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인 평점 : ★★★★★★★☆☆☆(7/10)
※ 평점 사유
ⓐ 베트남에서 한식 맛에서 기본만 지키고 서비스만 잘해도 평타.
ⓑ 베트남에서 한식당을 평가하기에 제일 적당한 건 김치찌개라고 생각함. 김치찌개를 못하면 다른 건 볼 필요가 없음. 여기 김치찌개는 평이한 편. 그런데 호치민시의 베트남인들이 주고객층이라 그런 건지 달게 느껴짐.
ⓒ 현지에 사는 베트남인들이 주타겟층이라 생각하면 괜찮은 식당. 한국인들이 굳이 찾아가기에는 약간 부족한 느낌. 베트남에는 한식이 너무 뿌리를 잘 내리고 있기 때문임.
ⓓ 냐짱 어디 식당에서 엉망으로 일하던 직원들 보다가 다시 사이공의 제대로 된 직원들을 보니 힐링되는 느낌. 6점을 주려다가 7점을 주게 된 건 그 점 때문.
※ 위치 👇👇👇
사실 냐짱에서 한식당을 불신하게 된 이후부터,
한국 음식은 그냥 집에서 내가 해먹는다.
된장, 고추장 같은 몇몇 킬링 포인트들은 반드시 한국 걸 사야하기는 하지만
어지간한 식재료들은 현지의 식재료들이 대체할 수 있는 게 베트남이다.
새우젓이니 멸치액젓이니 하는 것들도 다 대체가 되고,
심지어 김치도 현지에서 한국의 맛을 그대로 재현해낼 수 있는 국가가 바로 이곳이다.
정말로 집에서 하기 힘든 음식인데 너무 당긴다, 이런 음식이 아닌 이상에야
최근에는 그냥 집에서 다 해먹게 되었다.
동포를 호구로 보는 사람들이 워낙 즐비한 곳이 베트남이다보니...
잡설이 길었는데,
아무튼 하린이 여권에 띠엔의 비자까지 신청하고
버스 시간까지 굉장히 많이 남아서 여기저기 떠돌다가 저녁을 해결하려고 이곳을 찾았다.
이것저것 고민을 많이 했다.
굳이 푸미흥을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았고.
혼자 끼니를 해결하는 거다 보니 메뉴 선정이 생각보다 까다롭고.
버스 정류장이 있는 부이비엔 근처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기도 싫고.
한참 고민하다가 데탐 길을 타고 조금만 내려가면 한식당이 하나 있다는 게 기억났다.
내가 예전에 사이공 살 때는 없었던 가게 같은데...
아무튼 저번에 출생신고 하러 왔을 때 봐두었던 가게다.
일단 인테리어는 마음에 든다.
건설업을 오래 했다는, 베트남에서 한식당 운영 경험이 많다는 어떤 사장은 식당 인테리어의 중요성을 모르던데...
호치민시에서 한식당? 레알 정글 그 자체다.
인테리어의 특별함마저도 기본 옵션이어야 하는 곳.
깔끔하게 잘 되어 있다.
내가 들어간 시간에 손님이 많지는 않았는데,
확실히 저녁 시간이라 그런가 나 이후부터 손님들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쭉 둘러보니 나 말고는 전부 베트남 고객이었다.
고기가 먹고 싶었지만, 혼자서 먹기는 힘들 것 같고
고민을 하다가 김치찌개를 골랐다.
요즘은 내가 집에서 해먹는 편이지만,
어디에서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한식당을 간다, 그러면 김치찌개를 먹어보고 평가한다.
저 북유럽 어드메나, 남미 구석진 곳에서 연 한식당도 아니고
베트남에서 연 한식당인데 김치찌개를 못한다? 양심이 없는 식당인 것이다.
사진을 찍고 주변을 둘러보는 사이에 반찬이 세팅되었다.
정석적인 구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단 숙주가 아닌 콩나물이라는 점에서 마음에 쏙 든다.
집에서 콩나물을 키울까 했는데... 베트남 사람들이 콩나물을 안 먹다보니
콩나물을 키울 수 있을 만한 콩을 안 팔더라.
어디선가 팔긴 하겠지만 쉽게 구하긴 힘들겠더라, 냐짱에서는.
김치찌개가 나오던 중에 아내랑 통화중이었는데,
통화하면서 자연스럽게 식사를 시작해버려서 사진이 이모양이다.
이런 뚝배기에 국자가 나오는 걸 보니, 주타겟인 고객이 베트남인이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김치찌개는 평범하다.
나는 지방을 푹 삶은 느낌 그 자체인 찌개를 좋아하지만,
이렇게 맑은 느낌의 김치찌개도 뭐 나쁘진 않다.
다만, 내 입에는 좀 달다.
우리 처가 식구들도 그렇고,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이
사이공 사람들은 달게 먹는다는 것이다.
설탕 혹은 단맛을 꽤나 사랑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있어서 사이공 스타일은 꽤 잘 맞고,
사이공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한국 음식이 잘 맞는 이유는 그런 면 때문이다.
사이공은 온갖 골목에 한국인이 하는 식당 혹은 베트남화 된 한국 음식점이 가득하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베트남 주요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솔직히 한식이 그렇게 인기있는지 모르겠다.
작년 투어를 할 때 같이 일한 여러 기사님이나 베트남 가이드들을 돌이켜보면,
한국 음식을 못 먹거나, 입맛에 맞지 않는다거나 하는 이유로 안 먹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두끼 떡볶이가 베트남 친구들에게 인기 있는 이유도 '베트남화' 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끼를 먹고 있는 베트남 고객들을 살펴보면 완전히 베트남 러우(Lẩu) 스타일로 먹는 것을 볼 수 있다.
암튼 통화가 끝나자마자 그대로 내려놓고 사진을 찍었다.
베트남인이 주고객층이면
아이들을 데려오는 고객들을 상대하는 일이 제일 고역일 것이다.
아이들 사진 찍느라고 저기에 서도록 한 거지, 식당 곳곳을 누볐다.
내 테이블에 와서도 기웃거리고 만지작거리다 갔다.
한국의 극성 엄마들은 저리가라 하는 게 베트남 젊은 부모들이다.
애 부모들이 손을 안 대니, 직원들도 어쩔 줄 몰라하고 그저 애들이랑 안 부딪히게 조심하는 게 전부다.
식사가 끝나니 수정과를 가져다주었다.
손님 테이블 쭉 훑으면서 반찬 그릇 치우고, 추가 반찬 가져다주고 음식 재깍재깍 잘 나오고...
역시 호치민시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최고다.
냐짱에서 너무 심하게 데였어...ㅠㅠ
원래 호치민시의 서비스업종은 이 정도가 다 기본이었는데, 냐짱이 내 기준을 너무 떨어뜨려 놓았나보다.
생각해보니 베트남에서 수정과 만드는 게 더 쉬운 것 같네.
요즘 한국에서 쓰는 계피 대부분은 베트남에서 들어가는 거잖아?
나도 집에서 계피를 통으로 우린 물을 마시는데.
게다가 감이 안 나는 것도 아니고. 생각해보니 수정과는 마음만 먹으면 대량으로 만들기는 편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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