보자마자 뭔가 번쩍하고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선별검사'
한국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게 필수적이고, 챙겨주고 지원해주는 것들이
베트남에서는 절대 당연하지 않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었다.
심지어 이렇게 옆에 붙어 있는데도 아내도, 장모님도, 옆 침상 사람도 그 누구도 존재를 모르고 신경도 안 쓰고 있었다.
내가 이야기하기 전까지 아내랑 장모님은 이게 뭔지 정확하게 모르고 계셨다.
의사 진찰 시간 때 의사한테 문의하기 전까지 가격이나 다른 건 알 수가 없었는데,
일단 구글링을 해보니까 대도시 병원들은 보통 기본 검사가 50만동 선이었다.
여기도 50만동.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도시에는 기본 검사 6종류에, 온갖 종류의 추가 검사 패키지들이 있는데
여기는 이 5종 검사가 끝이었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검사 일정을 잡고 의사의 안내에 따라서 검사를 진행했다.
발뒤꿈치에서 정맥혈을 채혈해서 샘플만 가져가면 끝이라서 검사 자체가 복잡하고 시간이 걸릴 건 없었다.
딱 이런 식으로 진행했다.
꼬미말고 딱 1명의 아기가 검사를 했는데,
그 아이도 엄청 울고 꼬미도 엄청 울었다.
아무리 채혈량이 적다고는 하지만 그 연약한 몸을 찔러서 피를 가져갔으니.
가뜩이나 병원 환경 때문에 계속 놀라고 불편해하는데 말이다.
아무튼 결과는 약 2주 후 유선 통보를 해준다고?
위의 선별검사 안내 포스터 번역은 따로 하기로 하고.
선별검사 이야기를 간단하게 정리해야겠다.
선별검사는 두 종류이다.
하나는 선천성 대사 이상, 다른 하나는 청력.
청력선별검사의 경우는 생후 1개월 이내라고 하는데,
베트남은 딱히 청력선별검사를 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선천성 대사 이상의 경우 신생아에는 증상이 없고, 생후 6개월이 넘어야 증상이 보인다.
그런데 증상이 보일 무렵에는 회복이 어려워 장애아로 살아갈 확률이 높다.
위의 포스터 속 5가지 검사대상 질환은 다음과 같다.
- Thiếu men G6PD : 6-인산포도당탈수소효소(Glucose-6-phosphate dehydrogenase) 결핍
- Suy giáp bẩm sinh(CH) : 선천성 갑상선 기능 저하증(Congenital hypothyroidism)
- Tăng sản tuyến thượng thận bẩm sinh(CAH) : 선천성 부신 과형성증(Congenital adrenal hyperplasia)
- Phenylketonuria(PKU) : 페닐케톤뇨증
- Galactosemia(GAL) : 갈락토스혈증
내가 한국에서 찾았던, 한국에서 지원되는 검사 6종하고 묘하게 다른 부분이 있었다.
원래 2006년 이전에는 한국인에게 발생 빈도가 가장 높은 두 가지, 페닐케톤뇨증과 갑산성 기능 저하증만 검사를 지원했다고 한다.
2006년부터 이를 6종으로 확대했다고 한다. 그 대상은 '페닐케톤뇨증, 갑산성기능저하증, 갈락토스혈증, 호모시스틴뇨증, 단풍당뇨증, 선천성 부신 과형성증'이라고.
베트남에는 호모시스틴뇨증과 단풍당뇨증 검사가 없는데, 내 생각에는 여러 병원에서 패키지로 파는 확대 상품들에는 100% 있을 것이다. 호치민시 중심가에 있는 몇몇 병원 사이트를 들어가서 보니까, 거기는 아예 기본 검사 세트가 가격은 비싸더라도 안에 포함된 검사 종류가 8~9가지 이상이었다.
대신 한국은 G6PD가 없다.
그런데 이것도 한국에서 확대 검사를 하면 아마 있지 않을까?
<한국의 선별검사 대상의 질병에 대해>
페닐케톤뇨증
- 페닐알라닌을 대사시키는 효소인 페닐알라닌 하이드록실라제(Phenylalanine hydroxylase) 결손으로 대사산물인 Phenylalanine이 혈중에 증가하고, 체내에 축적되어 지능이 25~50까지 떨어지는 정신지체등을 유발.
- 주 증상으로는 습진이 심하고 머리카락이 노란색이나 담갈색으로 변하고, 피부가 하얗고 경련이 난다. 또한 땀이나 소변에서 곰팡이나 쥐소변 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임.
- 발생율 : 1/37,480명
선천성 갑상선기능저하증
- 갑상선 호르몬은 여러 가지 대사에 광범위하게 작용하며 특히 성장기의 정상적인 발육을 위하여 필요한 호르몬.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다양한 원인으로 인하여 갑상선 호르몬의 일종인 TSH는 증가하고 T4의 저하로 발생하는 질환.
- 생후 일주일 이내 부종, 복부팽만등의 증상을 보이고 생후 1개월 이후에는 신생아황달이 오래 지속되며 두꺼운 혀로 인하여 입을 항상 벌리고 있으며 낮은 체온, 서맥(느린 심장박동)과 함께 흔히 배꼽탈장을 동반하며 건조한 피부와 거칠고 부스러지기 쉬운 머리카락을 보이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심한 정신박약아가 됨.
- 발생율 : 1/4,780명
갈락토스혈증
- galactose-1-phosphate uridyl trasnferase의 선천이상으로 갈락토스를 포도당으로 변환시킬 수 없게 되므로 생기는 질환.
- 유당중에 포함된 갈락토스가 체내에 축적되고 소변에 배설되며, 일부는 galactose-1-phosphate가 되어 조직중에 축적되어 뇌나 간의 장애를 일으킴. 수유를 시작한 후 1~2주 이내에 식욕부진, 구토, 발육장애를 가져오고 이후에는 정신․운동 발달지체, 간장애, 백내장을 일으킴.
- 간종대, 황달을 동반하며 대개는 패혈증으로 영아기에 사망하나 조기에 발견하여 유당제거 분유를 주고 갈락토스가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주지 않으면 완전히 정상으로 자라게 됨.
- 빵이나 과자 등의 일반 가공식품 가운데는 우유나 유제품이 첨가된 것이 많기 때문에 주의.
- 발생율 1/24,850명
단풍당뇨증(MSUD, Maple syrup urine disease)
- Branched-chain amino acids(BCAAs) 대사 장애. 소변과 땀에서 단풍당밀의 냄새가 나며 경련, 경직 및 전반적인 근이완, 혼수상태 등이 나타나며 치료하지 않으면 생후 2개월 이내에 심한 산혈증으로 사망됨.
- 발생율 1/147,830명
호모시스틴뇨증(Homocystinuria)
- 열성 염색체유전질환으로 호모시스틴대사 장애로 축적물이 뇌, 피부, 섬유아세포림프구 등의 손상으로 장애 초래.
- 키가 크고 손가락이 긴 골격이상, 수정체전위, 탈구, 안면발작, 정신지체 등이 발생.
- 발생율 1/356,860명
선천성 부신과형성증
- 부신에서 만들어져야 할 호르몬들이 안 만들어지고 결핍된 효소 이전의 물질들이 증가되어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인해 증상이 나타남.
- 만일 조기 치료를 하지 않거나 약을 잘 먹지 않을 경우에는 신체적인 스트레스시 너무 힘들어하고 심한 경우에는 혈압이 떨어져 사망할 수 있고, 여아의 경우 남성화 현상으로 이차성징이 없고 불임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남아의 경우에는 성장판의 급격한 진행으로 현재의 키는 또래 아이들보다 크지만 결국에는 성인키가 작아지게 됨.
- 발생율 1/12,75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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