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린이 출산 후, 냐짱에 돌아와서 22-12 병원을 방문했더니 의사 구성이 완전 개판이 되면서
요즘은 급한 일 아니면 다른 병원으로 가고 있는 중이다.
6개월 무렵부터 하린이 이빨이 나기 시작하면서,
최근 한국에서는 필수 코스가 된 '불소 도포(불소 바니쉬, Fluoride Varnish)'에 대한 고민이 커져가고 있다.
이 나라는 아이에게 불소는 위험한 물질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유아용 치약을 아무리 찾아도 무불소 치약 뿐이고
Concung에서 겨우 찾은 건 태국에서 생산된 500ppm 짜리... 사실 안 쓰느니만 못하지만 이거라도 있어야겠다 싶어서 이걸 쓰고 있는 중.
아무튼 인터넷에 자료를 찾아보면 베트남 의사들도 유아 불소 도포에 대한 걸 조금씩 홍보하고 있는 듯 했지만... 냐짱에서는 가능한 치과가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살펴 본 자료들 중 '빈멕'이 출처인 자료가 하나 있었다.
빈멕은 국제 병원으로 전국이 동일할 거라는 기대로 빈멕에 문의를 하러 가기로 했다.
원래 토요일이 오프인 날이라서, 토요일에 같이 가려고 했는데
전화를 걸었더니 토요일은 오전만 하는데 이미 예약이 다 차서 진료를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때부터 느낌이 쎄했다.
도대체 얼마나 소아과 예약을 많이 했다고 토요일에 진료가 안 될 정도지...?
원래도 가격 대비 의료의 질과 수준은 그렇게 높지 않아서 돈 값 못하는 병원이라는 생각 밖에 안 드는 게 냐짱 빈멕인데.
아무튼 일단 믿을 구석이 빈멕 밖에 없어서 월요일에 아내가 하린이를 데리고 방문을 하기로 했다.
빈멕의 장점부터 먼저 이야기를 하자면,
1번. 시설 완전 깨끗하다. 다른 병원들 의료 시설의 수준이 걱정되어서 못 가겠다... 그러면 그냥 빈멕 가는 게 낫다.
2번. 의사를 제외한 나머지 서비스가 친절하다. 접수, 경비, 간호사 등등... 오로지 의사만 ㅈ같다.
요즘 빈패스트의 Taxi Xanh이 힘을 못 추는지, 다시 마이링이나 꾹떼 택시로 바뀐 곳들이 좀 있던데
여기는 Taxi Xanh이 고정인 모양이다.
진짜 시설의 깨끗, 쾌적은 냐짱의 다른 병원에서 절대 느낄 수 없다.
의료 서비스가 시설의 반만 따라가도 돈 값 한다고 느낄 텐데...
아무튼 오늘 아내가 진료를 받고 오면서 열이 많이 받았던지 카톡부터 시작해서 내 퇴근 후까지 줄창 병원 이야기를 했다.
같은 말 반복 잘 안하는 아내가 무한 되풀이를 할 정도면...
빡침의 '기(起)'
일단 내가 한창 바빠서 정신없을 때 아내가 갑자기 '하린이 베트남 여권 사진' 있냐고 물었다.
다른 병원에서 아내가 그냥 이름하고 생년월일, 주소만 말하면 등록이 되던데...
여긴 베트남인, 그것도 8개월 된 애기 진료에 여권을 내놓으라니?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아내에게도 여권 사진을 요구했다고 했다.
이게 무슨? 아내 CCCD 늘 가지고 다니는데 왜?
그래서 그 바쁜 와중에 짬을 내서 아내 여권 사진을 찾아서 전송했다.
빡침의 '승(承)'
일단 의사 상담료가 개같이 비싸다.
우리가 요즘 자주 방문하는 올림피아가 처음 접수 때 의사 상담료로 7만동, 우리 집 근처의 22-12 병원이 15만동이다.
그런데 여기는? 30만동으로 22-12 병원의 2배가 비싸다.
사실 이 포인트는 의사가 30만동 값을 하면 아무것도 아닌 포인트이다.
문제는 7만동 의사보다 엉망이라는 데에 있는 것.
빡침의 '전(轉)'
의사가 돈 값을 못한다.
일단, 우리의 목적은 '하린이 유치의 불소도포'였다.
그리고 빈멕이 출처인 자료를 보았기 때문에, 적어도 빈멕에서는 불소도포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빈멕을 찾아간 것이다.
그런데 아내가 만난 의사(나이가 좀 많은)는 아내가 질문을 하자마자 '안 된다'고 답하고 끝냈다고 한다.
아내가 자꾸 이것저것 물으니 '베트남의 식수에는 불소가 어쩌고저쩌고'하면서 집에서 음용하는 음용수랑 사용하는 수돗물, 아이가 사용하는 칫솔 등등 이런 거 막 검사를 해봐야 불소도포가 가능한지 여부를 체크할 수 있다...'가 답변의 끝이었다.
아니, 그런 검사를 해야 하면, 식수랑 수돗물 샘플하고 칫솔을 가지고 재방문을 하라고 하던가.
아내가 자꾸 이것저것 물으면서 방법을 묻자,
'불소는 아이에게 유해한 성분이므로 안 된다'는 답변으로 일축해버렸다. 그냥 안 된다가 결론인 것.
??? 이 새끼가???
빡침의 '결(結)'
아내가 결국 포기를 하고, 하린이의 치아 관리법이나 추천할 만한 치약, 칫솔 관리 등등 유아의 치아 관리 전반적인 걸 계속 물었다.
그러나 의사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나도 하지 않고,
입 한 번 벌려보더니 아이 혀가 짧다고 뗏 연휴 기간 끝나고 설소대절제술을 받으러 오라고, 예약하고 가라고 했다
?????? 이 새끼가???
너 의사 맞냐?
8개월 짜리한테 설소대절제술을 하라고?
미친 새끼 아냐?
저번에 올림피아 병원에 피부 때문에 검진을 갔는데
이것저것 종합적으로 검사를 해주면서 아내의 질의에 응답을 해주었다.
그때 '하린이 혀가 현재 좀 짧아 보이긴 하지만, 18개월이 지나고 본격적으로 말을 하면서 발음에 문제가 있으면 그때 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심지어 한국에서 간단한 자료만 읽어봐도 설소대절제술은 최소 18개월에 발음에 문제가 심할 경우에만 추천하고
유아의 경우는 구강에 문제가 없지만 수유 시 문제가 되거나 계속 엄마의 젖꼭지에 상처가 생기는 경우 등에만 수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걸로 나오는데...
혀 내밀기 시작할 때 혀도 잘 나오고 했는데 이 새끼는 그냥 입 한 번 벌려보더니 그냥 절제술 받으러 오라고...
빡침의 '화룡점정(畵龍點睛)'
그리고 더 열받는 건, 지금까지 아내의 질문에는 하나도 답변을 안 해주더니,
아이에게 스마트폰이나 TV 보여주지 말라고 아이의 집중력에 안 좋다면서 개뜬금없는 소리를 했다.
그건 의사 아니고 영양사인 하린이 친할머니도 지나가는 말로 할 수 있는 소리다 임마...
ㅅㅂ 유튜브에 육아 채널 잠깐만 봐도 충분히 들을 수 있는 조언 하나에 입 한 번 열어보고 무조건 수술시키라는 말 한 마디에 30만동을 받아?
기다린 건 30분이 넘는데, 의사 만나고 나온 시간은 3분이면... 깔끔한 빈멕 복도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까지 계산해서 30만동인 거겠지?
그밖에도 아내가 복도에서 대기하면서 들었던 외국인 환자에 대한 뒷담화 등 몇 가지가 더 있지만
우리 하린이 진료랑은 관계 없는 이야기이므로 패스.
한국이나 러시아 등 외국인 위주로나 냐짱 빈멕 후기에 엄청 칭찬을 하지,
베트남인들 후기 보면 아주 가관이다.
아까 아내가 빡쳐서 구글맵 후기를 읽어보다가 재밌는 내용을 찾았는데
거기에 '가벼운 병인데 무조건 수술 시켜서 돈 벌려고 위중하다고 의사가 구라를 쳤다'는 내용이 있었다.
하...ㅅㅂ 할말은 많지만 더는 안 해야지.
진짜 위급할 때만 22-12 병원에 뛰어가고, 일반적인 건 전부 올림피아 병원에 가야겠다.
한국에서 해야할 거 있으면 한국에서 하고.
불소도포는 나중에 기회되면 한국 가서라도 해야지...
어떻게 국제병원이라는 데가 이따구인지...
뭐, 이용객 본인이 만족했다면 상관 없지만 우리 부부 입장에서는 이만큼 개같은 병원이 또 없다.
'후기&리뷰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냐짱(나트랑) 한식당 '압구정'에서 해물조개찜 먹은 이야기 (3) | 2024.11.03 |
---|---|
현재까지의 냐짱(나트랑) 중국집 네 곳 초간단 정리 (0) | 2024.03.31 |
오랜만에 베트남 치킨플러스 시켜 먹은 이야기 (3) | 2023.11.22 |
[후기] 부산 송정 해수욕장 앞의 베트남 음식점 '호이안'에 가보았다 (2) | 2023.09.20 |
선물용 달랏 와인을 구매해봄 (0) | 2023.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