謙, 亨, 君子有終. 彖曰, “謙亨, 天道下濟而光明, 地道卑而上行.
此所以爲謙亨也.
이것이 겸이 성장하는 까닭이다.
天道虧盈而益謙, 地道變盈而流謙. 鬼神害盈而福謙, 人道惡盈而好謙. 謙尊而光, 卑而不可踰. 君子之終也.”
此所以爲君子有終也. 不於其終觀之, 則爭而得, 謙而失者, 蓋有之矣. 惟相要於究極, 然後知謙之必勝也.
이것이 군자가 끝마침이 있는 까닭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을 때를 살펴본다면 다투어야 얻고, 겸손하면 잃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오직 다툼과 겸손이 종국에 이른 뒤에야 겸손이 반드시 승리함을 알 것이다.
象曰, “地中有山謙. 君子以裒多益寡, 稱物平施.”
裒, 取也. 謙之爲名, 生於過也. 物過然後知有謙, 使物不過, 則謙者乃其中爾. 過與中相形, 而 謙之名生焉. 聖人即世之所名而名之, 而其實則歸於中而已矣. 地過乎卑, 山過乎高, 故地中有山 謙. 君子之居是也, 多者取之, 謙也: 寡者益之, 謙也.
裒는 ‘취하다’이다. 겸손이라는 이름은 지나침에서 생겨난다. 사물이 지나친 뒤에야 겸손이 있다는 것을 아니, 사물로 하여금 지나치지 않게 한다면 겸손이 이내 그 가운데 있을 뿐이다. 지나침과 적절함이 서로 모습을 갖추면 겸손이라는 이름이 생긴다. 성인은 곧 세상에서 이름하는 바에 따라서 그것을 (겸손이라고) 부르지만, 그 실제는 단지 적절함으로 돌아가는 것일 뿐이다. 땅은 낮은 것에 대해 지나치고, 산은 높은 것에 대해 지나친다. 그 때문에 땅 속에 산이 있는 것이 겸이니, 군자가 이런 상황에 처해 많은 자로부터 취하는 것도 겸이고, 적은 자에게 더해주는 것도 겸이다.
初六, 謙謙君子. 用涉大川, 吉. 象曰, “謙謙君子, 卑以自牧也.”
此最處下, 是謙之過也. 是道也無所用之, 用於涉川而已. 有大難, 不深自屈折, 則不足以致其用. 牧者, 養之以待用雲爾.
초육효는 가장 아래에 처했으니, 겸손함이 지나친 것이다. 이 도는 쓸 곳이 없으며 개천을 건너는 데 쓸 뿐이다. 큰 어려윰이 있을 때 깊숙이 스스로를 굽히지 않는다면 그 쓰임을 초래하지 못할 것이다. 牧 이란 쓸모를 기다리면서 배양한다는 말이다.
六二, 鳴謙貞吉. 象曰, “鳴謙貞吉, 中心得也.”
雄鳴則雌應, 故易以陰陽唱和, 寄之於鳴. 謙之所以爲謙者, 三也. 其謙也以勞, 故聞其風被其澤者, 莫不相從於謙. 六二, 其鄰也; 上九, 其配也. 故皆和之而鳴於謙. 而六二又以陰處內卦之中, 雖微九三, 其有不謙乎? 故曰‘鳴謙’, 又曰‘貞吉.’ 鳴以言其和於三, 貞以見其出於性也.
수컷이 울면 암컷이 호응하므로 『주역』은 음양이 서로 부르고 대답하는 것을 ‘鳴’이라고 이름한 것이다. 겸이 겸이 되는 까닭은 삼효 때문이다. 그가 겸손한 것은 노력 때문이므로, 그 소문을 듣고 그 은택을 입은 자는 겸손하게 따르지 않음이 없다. 육이효는 그의 이웃이고 상구효는 그의 짝이다. 그러므로 모두 화합하여 겸손하게 호응한다. 육이효는 또한 음으로서 내괘의 가운데 처하기 때문에 비록 구삼효보다는 미약하더라도 어찌 겸손하지 않음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겸손하게 호응한다’고 말하고, 다시 ‘곧으면 길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鳴으로써 그것이 삼효화 화합함을 의미하고, 貞으로써 그것이 성품에서 나온 것임을 드러낸 것이다.
九三, 勞謙君子, 有終吉. 象曰, “勞謙君子, 萬民服也.”
勞, 功也. 謙五陰一陽, 待是而後爲謙, 其功多矣. 艮之制在三, 而三親以艮下坤, 其謙至矣. 故曰‘勞謙.’ 勞而不伐, 有功而不德. 非獨以自免而已. 又將以及人, 是得謙之全者也. 故彖曰‘君子有終’而三亦云.
勞는 공로이다. 겸괘는 음효가 다섯이고 양효가 하나기 때문에 이것을 기다린 뒤에야 겸이 되므로 그 공로가 많다. 간이 만드는 것은 삼효에 달려 있는데, 삼효가 몸소 간이면서 곤의 아래에 있으니 그 겸손이 지극한 것이다. 그러므로 ‘겸손한 공로가 있다’고 말한 것이다. 애쓰지만 자랑하지 않고, 공로가 있지만 덕으로 삼지 않는다. 단지 (공로를) 스스로 회피할 수 없을 뿐이다. 또한 장차 남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니, 이는 겸손의 온전함을 얻은 자이다. 그러므로 「단전」에서 ‘군자는 끝마침이 있다’고 말한 것이고, 삼효에서 또 언급한 것이다.
六四, 無不利, 撝謙. 象曰, “無不利撝謙, 不違則也.”
是亦九三之所致也. 二近其內, 有配之象, 故曰鳴. 四近其外, 三之所向, 故稱撝. 以柔居柔, 而當三之所向. 三之所撝, 四之所趨也. 以謙撝謙, 孰不利者? 故曰‘無不利’
이 또한 구삼효가 초래한 것이다. 이효는 내괘 가운데 삼효와 가까워 짝하는 형상이 있으므로 鳴한다고 말한 것이다. 사효는 외괘 가운데 삼효와 가까워 삼효가 향하는 곳을 돕는다고 칭한다. 부드러움으로서 부드러운 자리에 머무니 마땅히 삼효가 향하는 바가 된다. 삼효는 손짓하는 도움을 받고서 사효를 향하여 간다. 겸손으로서 겸손을 손직하여 도우니 누군들 이롭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이롭지 않음이 없다’고 말한 것이다.
六五, 不富以其鄰. 利用侵伐. 無不利. 象曰, “利用侵伐, 征不服也.”
直者, 曲之矯也; 謙者, 驕之反也, 皆非德之至也. 故兩直不相容, 兩謙不相使. 九三以勞謙, 而上下皆謙以應之. 內則鳴謙, 外則撝謙, 其甚者則謙謙相追於無窮, 相益不已, 則夫所謂裒多益寡, 稱物平施者, 將使誰爲之? 若夫六五則不然, 以爲謙乎則所據者剛也, 以爲驕乎則所處者中也. 惟不可得而謂之謙, 不可得而謂之驕, 故五謙莫不爲之使也. 求其所以能使此五謙者, 而無所有. 故曰‘不富以其鄰.’ 至於侵伐而不害爲謙, 故‘利用侵伐.’ 莫不爲之用者, 故曰‘無不利.’
곧다는 것은 굽은 것을 바로잡는 것이고, 겸손하다는 것은 교만함을 되돌리는 것이니 모두 덕의 지극함은 아니다. 그러므로 두 곧음은 서로를 용납하지 못하고, 두 겸손함은 서로를 부리지 못하는 것이다. 구삼효는 겸손한 공로가 있기에 상하가 모두 겸손함으로써 이것에 호응한다. 안에서는 겸손하게 호응하고, 밖에서는 겸손함을 도우며, 심한 자는 겸손하고 겸손하여 서로 무궁하게 추구하고 서로 끝없이 보탤 것이니, 이른바 ‘많은 것에서 취해 적은 것에 더하며, 사물을 저울질해서 공평하게 베푸는 것’은 장차 누구에게 시킬 것인가? 육오효의 경우는 그렇지 않으니, 겸손하다고 생각하려 하면 의거한 자리가 강건하고, 교만하다고 생각하려 하면 처해 있는 위치가 적절하다. 겸손이라고 부를 수도 없고, 교만이라고 부를 수도 없으므로 겸괘의 다섯 효는 육오효를 위해 일하지 않는 것이 없다. 이것이 겸괘의 다섯 효를 부릴 수 있는 이유를 찾아보지만 가진 것이 없다. 그러므로 ‘부유하지 않기 때문에 이웃이 있다’고 말한다. 정벌함에 이르더라도 겸손함에는 해가 되지 않기 때문에 ‘정벌할 때 씀이 이롭다’고 말한다. 그것을 위해 활동하지 않는 것이 없으므로 ‘이롭지 않음이 없다’고 말한다.
上六, 鳴謙, 利用行師, 征邑國. 象曰, “鳴謙, 誌未得也. 可用行師, 征邑國也.”
其爲鳴謙一也, 六二自得於心, 而上六志未得者, 以其所居, 非安於謙者也. 特以其配之勞謙, 而強應焉, 貌謙而實不至, 則所服者寡矣. 故雖其邑國而猶叛之. 夫實雖不足, 而名在於謙, 則叛者不利. 叛者不利, 則征者利矣. 王弼曰, “吉凶悔吝, 生乎動者也, 動之所起, 興於利者也. 故飲食必有訟, 訟必有衆起. 未有居衆人之所惡, 而爲動者所害, 處不競之地, 而爲爭者所奪. 是以六爻雖有失位, 無應, 乘剛, 而皆無凶咎悔吝者, 以謙爲主也.”
상육효가 겸손하게 호응하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육이효는 마음에서 스스로 우러난 것이고, 상육효는 뜻을 아직 얻지 못한 자이기 때문에 그 머무는 자리가 겸손하기에는 편안하지 않다. 단지 그 짝에게 겸손한 공로가 있기 때문에 억지로 호응하는 것이니, 모습은 겸손하지만 실질은 이에 미치지 못해 복종하는 자가 적다. 그러므로 비록 그의 읍국일지라도 오히려 배반하는 것이다. 실질은 부족하지만 겸손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므로 배반하는 자가 불리하다. 배반하는 자가 불리하면 정벌하는 자는 이롭다. 왕필이 말하였다. “길함과 흉함, 후회와 부끄러움은 움직이는 것으로부터 생기며, 움직임은 이로움을 추구하기에 흥기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먹고 마시는 것에는 반드시 송사가 있고, 송사에는 반드시 여러 사람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이다. 여러 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머물면서 움직이는 자에게 해를 당하는 경우는 없었고, 다투지 않는 자리에 처해 있으면서 다투는 자에게 빼앗기는 경우는 없었다. 그러므로 (겸괘의) 여섯 효가 비록 지위를 잃거나, 호응함이 없거나, 강건함을 타더라도 흉함과 허물, 후회와 부끄러움이 없는 것은 겸손함을 위주로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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