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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냐짱(나트랑)의 특산 음식은 뭐다? - 넴 느엉 아 롱(Nem nướng A Long)에 가보았다

베트남10선비 2023. 3. 27.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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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인 평점 : ★★★☆☆(3/5)

※ 평점 사유

1) '넴 느엉'이라는 이 지역 대표 음식이 궁금하다면, 다른 곳들 굳이 갈 필요 없이 여기로 충분하다. 넴 느엉의 가장 기본적인 맛에 충실하기 때문.

2) 가게를 깨끗하게 유지하려고 노력한 흔적들이 보인다. 소스를 끓인 통도 보통 이것저것 흘린 걸 그냥 내버려두기 마련인데 그런 것도 안 보였고. 음식을 담을 때도 꼬박꼬박 위생장갑을 끼는 것도 그렇고.

3) 하지만 그럼에도 기본 평점 밖에 안 준 이유는, '넴 느엉'이라는 음식 자체가 높은 평점을 줄 만한 건 아니라서 그렇다. 구성을 보면 별로 특별할 게 없다. 베트남 가정식 스타일을 떠올리며 베트남 음식점을 찾는 사람들에겐 권할 만한 곳은 아니라서. 덤 시장에 위치한 가장 유명한 넴 느엉 가게가 분 팃 느엉(Bún thịt nướng)이나 이것저것 추가로 파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 위치 👇👇👇


'넴 느엉'이라는 음식을 사이공에서 처음 접했을 때는 분명히 다짐육을 소시지처럼 만들어서 꼬치구이로 해서 파는 형태였다.

그래서 처음 냐짱의 대표적인 음식이 넴 느엉이라고 들었을 때, 이게 무슨 개소리인가 싶었다. 그냥 길에서 숯불에 구워 파는 꼬치구이에 얼마나 바리에이션을 주면 지역 대표 음식이 된 건가 하고.

그런데 냐짱에서 처음 접했던 넴 느엉은 내가 알던 모습이랑은 좀 달랐다.

중심가를 돌아다니면 넴 느엉을 파는 가게를 많이 볼 수 있다.
덤 시장 근처에는 이 근처에서 제일 유명한 가게도 있다(현지인에게 유명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나는 여기가 제일 마음이 편하다.
구글 맵 평점을 거의 안 믿는 편인데... 여기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단 위치는 좋다.

이 길로 좀 올라가면 Tom79랑 서울이발관이 있고

이쪽 라인 지나다니면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카페.

건너편의 수입 물품 마트까지.

가격은 넴느엉 1인분에 4만 5천동. Phần은 '~인분'을 뜻하는 단어다.

그 아래에 넴 추가, '넴 쭈어(신 맛의 넴..이라고 번역하면 되려나)', '넴 쭈어 구이', '람과 라이스 페이퍼 추가'.

그 아래에는 음료가 있다.

테이블에 이파리에 쌓여 있는 뭔가가 보인다. 이게 '넴 쭈어'다.

고기 다진 것에 이것저것 향신료 등을 넣고 바나나 잎이나 다른 잎 등에 싸서 상온에 발효를 시켜서 익힌다.

(정확히는 ủ라는 방식인데, 이건 열을 가하거나 식히거나 하는 행위 없이 그대로 상온에 두는 걸 말한다. 반죽을 만들어서 ủ를 하면 상온 발효하는 거고, 차에 뜨거운 물을 부어서 ủ를 하면 차를 우리는 것.)

그러다보니 진짜 신선한 고기가 아니라면 이 음식을 만들어 먹기는 위험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넴 쭈어에 조금이라도 자신 없는 집은 팔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생각보다 모양이 작고, 안에 또 다른 잎이 있었다.

이걸 만드는 방식도 각 지역이나 집마다 특색이 있다보니, 우리 처가에서 만드는 방식이랑 또 달랐다.

아내가 궁금해서 물어보니 뭐라고 알려주셨는데, 내가 뭔 식물인지 못 알아들었다;;;

아내는 처가 뒷마당에서 본 적이 있다고 말을 하는데, 식물은 1도 모르는 나로서는 도대체 뭘 봤다는 건지 알 수가 있어야...

장모님이 만드신 건 엄청 시큼해서 혀가 아릴 정도인데. 이건 별로 그런 맛이 없었다.

가게 주인 분도 느억 맘 찍어 먹으라고 이야기를 했다.

Nước mắm ớt tỏi인 듯.

나는 옆에 있는 Sa tê랑 비슷하게 보여서, 뭘 두 개나 올려 놓은 거지? 했는데, 아내가 이건 건더기가 위로 뜨고 아래에 액체가 있어서 nước mắm이라고 했다.

맛을 보니 확실히 그랬다.

냐짱, 아니 정확히는 냐짱 북쪽의 닌화(Ninh Hòa)라는 지역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보통 이 지역에서 제일 유명한 도시가 냐짱이고, 닌화에서 냐짱이 그렇게 먼 것도 아니다보니 자연스레 냐짱의 대표음식이 되었다.

그래서 이 음식은 단순하게 Nem nướng이라고만 부르지 않고, Nem nướng Nha Trang이나 Nem nướng Ninh Hòa라고 부른다.

메뉴 구성 중에서 정확히는 가운데 보이는 고기가 넴 느엉인게 맞고, 이 지역에서 넴 느엉을 먹는 방식이 발전을 해서 정착된 형태가 바로 이것이다.

가게에 따라서는 여기에 Bún tươi를 같이 주기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넴 느엉 냐짱이 '특산'으로 불리는 이유 첫 번째가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오이, 그리고 무와 당근 초절임은 특별할 게 없지만, 채썰기를 해놓은 저 초록색이 포인트.

바로 '망고'다.
카잉화 지역의 특산으로 꼽힐 정도로 망고가 많이 재배되는 지역이다보니, 여기에 생망고를 얇게 썰거나 채썰어서 같이 먹는다.

한국에서 월남쌈 때문에 라이스 페이퍼가 꽤나 대중화되었다.
베트남어로는 바잉 짱(Bánh tráng).

그래서 많은 분들이 물에 적셔가지고 먹는 버전만 생각하지만, 라이스 페이퍼는 함유된 성분에 따라 다르고, 지역별로 특색있는 라이스 페이퍼들도 있고... 정말 다양하다.

라이스 페이퍼로 뭔가 요리를 할 생각이라면 뒤에 성분정보를 보지 않으면 안 된다. 쌀이 얼마, 타피오카가 얼마... 그거에 따라서 이걸 튀길 수 있는지, 물에 적셔서 먹는 게 맞는지 등등이 조금씩 달라진다고. 물론 맛도 다르고.

내가 지금까지 가본 넴 느엉 집에서 이 라이스 페이퍼가 안 나온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여기는 좀 길게 잘라주는 듯? 아닌가? 다른 데랑 규격이 똑같나?

아무튼. 이건 이대로 먹는데, 굉장히 질기고 이미 수분이 함유된 느낌이 있다.

이 라이스 페이퍼는 Bánh tráng phơi sương이라는 것으로 떠이 닌(Tây Ninh) 성이 특산지이다.

이름에 '안개에서 말렸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밤에 널어놓아서 안개와 이슬을 머금게 하는 게 특징이라고.


<먹는 방법>

별 것 없다. 그냥 라이스 페이퍼에 재료 넣어서 말아가지고 먹으면 된다.

라이스 페이퍼에 야채를 올린다.

나는 보통은 상추만 올려서 먹는데, 사진 찍으려고 이것저것 더 올렸다.

일단 오이를 올리고,

생 망고도 듬뿍

생 망고는 새콤한 맛으로 먹는다. 그래서 이런 요리들에는 궁합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무랑 당근도 사뿐히.

아, 이걸 위에서 설명을 안 했구나.

보통 넴 느엉의 본체인 고기 말고 'Bánh tráng chiên giòn'이나 'Ram'으로 불리는, 라이스 페이퍼 튀김도 같이 나온다. 이것도 포인트 중 하나.

그렇지만 이게 위에서 언급한 '냐짱의 특산인 이유'인 것은 아니다! 두 번째 이유는 아래 곧 나온다.

이렇게 둘둘 말면 된다.

우리 집안은 어느 순간부터 집에서 김밥 만들어 먹을 때, 재료를 쭉 늘어 놓고, 김을 4등분 한 다음 알아서 싸먹는 방식으로 먹기 시작했다.

넴 느엉을 먹으면 언제나 그게 떠오른다.

이렇게 소스를 찍어먹으면 된다.
본체가 고기라고 말을 하긴 했지만, 사실 넴 느엉 잘하는 집과 못하는 집을 가르는 건 이 소스다.
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보면 소스를 만드는 법이 단순해 보이는데,
항상 그렇듯 각 가게는 자기만의 포인트들이 있다.

여기 소스,
맛은 있는데 나는 매콤하게 먹고 싶어서 사떼를 첨가했다.
아내도 매운 걸 선호해서 사떼를 넣었다.

느억 맘 맛을 보니까, 소스에 느억 맘을 넣어서 먹어도 나쁘진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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