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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베트남의 진짜장라면 리뷰?

베트남10선비 2023. 7. 4.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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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리뷰라고 해야할지...

그냥 먹는 김에 기록해놓는 본격 거지같은 리뷰.

 

저번에 롯데마트에서 오뚜기 라면들을 살 때 구매했던 제품 중 하나.

사실 이 제품 '진짜장라면' 말고 그 소고기 맛인가 소고기 짜장면이 더 궁금하다.

그렇지만 그건 다음으로 미뤄두기로 하고.

 

한국에서 '짜장라면'이라 부르는 종류는

팔팔 끓인 물에 면을 익혀서, 물을 따라 버리고,

여기에 소스 넣고 올리브유 같은 거 넣고 뭐 이것저것 해서 조리든 요리든 해먹어야 한다.

 

그런데 오뚜기 베트남에서 낸 이 진짜장라면.

'바로 먹는 라면[Mì ăn liền]'이다.

 

원래 베트남 라면은 한국식 라면인 'Mì cay'가 대중적인 음식이 되기 전까지

봉지에 담긴 면과 스프류를 그릇에 담은 다음 뜨거운 물을 부어서 익혀 먹는

컵이 없는 컵라면 같은 느낌이었다.

베트남인들에겐 평이하지만 나에게는 귀찮음 그 자체인 라면.

 

지금 이 진짜장라면도 그러한 류다.

처음에 살 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까 mì ăn liền이라고 되어 있어서 당혹스러웠다.

 

조리 방법이다.

그릇에 야채 믹스와 면을 넣고, 뜨거운 물 350ml를 붓는다.

약 3분 30초 후에 물을 따라버리고 짜장 소스를 넣어서 비빈다.

누가 봐도 제품의 주요 타겟층은 베트남 고객이다.

 

베트남의 인스턴트 라면은 원래 이런 식이기 때문에

한국식 인스턴트 라면이 오히려 이상한 라면이었다.

요리를 해야 하다니? 라면인데 요리를 한다고?

라면을 왜 그렇게까지 귀찮게 해먹어야해?

가 예전 한국식 인스턴트 라면에 대한 생각이었다.

 

아직까지도 한국식 인스턴트 라면은 '맛은 있지만, 내가 집에서 해먹기는 귀찮고 싫은' 라면이다.

 

구성은 이렇다.

소스는 가루가 아닌 액상형이다.

 

안내대로 그릇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물을 끓여서 부었다.

보통 베트남 라면 먹을 때도 물을 얼마큼 넣으라는 거 씹어버리는 편인데,

하물며 물을 따라 버리는 짜장라면을 왜 굳이.

그냥 잠길 만큼만 부었다.

 

면이 익을 때까지 뭐를 덮어둔다.

보통은 그릇에 딱 맞는 덮개 같은 게 있다.

아니면 접시를 쓰는 경우가 대부분.

우리 집에는 이 그릇에 맞는 접시나 뚜껑이 없어서, 제일 작은 냄비 뚜겅을 그냥 덮었다.

설거지해 놓은 거 아직 안 말라서 대충 안쪽 물기만 닦아서.

 

면이 적당히 익었다.

뭐라고 해야 하나. 육개장 작은 사발면의 면 같다고 할까.

 

일단 소스를 투하.

확실히 컵라면 먹는 느낌이다.

이걸 그릇 꺼내고 뚜껑 찾아서 덮고 하는 게 진짜 귀찮다...

 

적당히 비볐다.

육개장 면에 인스턴트 짜장소스 비벼 먹는 느낌이다.

나쁘지는 않다.

 


 

베트남인들의 인스턴트 라면 소비량이 엄청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한국식 인스턴트 라면이 대폭 성장하지 못한 것은 2가지 이유다.

하나는 '라면을 조리를 해서 먹어야 한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라면인데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팔도가 현지 브랜드인 '코레노(Koreno)'를 내놓은 이래로 단가의 측면에서는 문제점이 해소되었지만

여전히 '조리를 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개별 소비자들보다는 음식점에서의 소비가 대부분이다.

 

보통 한국식으로 끓여 먹는 라면은 대부분 가게에서 사먹는다.

시골을 포함한 베트남 전역에서 주로 '밀크티[Trà sữa]'와 여러 종류의 간식들[Đồ ăn vặt]'을 파는 작은 가게들이 주로 취급하는 게 한국식 인스턴트 라면인 Mì cay다.

베트남 면보다 살짝 통통하며, 베트남에서 거의 볼 수 없는 빨간 국물의 형태에 이것저것 뭐가 첨가된 라면들.

닥락성 시골 현에서도 이런 라면을 취급하는 가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주로 코레노를 쓰기 때문에 오뚜기가 이런 지역들까지 점유하려면 갈 길은 먼 것 같지만.

 

아무튼 지금까지 한국식 인스턴트 라면이 이렇다 보니,

오뚜기에서 '짜장라면'으로 베트남인들을 공략하기 위해서 내놓은 자구책 같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지금까지 내가 본 바로는 베트남에서 짜장라면은 일반적인 빨간 국물의 라면하고는 또 다른 영역이다.

단순히 기호가 아니라 호불호를 타는 라면인 것.

입에 맞아서 맛있다는 사람은 종종 찾는데, 먹어보고 아닌 사람은 더이상 찾지 않는 라면이다.

그래서 음식점에서도 소량으로 취급되는 라면이기 때문에

개별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베트남인들에게 편리한 방식으로 봉지라면을 구성한 듯하다.

 

어지간한 한국 음식은 입에 안 맞는데 이상하게 짜장라면은 좋아하는,

입이 까다로운 손아랫처제의 반응을 봐야 이 라면이 어떤 느낌으로 일반적인 베트남인에게 다가갈지 알 수 있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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