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3.09 - [한때는 내 전공이었던 것들/동파역전 정리] - [동파역전] 9. 소축괘(小畜卦,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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履虎尾, 不咥人, 亨. 彖曰, “履柔履剛也. 說而應乎乾, 是以‘履虎尾, 不咥人, 亨.’ 剛中正, 履帝位而不疚, 光明也.”
履之所以爲履者, 以三能履二也. 有是物者不能自用, 而無者爲之用也. 乾有九二, 乾不能用而使六三用之. 九二者, 虎也. 虎何爲用於六三而莫之咥? 以六三之應乎乾也. 故曰“說而應乎乾, 是以履虎尾, 不咥人亨.” 應乎乾者, 猶可以用二, 而乾親用之不可, 何哉? 曰, 乾剛也, 九二亦剛也. 兩剛不能相下則有爭, 有爭則乾病矣. 故乾不親用而授之以六三. 六三以不校之柔而居至寡之地, 故九二樂爲之用也. 九二爲三用, 而三爲五用, 是何以異於五之親用二哉? 五未嘗病而有用二之功, 故曰‘履帝位而不疚, 光明也.’ 夫三與五合, 則三不見咥而五不病. 五與三離, 則五至於危而三見咥. 卦統而論之, 故言其合之吉, 爻別而觀之, 故見其離之凶. 此所以不同也.
리괘가 리괘인 이유는 삼효가 이효를 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물건을 가진 자는 스스로 활용할 수 없으며, 갖고 있지 않는 자가 이것을 활용하게 된다. 乾卦가 구이효를 갖고 있지만 乾은 활용할 수 없으므로 육삼효로 하여금 활용하게 한다. 구이효는 호랑이다. 호랑이가 어떻게 육삼효에게 이용되면서도 이것을 물지 않는 것인가? 육삼효가 乾에 호응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기쁘게 건에 호응하기 때문에 호랑이 꼬리를 밟아도 사람을 물지 않으니 형통하다’고 말한다. 혹자가 물었다. 건에 호응하는 자도 오히려 이효를 활용할 수 있는데 건이 친히 그것을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왜인가? 이에 답한다. 乾은 剛하고 구이효 또한 剛하다. 두 강함이 서로 낮출 수 없다면 다툼이 일어나고, 다툼이 일어나면 건이 병든다. 그러므로 건이 친히 활용하지 않고 육삼효에게 이것을 주는 것이다. 육삼효는 온전한 부드러움으로 지극히 미약한 위치에 머무르기 때문에 구이효가 즐겁게 이를 위해 활동한다. 구이효는 삼효를 위해 활동하고, 삼효는 오효에게 이용되니, 이것이 어찌 오효가 이효를 친히 활용하는 것과 다르겠는가? 오효가 병을 겪지 않고서도 이효의 공을 활용하므로, ‘제위를 밟아도 병폐가 없으니 광명하다’고 말한 것이다. 삼효와 오효가 합하면 삼효는 물리는 일이 없고 오효는 병이 없다. 오효와 삼효가 멀어지면 오효는 위태함에 이르고 삼효는 물리게 된다. 卦라는 것은 하나로 묶어서 논하는 것이므로 이들을 합했을 때의 길함을 말한 것이고, 爻라는 것은 나누어서 보는 것이므로 떨어졌을 때의 흉함을 보는 것이다. 이것이 (괘사와 효사가) 같지 않은 까닭이다.
象曰, “上天下澤履. 君子以辨上下, 定民志.” 初九, 素履往, 無咎. 象曰, “素履之往, 獨行願也.”
履六爻, 皆上履下也. 所履不同, 故所以履之者亦異. 初九獨無所履, 則其所以爲履之道者, 行其素所願而已. 君子之道, 所以多變而不同者, 以物至之不齊也. 如不與物遇, 則君子行願而已矣.
리괘의 여섯 효는 모두 위가 아래를 밟는 것이다. 밟고 있는 것이 똑같지 않으므로, 그것을 밟게 된 이유 역시 다르다. 초구만 유독 밟고 있는 것이 없으니, 履의 도를 행하는 방법은 본바탕이 원하는 바를 행하는 것일 뿐인 것이다. 군자의 도에 있어서 다양하게 변하여 같지 않은 이유는 사물의 극에 달한 형태가 가지런하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사물과 마주하지 못했다면, 군자는 원하는 바를 행할 뿐인 것이다.
九二, 履道坦坦, 幽人貞吉. 象曰, “幽人貞吉, 中不自亂也.”
九二之用大矣, 不見於二而見於三. 三之所以能視者, 假吾目也; 所以能履者, 附吾足也. 有目不自以爲明, 有足不自以爲行者, 使六三得坦途而安履之. 豈非才全德厚, 隱約而不慍者歟? 故曰‘幽人貞吉.’
구이효의 작용은 크나 이효에서 보이지 않고 삼효에서 보인다. 삼효가 볼 수 있는 이유는 나(이효)의 눈을 빌렸기 때문이고, 삼효가 밟을 수 있는 까닭은 나(이효)의 다리에 붙어있기 때문이다. 눈이 있지만 스스로 밝히지 않고, 다리가 있지만 스스로 가지 않는 것은 육삼효로 하여금 평탄한 길을 얻어서 편안히 밟게 하려는 것이다. 이것이 어찌 재능이 온전하고 덕이 두터우며, 생각은 심오하게 하며 원망하지 않는 자가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숨은 자가 곧으면 길하다’라고 한 것이다.
六三, 眇能視, 跛能履. 履虎尾, 咥人凶. 武人爲于大君. 象曰, “眇能視, 不足以有明也. 跛能履, 不足以與行也. 咥人之凶, 位不當也. 武人爲于大君, 志剛也.”
眇者之視, 跛者之履, 豈自能哉? 必將有待於人而後能. 故言眇跛者, 以明六三之無能, 而待於二也. 二虎也, 所以爲吾用而不吾咥者, 凡以爲乾也. 六三, 不知其眇而自有其明, 不量其跛而自與其行, 以虎爲畏己而去. 乾以自用虎, 見六三而不見乾焉, 斯咥之矣. 九二有之而不居, 故爲幽人; 六三無之而自矜, 故爲武人. 武人見人之畏己, 而不知人之畏其君. 是以有爲君之志也.
애꾸눈이 본다고 하는 것과 절름발이가 걷는다고 하는 것이 어찌 스스로 능숙히 하는 것이겠는가? 반드시 다른 이의 도움에 기댄 이후에야 능숙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애꾸눈과 절름발이라고 말한 것은 육삼효가 무능하여 이효에 기대어야 하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효는 호랑이인데, 나에게 이용되고도 나를 물지 않은 것은 ‘건’이기 때문이다. 육삼은 애꾸눈임을 알지 못하고 자신에게 밝음이 있다고 하며, 절름발이임을 헤아리지 않고 스스로 다닐 수 있다고 생각하며 호랑이가 자기를 두려워하여 떠난다고 여긴다. (그러나) 건은 스스로 호랑이를 활용하면 육삼을 보고, 건이 보이지 않으므로 물어버리는 것이다. 규이는 소유하고 있지만 머물지 않기 때문에 ‘幽人’이 되고, 육삼은 소유하는 것이 없지만 스스로 자랑하기 때문에 ‘武人’이 되는 것이다. 무인은 남들이 자기를 두려워하는 것만 보고, 남들이 그 군왕을 두려워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 이 때문에 군왕이 되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九四, 履虎尾, 愬愬終吉. 象曰, “愬愬終吉, 志行也.”
愬愬, 懼也. 九二之剛, 用於六三. 故三雖陰而九二之虎在焉, 則三亦虎矣. 雖然非誠虎也. 三爲乾用而二輔之, 四履其上, 可無懼乎? 及其去乾以自用, 而九二叛之, 則向之所以爲虎者亡矣. 故始懼終吉. 以九四之終吉, 知六三之衰也. 六三之衰, 則九四之志得行矣.
‘색색’은 ‘두려워하다’이다. 구이효의 강함이 육삼효에게 쓰인다. 때문에 삼효가 비록 음효이지만 구이효의 호랑이가 이에 있으니 삼효 또한 호랑이다. 비록 그러하지만 진실된 호랑이는 아니다. 삼효가 건을 위해 쓰이고, 이효가 이를 도우며, 사효가 그 위를 밟고 있으니 두려움이 없을 수 있는가? 그것이(삼효가) 건을 버리고 스스로 써서 구이효가 그를 배반하는 지역에 미쳐서는 지향하는 바가 호랑이인 까닭이 사라진다. 그 때문에 처음에는 두려워도 끝내 길한 것이다. 구사의 효가 마지막에 길한 것으로, 육삼이 쇠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육삼이 쇠퇴하면 구사의 뜻이 실행된다.
九五, 夬履, 貞厲. 象曰, “夬履貞厲, 位正當也.”
九二之剛, 不可以剛勝也. 惟六三爲能用之. 九五不付之於三, 而自以其剛決物, 以此爲履, 危道也. 夫三與五之相離也, 豈獨三之禍哉? 雖五亦不能無危. 其所以猶得爲正者, 以其位君也.
구이효의 剛함은 剛함으로 이길 수가 없다. 오직 육삼효라야 능히 쓸 수 있다. 구오효가 육삼효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그 강함으로써 결단을 하는데, 이를 가지고 ‘밟는다’라고 여기면, 위태로운 도이다. 무릇 삼효와 오효가 서로 떨어지는 것이 어찌 오로지 삼효의 재앙이겠는가? 비록 오효 또한 위태로움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오효가) 오로지 올바를 수 있는 까닭은 그 지위가 군왕이기 때문이다.
上九, 視履, 考祥其旋, 元吉. 象曰, “元吉在上, 大有慶也.”
三與五, 其始合而成功, 其後離而爲凶. 至於上九, 歷見之矣. 故視基所履, 考其禍福之祥, 知二者之不可以一日相離也, 而復其舊, 則元吉. 旋, 復也.
삼효와 오효는 처음에 합일하여 공을 이루지만 그후에는 떨어져 흉함이 된다. 상구효에 이르면 되돌이켜 살펴본다. 그러므로 그 밟아온 것들을 살펴보고 화와 복의 조짐을 숙고하며 2가지가 하루라도 서로 떨어져서는 안 되는 것임을 알아 그 옛 상태를 회복하므로 크게 길한 것이다. '선'은 '회복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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