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반쯤 냐짱에 도착해서,
집에 들어와 샤워하고 바로 잠을 잤는데
갑자기 눈이 떠져서 시계를 보니 경기가 막 시작했을 시간이었다.
그래서 눈을 뜬 김에 경기를 보려고 라이브방을 들어가던 중 미국의 득점이 발생했다.
<나름의 리뷰>
(라고 쓰고 여전히 똥글)
1. 미국은 4-2-3-1을, 베트남은 5-4-1을 들고 나왔다.
2. 어제 저녁에 버스를 기다리면서 기사를 읽으니, 베트남의 Thanh Nhã 선수가 몸 상태가 안 좋다고 하더라. Thanh Nhã가 못 나온다면 더더욱 5-3-2의 투톱을 써야한다고 생각했는데, 감독의 선택은 내 생각보다 더 보수적이었다.
3-1. 경기를 본 결과 미국이 잘했다기 보다는, Chung 감독의 전략적 대패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술 준비, 선수단 관리 전반적으로 대실패였다고 본다.
3-2. 오늘 베트남 선수들을 보니 이미 어디서 경기를 뛰다 온 느낌이라고 할까... 컨디셔닝 케어가 아예 안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상하게 이번 월드컵 참가국들이 전체적으로 몸이 무거운 느낌인데 베트남은 더더욱 그렇다.
3-3.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Chung 감독이 마지막 평가전에서 스페인을 상대로 대패를 하고 난 다음, 이번 월드컵의 방향을 '최소 실점 3패'로 잡은 것이 아닐까 한다. 스페인을 상대로 9-0으로 진 것이, 아마도 저번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미국을 상대로 태국이 13-0으로 졌던 기억을 불러온 게 아닐까.
4-1. '5백을 기반으로 최대한 안정적인 수비를 펼친다'가 이번 전략전술의 전부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니 공격 전개라는 것 자체가 보이질 않았고, 어쩌다 발생하는 공격 전개의 양상에서는 Huỳnh Như의 개인적인 역량으로 모든 걸 해결해나가는 느낌. 심지어 2선에서의 지원 자체가 없다.
4-2. 아마 전반전 동안 수비에 집중해 무실점으로 마치고, 후반전에 역습을 통해 기회를 노린다는 나름의 계산이 있었던 것 같기는 하지만, 나는 오히려 반대로 생각했다. 이번에 투톱을 들고 나와서, Huỳnh Như가 약간 2선에서 처진 상태로 움직이고 Hải Yến같은 선수가 전방에서 미국 수비진을 같이 흔들어주면, 미드필더의 지원이 없어도 어쩌다 발생하는 공격 상황에서 두 명이 호흡을 맞춰 미국 수비진을 흔들어 볼 수 있다고. Chung 감독은 그런 모험마저 해볼 생각이 없었던 모양이다.
4-3. 공격을 내려놓았으면 수비가 정말 단단해야 할 텐데, 수준급의 라인 브레이킹에 그냥 뚫려버리는 모습이다. 굳이 피지컬로 밀지 않아도 수비 조직력이 부실한데, 피지컬로도 그냥 밀려버리니...
4-4. 베트남이 이번 경기를 통해 네덜란드와 포르투갈에게 보여준 것은 '공격 봉쇄는 꽤나 쉬우니, 얼마나 효율적으로 두들기느냐가 관건이다. 또한 피지컬로 적당히 밀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전술이나 경기 컨셉이나, 아니면 선수단 관리나... 도대체 뭘 준비했는지 모르겠다.
5-1. 저번 프리뷰에서 나는 미국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지 못하면 험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그 말은 미국과 네덜란드, 포르투갈이 나름 비등하다는 전제하에, 베트남전에서의 득실이 꽤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불의의 일격으로 베트남전에서 실점이 발생하거나, 충분한 '다득점'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16강 진출에 꽤 혼선을 빚게 될 것이라 본 것이다.
5-2. 미국은 실점하지는 않았기에 나름의 성과를 거두었다고 봐도 되지만, 그건 베트남이 공격 자체를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그렇게 봤을 때 3점은 조금 아쉬운 결과.
5-3. 전반을 본 결과, 미국 선수들의 몸이 약간 덜 풀린 느낌도 들고, 선제골이 들어간 다음 베트남의 플레이 스타일을 보고 미국이 마음을 너무 푹 놔버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페널티킥에서 너무 무성의한 킥을 하는 걸 보고 더더욱 그렇게 생각했다. 후반전에는 나름 정신 무장을 한 것 같은데... 전반전부터 크게 두들길 생각을 하고 나왔다면 5-0, 6-0 정도는 가능했다고 본다.
5-4. 베트남은 미국의 페널티킥 실축 이후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타이밍이 왔는데, 공격을 안 함으로써 미국에게 다시 분위기를 재정비할 시간을 주고 말았다. 그게 이후 Smith의 두 번째 골과 이어지는 위기들, 그리고 결국 성공한 Horan의 골까지 이어지게 만든 것이다.
6-1. 프리뷰에서 나는 Moran보다는 Smith의 골 감각이 살아있기 때문에 Smith가 나름의 키가 될 것이고 보았다. 역시 저번 시즌부터 이어지는 골 사냥꾼의 모습을 첫 경기부터 여실히 보여주었다. 당연히 좌측으로 스위칭해서 플레이를 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6-2. 다만 두 골을 넣고 난 다음에 해트트릭 욕심이 들끓어 오른 게 눈에 보였다는 점이 아쉽다. 후반전의 플레이들은 뭔가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조급함이 가득해 보였다고 할까나.
6-3. 감독이 DeMelo를 선발로 쓴 건 꽤나 의외였다. 의외의 카드로 뽑았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쓰게 될까 궁금했는데 바로 선발로 쓸 줄이야. 나는 양쪽 풀백을 한 번에 교체했던 것처럼 어느 정도 결과가 나온 다음에 전술적인 실험을 위해 교체 카드로 쓸 것이라 생각했더니.
<2023 피파 여자 월드컵 E조 미국 vs 베트남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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