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모님이 내려오시기도 전에,
아내랑 롯데마트를 갔을 때 샀던 제품이 있다.
바로 인스턴트 퍼(Phở ăn liền).
먹고 리뷰를 해보려고 닭고기랑 소고기 두 종류를, 각각 한 개씩 샀다.
그런데 우리 두 부부는 행동력이 원체 없는 부부다보니,
사놓고 테이블 위에 장식품처럼 가만히 두기만 했다.
장모님이 이걸 보시고 궁금해 하시긴 했지만, 그걸로 끝.
길거리에 조금만 돌아다녀도, 육수를 팔팔 끌이고, 직접 만든 쌀국수면에 부어가지고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곳들이 많으니까,
베트남 사람들에는 잠깐의 호기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것 같다.
인스턴트 코너에 온갖 종류의 인스턴트들이 있지만,
베트남 사람들에게 인스턴트 면은 'mì'가 전부인 것 같다.
이걸 리뷰를 할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도 하고 있는 중,
집에 먹을 게 다 떨어졌다.
아내가 집에 있을 때는 아내와 꼬미를 잘 먹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부지런히 마트랑 시장도 가고,
식재료가 집에 떨어지지 않게 노력을 했는데
지금 집에 있는 건 처가에 가져가려고 해놓은 김치 종류와 반찬, 소스들 뿐.
심지어 쌀도 없다.
그래서 집에 있는 거 이것저것 꺼내서 먹던 도중, 이게 집에 있다는 게 기억이 났다.
이걸로 끼니를 해결하는 김에 리뷰 비스무리한 글을 남기기로 했다.
두 개를 다 먹는 건 그렇고, 이번에는 닭고기 쌀국수부터.
나는 쌀국수, phở를 먹으러 가도 항상 소고기만 먹는다.
베트남에 와서 닭 요리를 먹을 때마다 '이건 좀 아닌 것 같다' 싶은 수준의 닭을 만나다 보니까, 먹기가 싫어졌다.
각설하고,
장모님께서 뚜껑에 닭고기 쌀국수 사진을 보더니, 이거 진짜 닭 들어가 있냐고 물어보셨다.
그럴 리가 없지...
구성은 넓적한 퍼(phở), 3가지 종류의 소스, 그리고 포크가 끝이다.
베트남에 처음 와서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사먹었을 때 이게 충격이었다. 포크가 들어있던 거.
안내문을 읽어보았다.
그릇에 다 넣고, 끓인 물 350ml~400ml 넣고 4분. 그러고 먹으면 된다.
컵라면에 고기 같은 게 좀 들어있는 거랑 너무 차이가 난다. 하다 못해 고기 부스러기라도 보일 줄 알았는데.
비주얼이 벌써부터 '이건 아닌 거 같은데' 느낌이 팍팍.
물은 대충 면이 잠길 정도만 넣었다.
뭔가 밍밍할 것 같다는 직감. 그런데 국물 생각하면서 물을 줄이기에는 면이 걱정이라서.
하...
나는 여기 살고 있고, 쉽게 베트남 쌀국수를 싼 가격에 먹을 수 있으니까 평가가 조심스럽기는 하는데,
나보고 한국에 사갈 선물로 고를 거냐고 물어보면 절대 No라고 말할 거다.
베트남식 쌀국수는 베트남에서 그냥 먹고, 한국에서 베트남 쌀국수를 즐기고 싶으면 한국에 있는 베트남 식당들에서 즐기는 걸로.
이건 제값을 못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차라리 다른 브랜드 제품을 사가는 게.
하... 남은 소고기 쌀국수는 어쩌지...
아마 먹을 게 없어서 조만간에 먹지 않을까 싶다.
소고기 쌀국수 먹을 때도 리뷰 글을 쓸 건데, 이건 좀 더 나은 제품이었으면 좋겠다.
먹고 내상을 심하게 입어서 그런가, 머리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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