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롱 신자의 가톨릭 이야기

냐짱(나트랑) 대성당에 하린이 증조할머니 드릴 성물 사러 다녀옴

베트남10선비 2023. 9. 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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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한국에 1달 살기(...?)를 하러 갈 예정이다.
아직 우리 하린이를 직접 본 적이 없는 친가 가족들을 위한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
 
아내 띠엔의 입장에선 시댁 첫 방문이라서,
머리 속에는 온통 어떤 선물을 사가야 하나 하는 걱정이 가득했다.
 
일단 하린이의 증조할머니인 우리 할머니를 위해선 성당에서 성물을 사기로.
나같은 나이롱 신자와 다르게 할머니는 열성적이시므로,
여기에서 성물을 사다드리면 좋아하실 듯하여 그렇게 정했다.
 

냐짱 대성당은 몇 번 안으로 들어가봤고,
앞에서 돈 걷는 사람들이랑 투닥거려본 결과 여기에서 이렇게 사진 찍고 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우리 하린이는 첫 방문이네~
아내가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서 여기서 세례를 받기는 뭐하고,
가능하다면 추후에 한국에서 받거나, 더 큰 다음 본인이 선택하게 해야지.
 

성물방으로 왔다.
아내가 앞장섰지만, 가톨릭 신자가 아니라 아무것도 모르기에 결국 내가 다 골랐다.
 
벽에 오픈 시간이 써있기는 하는데, 100% 정확하게 지키는 걸 본 적이 없다.
일찍 닫고 싶으면 일찍 닫고, 사정이 있어서 안 열어도 통보하지 않는...
전형적인 베트남스러운 가게.
 
솔직히 성화나 양초 이런 건 산청 할머니 댁에도 넘쳐나고,
대부분의 성물은 한국에서도 많이 본 듯한 것들 뿐이다.
게다가 나는 여기가 '베트남'이라는 것 때문에 품질에 대해서도 항상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무튼 개인적으로 묵주를 사모으는 취미가 없다면
내 생각에는 이 두 가지가 제일 의미있지 않을까 한다.
 

1) 라방의 성모님(Our Lady of La Vang, Đức Mẹ La Vang)

베트남에는 총 4개의 마이너 바실리카(Minor Basilica)가 존재한다.
그 중의 하나는 성모님 발현지로 인정을 받은 '라방 성지'이다.
꽝찌(Quảng Trị) 성 하이랑(Hải Lăng) 현에 위치하고 있는 이 성지는 1798년에 천주교 금령을 피해 산속 깊은 정글로 피신을 간 사람들에 의해 목격된 것으로 전해진다.
'라방(La Vang)'이라는 명칭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는데, 제일 유력한 설로 꼽히는 것은 이 지역이 매우 궁벽하고 정글이 우거져서,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 연락을 하기 위해서 아주 크게 '소리쳐야(La)'했고, 그 소리가 산과 정글에 크게 '울려퍼져(Vang)'서 이 지역 이름이 'La Vang"이 되었다는 설이다.
 

2) 논라를 든 성모님(Đức Mẹ Nón lá)

베트남의 전통 모자인 '논라(Nón lá)'를 든 성모 마리아의 상이다.
뭔가 교리나 교회사적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어느 지역이나 그렇듯 가톨릭이 강세인 지역에는 그 지역의 특색을 지닌 형태의 성상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베트남에도 이런 류가 있다는 것이 별로 놀랍진 않다.
조각상을 설계, 제작하는 회사인 빅토리아-콜렉션(Victoria-collection)이 설계하고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성모상이라는 점 정도가 특징일 듯하다.
 


우리는 총 2가지를 할머니 선물로 골랐다.
 
하나는,

제일 무난한 선물인 묵주로 골랐다.
집에 당연히 묵주야 많지만.
 
그리고 성상 중에는

논라를 든 성모님으로 골랐다.
라방의 성모님이 더 베트남 가톨릭사에서 의미가 있겠지만, 나는 이게 더 집에 두기에 예쁜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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