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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프리한19> '현지인들이 숨겨 놓은 찐 맛집 19'편에 나온 냐짱의 가게를 보고 느낀 점

베트남10선비 2023. 10. 2.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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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한국 본가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니

tv프로그램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어머니께서 딱히 볼 게 없다 싶으시면 tvN에서 하는 재방송 프로들을 걸어놓으시는데

아까 프리한19를 보시다가 갑자기 급하게 나를 부르셨다.

뭔가 하고 달려가보니 냐짱의 가게가 나왔다고...

 

블로그에 쓰려고 허둥지둥 사진을 찍었는데...

이상하게 찍혔네.

 

썸머이 시장 근처 응오 자 뜨(Ngô Gia Tự) 거리에 위치한 '껌 가 하(Cơm Gà Hà)'이다.

 

 

아마 간판에 Hà가 앞에 있어서 하 껌 가로 읽긴 하지만,

베트남어 구조가 기본 후치 수식이라는 점, 거의 대부분 가게들이 음식명이 앞쪽에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지도에 나온 것처럼 '껌 가 하'라고 읽는 게 맞긴 하다.

구글링해서 나오는 리뷰들도 '껌 가 하'라고 적혀있는 걸로 봐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읽는 듯.

 

출처 :https://tvn.cjenm.com/ko/xtvnfree19/blog/

아내가 닭 요리를 무척 좋아해서

눈여겨 보고 있던 식당이긴 하지만

내가 베트남의 닭요리를 무척이나 싫어해서 아직까지 한 번도 가지 못했다.

내가 베트남 닭 요리를 안 먹으려고 하는 걸 알아서 아내가 가보자고 말을 못하겠다고 ㅎㅎ;;;

 

게다가 구글맵 평점이 4 아래로 떨어진 냐짱의 음식점이다?

흠......

 

그래도 방송을 보고 난 다음에 느낀 점들을 정리해보고,

냐짱에 복귀하면 시간을 내서 한 번은 가볼 생각이다.

 


 

1-1. 나는 베트남인들의 닭고기 요리 취향 때문에, 베트남에서 닭고기 요리를 몇 번 접한 다음 어지간해서는 입에 안 댄다(치킨 빼고). 외국식 치킨을 제외하면 다수의 베트남인들은 고무처럼 질긴, 약간 노계 스타일의 닭이 맛있는 닭고기라고 여긴다. 보통 Gà ta라고 부르는 베트남 스타일의 닭. 삼계탕마저 닭고기가 야들야들해야 맛있는 한국인의 입맛과 정반대이다. 게다가 그런 닭고기에서 나는 노린내를 굳이 억지로 잡아내려 하지 않고, 자연스레 두기 때문에 질긴 닭을 질겅질겅 씹는 와중에 노린내까지 코를 찌른다. 그리고 그런 닭을 우려내서 만들어 국물까지 묘하게 짜증을 불러일으켜서... 개인적으로 내 취향은 아니다.

 

1-2. 내가 지금까지 상대해본 관광객 분들 입에서 이런 베트남 스타일 닭 요리를 좋게 평가하신 분들을 많이 못 봤기 때문에, 다수의 한국인들 역시 베트남 닭고기 요리가 취향이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1-3. 그런데 이미 이 가게의 구글맵 평점은 5점짜리 한국인의 평점이 가득하다. 그래서 나는 이미 '외국인 관광객화'되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게다가 가게의 위치를 보면 그렇게 안 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2-1. 그런데 '프리한19' 이번 주제가 현지인들이 숨겨 놓은 찐 맛집이라고 그래서 일단 고개가 모로 살짝 꺾였다. 현지인의 맛집?

 

2-2. 그리고 '베트남'을 하나로 퉁치는 경향이 있는데, 베트남 국토는 한국보다 한참 크다. 그 말은 우리가 '현지인'이라고 불러도 그 사람들 역시도 '관광객'일 가능성이 높다. 냐짱, 그것도 냐짱의 중심이라면 대부분이 내국인 관광객일 것이다.

 

2-3. 베트남인들은 입소문과 SNS, 사람이 많이 보이는  가게 등으로 맛집을 찾는다. 그리고 타인의 평가에 상당히 많이 휘둘리는 경향이 있다. 한번 사람이 몰리면, 실제 방문객들의 속마음이 어떻든 계속 사람들이 몰리는 구조이다.

 

3-1. 썸머이 시장이 가까이 위치해서 한국인들이 많이 도전을 한 상태이고, 이미 구글맵 평점은 한국인들의 평이 도드라지게 보인다. 그래도 여전히 베트남인들의 방문도 이어지는데, 근래의 베트남인들 평점을 보면 1점이 상당히 증가했다. '약간 만족스럽지 못하다' 수준이면 작성을 안 하거나 3~4점 정도로 그칠텐데, 아예 1점을 박았다는 건 정말 '빡이 쳤다'는 이야기다.

 

3-2. 내용을 보니 대체로 서비스 부분이다. 베트남에 진짜 서비스가 ㅈ같은 곳이 많기 때문에 별점이 낮은 이유들 대부분은 서비스 문제다. 보통은 서비스가 뭐 같더라도 맛이 그걸 커버하면 딱히 별 말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베트남 사람들이 굳이 1점을 박고 욕을 한다? 맛이 서비스를 덮을 수준이 못 된다는 것이다. 그냥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정도의, (국내) 여행지에서 이 가격 이 서비스에 먹을 이유가 없는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

 

4-1. 여기가 왜 유명할까? 아마 냐짱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노출이 많이 되어서 그런 듯하다. 맛에 대한 평가 같은 건 개인의 취향 영역이니까 넘어간다고 치더라도, 관광객에게 이미 다 노출되어 있는 공간을 로컬 맛집이라고 소개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

 

4-2. 솔직히 베트남 사람에게도 '관광지'인 이곳은 음식점들이 평균 이하이다. 외지에서 온 베트남 사람들도 페북 같은 데에 '현지인들의 맛집을 알려줘'라고 많이 물어보는데...그 현지인들은 거진 80%가 관광객으로 먹고 산다... 로컬인들의 맛집? 자기 아는 사람이 장사하는 곳을 알려주겠지...

 

5-1. 프리한19 작가가 이 가게를 한 번이라도 방문해 본 적이 있을까? 이거 순위 매기신 분도 방문해서 먹어본 적이 있을까? 왜 19개 중에서 이게 8위나 한다고? 계속 의구심이 가득한 찰나,

 

5-2. 이 장면 하나로 '역시 방송은 방송이구나' 하고 말았다. 그거랑 별개로 한 번 직접 방문해보긴 할 테지만.

 

5-3. 일단 베트남어를 한글을 사용해 표기하는 건, 베트남어를 하시는 분들 사이에서도 좀 복잡한 문제이다. 이음절로 쪼개느냐 한음절로 쓰느냐, 이 모음은 어떻게 쓰느냐 등등... 보통 o를 쓰는 글자가 복잡하다. ô는 명확하게 '오' 발음이 나고, ở는 명확하게 '어' 발음이 나는데, o는 그 중간 언저리에 있는 발음이기 때문. 그래도 보통 한국어 음가로 '어'에 가깝다. 그런데 쌀국수를 뜻하는 'phở'는 아니다. 이건 명백하게 '퍼'라고 써야 한다. 이걸 '포'라고 썼다? 신뢰도 -100%.

 

5-4. 그리고 지금 이 사진의 출처로 떠 있는 사이공 트레블. 나도 구독한지 몇 년 된 채널이다. 사실 이 채널은 예전에는 신뢰도가 높았는데 호치민 벗어나서는 흠... 글쎄?이고 요즘은 호치민 내의 가게에서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이 채널에서 냐짱 음식을 다룬 영상은 총 15개인데, 그 중에 냐짱의 닭고기 쌀국수를 다룬 영상은 하나도 없다. 쌀국수를 다룬 영상이 하나 있는데, 이건 돼지족이 들어간 쌀국수였다. 덤 시장 근처에 위치한. 그런데 댓글을 읽어보니 댓글 민심이 좋지 않더라... 역시 냐짱...

 

5-5. 지금 위의 사진 같은 닭고기 쌀국수 비주얼을 보려면 호치민 시를 가야 한다. 닭고기 전문가인 내 아내의 말에 따르면 호치민 시에는 맛있는 닭고기 쌀국수 집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냐짱에서 음식 고를 때는 안전빵인 곳 찾아가고, 진짜 닭고기 쌀국수를 먹고 싶다면 호치민 시를 가는 게 낫다고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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