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엔의 남편, 꼬미 아빠로 살아가기

부모급여+아동수당 신청 / 거의 3년 만에 방문한 도마큰시장의 베트남 흔적들 / 하린이 백신 관련으로 보건소 간 이야기

베트남10선비 2023. 9. 23.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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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각 날짜에 맞춰서 일기로 쓰려고 했는데,

이것저것 정신없이 하다보니 순위가 뒤로 밀리기도 했고

한국의 초가을 날씨에 적응하지 못한 띠엔과 하린이, 특히 하린이의 감기로 인해

컴퓨터는 고사하고 핸드폰으로 기사를 읽을 시간도 극히 적어지고 있다.

 

아무튼 기억나는 것들을 날짜 상관없이 대충 짬뽕해서 올려놔야겠다.

 


 

<1> 부모급여를 신청하러 주민센터를 간 이야기

 

인터넷을 통해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 대한 여러 가지 지원책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린이 주민등록번호 생긴 이후에, 세대주인 하린이 할아버이 아래로 건강보험도 신청했고

시간이 날 때 복지로(https://www.bokjiro.go.kr)를 통해 신청을 하자 해서 들어갔었다.

 

일단 내용들이 복잡하기는 했지만, 부모급여가 제일 금액수가 많아서 이걸 신청하려고 했는데

복지로 사이트에서는 신청이 불가능했다.

왜냐하면 우리 띠엔이 주민등록도 없고, 외국인등록번호도 없이 오로지 방문 비자인 C-3-1으로 한국을 들어왔기 때문.

아이의 엄마에 대한 정보가 없으니 다음 단계 진행이 되지를 않았다.

 

그래서 여유가 있을 때 혼자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업무 마감 1시간 전 쯤에 도착을 했다.

우리가 해외 거주중이고, 아이는 해외에서 태어났으며 1달 후 출국을 할 예정이다 등등의

구체적인 정보를 오픈하고 담당 공무원 분과 상담을 받았다.

 

일단 해외 출국 후 30일 이상 경과하면 지급이 취소될 것이라며

신청을 진행하시겠냐고 물어보셨다.

우리 출국까지 아직 1달 남았으니, 짧게는 1달 길게는 2달치는 받을 수 있겠다 싶어서 신청을 해보기로 했다.

 

올해 아동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이 정리된 자료를 통해 안내를 해주시고,

내가 써야 할 서류를 체크하면서 설명을 해주셨다.

 

나는 부모급여만 생각을 했었는데, 아동수당도 같이 받을 수 있었나 보다.

그리고 대전시에서 지급하는 것이 하나 있어서, 내 주민등록을 조회했다.

서구에서 출산지원금이 있는데, 이번에 처음 베트남에서 한국에 방문을 한 아내가 받기에는 힘든 형태여서 포기를 했다.

 

그리고 첫만남 지원금과 기저귀, 조제분유 바우처 등을 설명하시며 국민행복카드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셨다.

와... 뭐가 이리 복잡하냐.

 

내가 '국민행복카드는 또 뭐예요?'하면서 얼타자, 

보다 못한 담당 공무원께서 지침의 한 부분을 꺼내 보여주시면서 사진을 찍어 가라고 도와주셨다.

 

그리고 대전광역시에서 배포하는 자료를 하나 읽으라고 주시고,

신청 작업을 진행하셨다.

 

신청이 다 끝나고,

가려고 하는 나를 잠깐 붙잡고 뭔가를 확인하더니 미역을 주셨다.

도마2동 새마을부녀회에서 나눠주시는 거라과 하는데

우리 띠엔이 아주 기뻐했다.

이건 베트남 가지고 갈 예정이다.

 


<2> 오랜만에 도마큰시장에 방문을 했는데...

 

어머니께서 쉬시는 날, 하린이를 보고 있을테니

띠엔과 나 둘이 시장을 다녀오라고, 먹을 것과 과일을 좀 사오라고 보내주셨다.

나도 걸어서 주변 동네를 걷는 게 거의 3년 만이고

띠엔과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은 처음이었다.

 

시장을 방문하는 건 3년이 훌쩍 넘은 것 같은데...

뭔가 못 보던 것들이 많았다.

특히, 베트남의 흔적이 가득했다.

 

내가 3년 전 베트남에 건너오기 전에

배재대 앞의 어디 고깃집에서 밥 먹을 때, 옆 테이블에 베트남 학생들이 있는 걸 보고

이쪽 동네에도 베트남 유학생들이 많구나, 했지만

3년 사이에 이 정도까지 되었을 줄이야.

 

아내도 굉장히 신기해했다.

여기 phở는 무슨 맛일까?

그런데 사이공 쌀국수라고 써놓고, 한국어로는 베트남 쌀국수라니 ㅎㅎ...

진짜 사이공 사람이라면 hủ tiếu가 더 맛있겠지??

 

시장이 오랜만이라, 우리의 본목적을 수행하기 전에

구석구석을 다녔는데... 전에는 없던 가게들이 보였다.

와... 별 게 다있구나 싶었다.

고정적인 수요가 꽤 있으니 가게를 연 것이겠지?

게다가 항상 말하는 것이지만, 베트남 사람들 중에는 한국 음식을 입에 대기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꽤 된다.

그래서 베트남 식재료들을 찾는 사람들이 한국 내에도 꽤 있을 것 같기는 하다.

 

그리고 또 구석으로 가보니,

와...

가게 이름이 항아 잡화(Tạp hóa Hằng Nga)인데, 가게 주인 분의 진짜 이름인 걸까?

베트남어로 Hằng Nga는 중국 고대 신화에 나오는 월궁(月宮)의 항아(姮娥)이다.

 

그리고 우리가 포도와 사과를 사기 위해 돌아다니다가 또 이런 가게를 보았다.

여기는 닫혀있는데, 지금이 업무 시간이 아닌 걸까?

임대 같은 게 안 붙어 있는 걸로 봐서는 폐점한 가게 같아 보이진 않았다.

 

아무튼 거진 3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시장도 곳곳이 바뀌었고

베트남 가게가 이렇게까지 늘어났다는 것에 놀랐다.

 


<3> 하린이 백신 관련 보건소를 간 이야기

 

베트남에서 하던 하린이 예방접종 일정에 따르면

이번달 17일에도 6가 백신, 폐렴구균을 접종해야 했다.

VNVC에서 저번 달에 접종할 때 한국에서 접종을 계속하기 위해 영문 접종증명서를 발급받았고,

상담한 의사 선생님은 만약 한국에 백신이 없어서 접종을 못하더라도

베트남에 돌아와 추가 접종을 하면 된다고 했다.

 

우리는 일단 외국에서 접종한 기록들을 잘 챙겨서 한국에 왔고

일정에 맞춰서 보건소를 방문했다.

사실 이 과정에 온갖 일들이 있기는 했지만... 이건 패스.

 

예방 접종이야 국가에서 보조하기 때문에 백신을 보유한 병원을 가면 되지만,

한국에서 하린이의 접종 기록이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도우미에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서

보건소에서 예방 접종 기록을 등록하는 것이 먼저였다.

 

이건 VNVC에서 접종했던 기록들이다.

해당하는 백신과 백신의 제품, 그리고 접종 날짜가 잘 나와있다.

 

그런데 여기에 BCG가 없어서, BCG는 안 맞으셨냐고 담당 공무원 분께서 물어보셨다.

 

그건 처가에 있을 때 맞았지.

 

처가에서 두 차례 맞은 기록도 제출했다.

BCG, HBV라는 영어 기록도 있고 날짜도 적혀 있고 도장도 있으니 크게 문제는 없었다.

 

이걸 각 1부씩 복사를 하시고 데이터베이스에 입력을 하시는데,

처가에 있을 때 맞았던 이 기록지가 수기로 기록되어 있어서 그런지 날짜 기록이 엉망이고

또 베트남은 한국과 다르게 [dd.mm.yyyy] 순으로 날짜를 표시하기 때문에 혼란스러워 하셨다.

보통 우리가 쉽게 접하는 미국식 날짜 표기는 [mm.dd.yyyy]로 되어있으니 ㅎㅎ

 

그리고 이걸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한 다음에 백신에 대해서 상담을 했다.

사실 나는 데이터베이스 입력보다는 이게 중요했다.

왜냐하면 한국의 예방접종 일정이 베트남과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VNVC에 예방접종을 하러 가서 상담을 받으면 접종 일정이 완전히 빼곡한 일정표를 볼 수 있다.

거의 1달에 1번은 무조건 방문해야 하는 일정표다.

한국과 비교해보면 한국은 널널 그 자체인 셈.

 

2개월차에 베트남에서 DTaP-IPV-HepB-Hib 6가 백신으로 접종을 했다. 그리고 로타바이러스는 RV1에 해당하는 로타릭스로 접종했고.

한국은 DTaP-IPV-Hib 5가 백신으로 B형 간염과 나누어서 접종을 한다.

그런데 한국은 2개월차 접종 후 2차 접종을 4개월차에 하는데, 베트남에서는 3개월차에 접종을 한다.

이것 때문에 우리가 베트남 일정에 따라서 접종을 할 수 있는지 궁금했다.

 

아니나 다를까.

한국 접종 일정에 비하면 이르게 맞아서 지금은 접종할 게 없다는 답변과 함께,

한국이 아니라 베트남에 계속 거주할 예정이라면 베트남에 가서 베트남의 일정에 맞춰서 접종을 하는 것이 아이에게 최선이라고 한다.

 

그래서 한국에서 맞는 건 일단 포기를 해야할 듯.

하지만 우리의 향후 계획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등록을 해놓은 건 잘한 일이라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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