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일기

230615. 돈을 쳐먹고도 지들 하고 싶은 대로 하는 베트남 행정

베트남10선비 2023. 6. 15.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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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하린이 출생신고가 진행이 안 된다.

개 같은 새끼들...

내가 이래서 베트남 행정이 개싫은 것. 아니 이 나라는 공적인 영역이 죄다 엉망이다.

 

베트남 행정에 대해서는 이런 말이 있다.

"Hành là Chính"

베트남어로 '행정'을 hành chính이라고 하는데, 이 단어를 가지고 탄생한 워드 플레이다.

"실행하는 것(Hành)이 중요한 것(Chính)이지, 제대로 되든 빠르게 되든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사법부 행정 공무원의 개소리에 걱정이 된 우리 가족은 결국 아는 분을 통해서 'dịch vụ'를 하기로 결정했다.

 

위의 메신저 대화 상대인 분이 중간 다리를 놓기로 하셨다.

방법은 보통 이런 식이다.

점심 시간 등 편한 시간에 '커피 한 잔' 하자는 식으로 따로 만난다. 그리고 '누구누구의 무슨 서류'는 어떻게 됐느냐는 식의 가벼운 이야기를 하면서 슬쩍 돈을 주면 된다.

그러면 누구의 무슨 서류인지 들은 해당 인원은 사무실로 돌아가서 그 서류부터 찾아서 일을 하는 식이다.

 

이 분은 우리의 의뢰를 받고 저번주 금요일 혹은 이번주 월요일에 서류가 완료될 것이라고 언질을 주셨다.

저번주 목요일 저녁에 의뢰를 했는데 금요일을 언급하길래, 이건 안 될 거라고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그래서 월요일을 기다리는 중이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아는 것처럼 일요일에 닥락성에 아주 큰 사건이 터졌다.

월요일에 지금 이 분도 연락이 안 되었고.

그래서 화요일을 기다렸는데, 역시나 뭐만 하면 회의를 한다고 바쁜 공무원들이다.

심지어 이 분도 화요일에 담당 공무원을 만났다고 한다.

 

그리고 들어보니 이 분이 만나서 우리 아이 출생신고 서류를 언급하기 전에는 아예 일도 안 하고 있었던 것이다.

서류가 있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ㅅㅂ년...

 

일단 서류는 작성을 했는데, 그 다음이 난관이다. 아직 상부 결제가 안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새끼들 뭘 회의할 게 많아서 해야 할 일들을 안 하냐?

엄청 웃긴 게 돈을 드신 양측(우리 브로커 분과 담당 공무원)은 자신들의 일은 다 했다며 기다리라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돈을 주고도 을의 자리, 아니 을을 넘어사 병, 정의 자리에서 수그리고 있어야 하는 우리.

그리고 돈을 드시고도 갑의 위치를 고수하는 베트남 공무원들.

 

이 환장의 콜라보들 덕분에 지금쯤 이미 호치민시에 있어야 함에도 아직까지 이러고 있다.

원래라면 호치민시에 가서 일을 처리하고, 다시 돌아와서 냐짱 돌아갈 준비를 해야하건만.

 

 

++

이제서야 알게 되었는데...

 

하린이 출생 신고 1차 시도 실패 - 2차 시도 진행중

하린이 출생신고를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필요 서류 갖춘 다음 제출 - 결과 대기만 하면 되는 건데 베트남은 일단 필요 서류를 갖추는 과정부터 엉망이다. 6월 6일에 1차 시도를 했으나 실패를 했

8410.tistory.com

 

이 포스팅에서 미혼증명서 이야기를 했을 때 나는 돈을 안 받았다고 알았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웃긴 일이 있었더라.

처음에 현장에서 발급을 안 하고, 나중에 가져다 주겠다고 해서 아버님은 먼저 집에 돌아오시고

나중에 집으로 배달을 왔는데 이때 돈을 내놓으라고 했다더라.

그래서 Xã의 인민위원회에서 미혼증명서 발급할 때도 돈이 나갔다.

 


 

여담이지만, 베트남 내에서도 이러한 행정 체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다.

특히, 최약자인 소수민족들.

이번 에데족들도 그냥 본인들의 땅을 가지고 농사나 지으면서 편하게 사는 생활을 고수하고 싶은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베트남 행정이 이리저리 이상한 걸 요구하고. 심지어 익숙하지 않은 베트남어(소수민족들은 기본적으로 본인의 언어를 중심으로 생활한다)로 뭔가를 하라고 강요하지.

그렇게 강요를 하니까 진행을 하는데, 하라 그래서 했더니 해주지도 않고. 돈 안 주면 아예 움직일 생각도 안 하고.

그러면서 정부의 일이라고 토지 강제수용 같은 것은 마음대로 해버리니 불만이 안 생길래야 안 생길 수가 없지.

 

한국 사람들은 베트남 행정 처리하면서, 이런 일 당하는 걸 보면 '돈을 제대로 안 썼네', '네가 할 줄 모르네' 등으로 자신의 뒷돈과 인맥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던데

일 빨리빨리 진행되는 거야 좋겠지만, 본인의 후진성을 자랑하는 걸 보면...

그리고 딱 본인의 사례 밖에 모르면서 다 아는 것마냥 dạy đời를 하는 것만 봐도 참 불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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