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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패 0골. 베트남 특유의 '짜치는 문화'가 망친 베트남 여자축구팀의 월드컵 여정에 관하여

베트남10선비 2023. 8. 2. 0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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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프리뷰를 가장한 불만 토로의 장을 끝으로 끝을 맺으려고 했다.
구체적으로 담지는 않았지만, 나는 이번 네덜란드전을 4-0 내지는 5-0 패배 정도로 예상을 했는데,
기어코 7-0이 되었네?
8-0이나 9-0이 안 된 것이 천만다행이었던 경기였다.
 
베트남의 뭣 같은 경기력이야 예상을 했지만, 베트남 일부(아니면 다수) 극성팬과 언론들, 그리고 심지어 감독의 과한 언플이 개막 이전부터 마지막 경기 전까지 거슬리게 만들었던 여정이었고,
최후까지도 자꾸 베트남 특유의 '짜치는 문화'를 보여줘서 한 번 쯤은 글로 해소를 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았다.
 
 
1. 최종적인 결과는 좋지 못하다. 3전 3패, 득점 0, 실점 12. 사실 베트남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베트남 사람 몇몇 빼고. 하지만 지금 이 결과물은 예상보다 심각한 결과물이다. 소기의 성과조차 없이 물러난 건 물론이고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우물 안의 개구리로 전락하고 말았다. 아, 본선 진출국이라 상금은 있구나.
 
2-1. 베트남 일부 팬들은 지금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의 힘으로 본선에 진출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운운하는 중. 월드컵 개막 이전부터 이러더니... 일부 팬들과 언론이 보여주는 베트남 특유의 '근거 없는 과한 자부심'과 '성과 포장'이 대회 내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2-2. 결과를 놓고 보면야 '정신 승리' 말고는 아무것도 남는 게 없지만, 이를 발전적인 방향으로 풀어나가면 상관이 없다. 그러나 베트남은 '발전을 위한 비판'에서 '발전'보다는 '비판'이라는 점에 주목해 이를 거부한다. '자부심'에 생채기가 날 만한 것들은 잘 주시하다가 '반동'으로 몰 수 있으면 그렇게 만들기도 한다.
 
3. 이번 결과에 대해서 선수들을 폄하하고 싶지는 않다. 동남아에서야 소기의 성과가 있었지만, 아시아 레벨로 올라가면 확연히 티가 나고, 세계 무대로 넓히면 비빌 만한 구석이 보이지 않는 레벨이기는 했다. 최선을 다해서 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기는 했지. 단지 다들 '언더독의 반란'을 굉장히 좋아하기 때문에 기대를 했고, 베트남이 가진 능력이면 '언더독'의 입장에서 뭔가를 보여줄 수 있었으니까. 그런데 자국 내의 과한 추켜세움은 노력마자도 퇴색을 시켰다.
 
4-1. 베트남의 아주 뭐 같은 '짜치는 문화'들 중 하나가 바로 지금 이런 분위기와 연관이 있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본인의 성과를 돋보이게 하고 싶을 때, 일단 뭔가를 열심히 해서 성과를 내고 그 성과를 부풀려서 자부심을 내세운다. 그런데 베트남은 아주 이상한 방향을 보인다.
 
4-2. 뭔가를 하기는 한다. 근데 성과를 낼 정도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그냥 하는 것처럼만 보인다. 그냥 남들과 비등비등한 정도에서 머문다. 그러나 남들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어떤 순간이 다가온다. 그때 뭔가 허슬을 한다거나 성찰을 해서 본인의 레벨을 올리지 않는다. 남을 까내린다. 그냥 까내리는 것도 아니고 ㅈㄴ게 내리친다. 스스로를 갈고 닦는 모습이 조금이라도 비치는 사람은 다같이 공격을 한다. 심지어 모두 함께 잘 해보자는 식으로 독려를 하는 사람은 더더욱 헐뜯는다. 그렇게 까내려서 하향평준화를 함과 동시에 주변인들이 쉽게 알아차리지 못하게 오직 '입'으로만 본인을 자랑하면서 자신을 치켜세운다.
 
4-3. 어떤 집단에서 성과가 있다. 그런데 그 성과의 대부분이 타인의 결과물이다. 그래도 상관 없다. 본인이 조금이라도 기여를 했거나, 어떻게든 발만 담그고 있어도 그냥 '우리의 성과' 혹은 '내가 잘했기 때문'이다. 원래 이런 행위는 부끄러워서라도 자신이 뭔가를 했다는 걸 어필할 것들을 찾고 또 찾아서 내세우는데, 베트남에서는 그런 거 못봤다. 그냥 내가 참여했기 때문이다. 내가 있었기 때문이다.
 
4-4. 남이 만만하게 보이면, 별로 아는 것도 없으면서 dạy đời를 한다. 어디서 줏어 들은 것이든 말이 안 되는 것이든 일단 내뱉고 우기고 본다.
 
4-5. 흔히 말하는 '국뽕'의 구조에서도 이런 게 보인다. 한국의 국뽕은, '한국 혹은 한국인이 뭔가를 했다 - 세계가 화들짝 놀라고, 누구누구가 찾아오고, 일본이 벌벌 떤다 - 우리 최고!'의 구조다. 그런데 베트남의 국뽕은 지금까지 내가 본 걸로는 '남이 우리에게 뭔가를 해줬다 - 우리가 대단한 존재라서 그렇다 - 우리 최고!'의 구조다.
 
4-6. 그런데 성과가 아닌 좋지 못한 결과를 받아들 때는 다들 외면하고 입을 다문다. 도리어 문제가 발생하거나 책임소재, 시시비비를 가려야 할 경우는 더 가관이다. 무조건 남 탓이다. 내가 주도한 거 아니고 나는 시키는대로만 했다, 내 소관이 아니다, 내 일이 아닌데 내가 어떻게 아느냐, 나는 몰랐다, 모르는 걸 내가 어떻게 처리하느냐, 상황/조건이 안 되서 어쩔 수 없는 거였다... 심지어 본인의 자의적으로 판단을 해서 생긴 100% 귀책 사유나, 본인 담당 업무인데도 불구하고 남이 어쩌고저쩌고 어떻게든 남을 끼워 팔아서 남에게 다 떠넘기거나 책임을 무조건 나눠지게 만든다.
 
5-1. 원팀이 아니라, 개인전일 때도 양상은 비슷하다. 노력한 사람은 '약은 놈'이다. 왜냐? 다 같이 적당히 해서 공평하게 결과를 가져가면 되는데, 저 혼자 잘나가겠다고 설치면서 남들을 뒤통수치는 행위가 바로 '노력'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특출난 사람은 다 같이 두들긴다.
 
5-2. 개인전이지만 상부상조가 가능하다. 그런데 어쩌다 내가 먼저 알게 되었다? 실질적으로 경험해보면 별거 아닌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먼저 알게 된 사람이 독점하기 위해서 '사다리'를 냅다 걷어찬다. 최대한으로. 공동체, 조직, 전체를 놓고 봤을 때 문제가 되든 말든 상관 없다.
 
6. 이번 월드컵은 그런 짜치는 문화가 스며들어 얼룩지게 만들었다. 최초의 본선 진출로 의미가 있던 대회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7. 개막전에는 월드컵 뉴커머이지만 동남아 여자축구 최강이라는 점을 어필. 뭔가 준비한 것이 있고 세계를 상대로 비벼볼 만한 수준이라는 식으로 어필을 했다. 실제로 미국을 상대로만 어떻게 잘 버텨보면 수가 있을 거라는 진지한 생각이, 전문가들의 '뉴커머로 뭔가 파격적이고 모험적인 것들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언더독이다, 우리 이대로는 안 된다'하는 목소리를 전부 파묻어버렸다.
 
8. 세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현실과 동떨어진 팬들의 극성도 문제였지만 언론이 이를 부추기는 워딩들을 열심히 퍼뜨리며 불을 지른 게 문제였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언론이 부추기는 워딩을 쓸 수 있도록 감독이 소스를 던져주었다는 점이다.
 

베트남 감독 "미국은 큰 산이지만, 우리는 뒤로 주춤주춤 물러나지 않는다."

 
기사에서 한 번, 그리고 그 기사를 컨텐츠로 삼아 포스팅을 하는 컨텐츠 제작자들이 한 번.
이렇게 걸러지면 걸러질수록 특유의 '짜치는 모습'이 계속 나왔다.
 
9. 대망의 미국전. 세계 1위와 동남아 1위의 역사적 만남 어쩌구 저쩌구. 
 

그러나 모두가 아는 것처럼 3-0으로 끝이 났다. 사실 피파랭킹 1위의 미국, 디펜딩 챔피언 미국의 위상에 생각보다는 걸맞지 않은 경기 결과였다. 리툴링의 문제점인 것인지, 선수들의 방심인 것인지, 현지 적응의 문제인 것인지...
그런데 이 패배에 대한 베트남의 반응이 묘했다.
일단 세계 최강을 고작 3-0이다. 포르투갈은 자신있다는 워딩이 나오게 만들었던 감독의 인터뷰. 선수들의 전투적인 정신이 마음에 들었다며 포르투갈전에서의 자신감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여기에 결과는 안중에도 없고, 페널티킥을 선방한 장면만 부각되기 시작했다.

미국 넘버원 골잡이의 페널티킥을 간파한 그녀.
한술 더 뜨기 시작한다.
 

피파에서 선수 한명에게 도핑 테스트를 요구함 ㄷㄷ
 

미국 신문 : "베트남 국대는 자부심을 담아 국가를 부르지만, 미국 선수들은 안 그럼."
역시 베트남의 정신은 위대하다!
 

아시아 네티즌들이 모두 미국전 패배 이후 베트남 여자국대를 칭찬함 ㄷㄷ
 
네티즌들의 반응도 가관이지만, 여기에 언론까지 나서서 짜치는 모습을 보인다.
 

VN익스프레스.
한국 언론이 제일 많이 소스로 쓰는 매체가 아닐까.
미국에게 3-0으로 진 것이 성공이라는 헤드라인까지는 좋았다.
근데 이후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바로 '4년 전 13점을 태국에게서 기록했는데, 베트남은 3점만 내주었으니 자랑스럽다'고 한 것이다.
 
한술 더 떠서 

"월드컵 챔피언 앞에서 단단한 플레이를 선보여, 베트남 국대는 태국이 낯뜨겁고 부끄러움을 느끼게 만들었다" 라는 헤드라인을 쓴 언론까지 등장한 것이다.
이 워딩은 구글에 검색을 하려고 타이핑을 하면 자동완성까지 될 정도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특히 태국 쪽의 반응이 심상치 않자 해당 언론은 기사의 헤드라인을 바꾸었다.
 
아무튼 이 muối mặt이라는 워딩이 굉장히 자극적이었다.
이걸 한국어로 딱 잘라서 뭐라고 번역하긴 힘들 것 같다.
'너무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무시당해도 참아야 하는' 정도로 풀 수 있다.
나는 여기에서 muối라는 단어 때문인지, 옛날에 아이들이 이불에 오줌을 싸면 키를 머리에 쓰고 이웃에 소금을 구하러 다니는 풍습이 생각났다. 생각해보면 이 단어의 어감은 딱 이것이다.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소금을 얻으러 다니지만, 이 치욕을 감내해야만 하는 것.
 
베트남 내에서도 비판이 목소리가 일었지만, 13-0과 3-0이라는 수치상 비교는 굉장히 크게 다가왔는지 많은 네티즌들이 동조를 했다.
2019년의 미국과 지금의 미국은 굉장히 색채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 그 사이에 미국 여축 대표팀의 변화 같은 것은 생각도 안 하고. 심지어 2019년이면 베트남은 본선 진출도 못 했던 주제에 이런 소리를 하고 있는 게 굉장히 우스웠다.
 
정확히 말하자면 패배는 패배이고, 3-0은 아무리 세계 최강을 상대했다고 하더라도 스스로 항상 '동남아 최강'임을 자랑하던 베트남이, 그것도 미국을 상대로 '큰 산이지만 물러나지 않는다' 어쩌고 했던 팀이 최대한 물러날대로 물러난 다음 하는 짓이 '태국'을 팔아서 본인들의 '성과'를 자랑하는 것이라니.
 
10-1. 포르투갈전에 앞서. 필리핀이 뉴질랜드를 1-0으로 잡는 결과를 가져왔다. 뉴질랜드가 그렇게 강팀이 아니라고는 하지만, 전력상으로는 필리핀이 뒤쳐져있다는 것이 중론이었는데 베트남과 같이 처음 본선에 오른 필리핀이 1승을 거두자 베트남에서도 분위기가 끓어올랐다. 게다가 앞선 동남아시안 게임에서 베트남 여자팀은 금메달을 차지했지만 베트남과 같은 조였던 필리핀은 조별 경기에서 떨어졌으니 동남아 챔피언도 승리를 기대했다.
 
10-2. 게다가 포르투갈 역시 유럽에서 약체에 속하는 팀이며 월드컵 본선이 처음이라는 점이 베트남의 기대감에 보탬이 되었다. 또한 베트남 최고의 주포이자 베트남 여축의 역사를 쓰고 있는 스트라이커 Huỳnh Như가 포르투갈 리그에서 뛰고 있다는 접점 때문에 더더욱 기대를 하게 되었다.
 

랭킹이 10계단 차이가 나지만, 그래도 이기기를 바란다... 정도는 괜찮지.
 

포르투갈전에 앞서 감독의 전술 공개 "미국전의 플레이처럼 하지 않을 것".
 
이 정도까지도 뭐...
실제로 초반에는 미국전이랑 다른 느낌을 내려고는 했다.
 

아, 드디어 나왔죠.
포르투갈 넘버원 스타 플레이어가 바로 베트남 대표팀 최고의 강점을 지적함. "그들은 간단한 상대가 전혀 아니다." (이건 베트남 골리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감독이 포르투갈전에 앞서 전술을 언급하며, 갑작스레 필리핀 여자대표팀에 대해 언급했다고 한다.
동남아에서 베트남보다 쳐지는 팀이 좋은 성과를 거뒀으니, 자신들도 자신있다 이거지.
 

Huỳnh Như에게 이런 농담도 있었나보다.
"이번 포르투갈 수비를 상대로 골을 기록하면 소속팀에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가뜩이나 Như가 '포르투갈 선수단의 장단점을 안다'는 식의 인터뷰가 '포르투갈 선수들의 약점을 알아서 선수단과 공유했다'는 식으로 와전되고 있던 중이었으니.
 
11. 모두가 아는 것처럼 포르투갈에게 패배를 했다. 초반에 틈을 노리고 뭔가 보여줄 것처럼 했지만 바로 썰리기 시작했다. 2점에서 끝난 게 다행이다 싶을 정도.
 

감독이 패배의 이유를 지적. "선수들이 내 전술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
 
이 인터뷰를 읽어봤는데, 준비한 전술이 있는데 선수들이 실수하고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내가 봤을 때는 부상이 나아서 복귀한 Thanh Nhã 말고 전술이 바뀐 게 없던데? 투쟁력과 공격력을 착각을 하는지 자꾸 동남아 레벨에서나 먹힐 Bích Thùy에게 공격롤 위주로 주는 것도 그렇고, 원톱을 수비진에 고립시키는 것도 전술이라고 부를 수 있으면 전술이겠지. 왜 5백을 고집하는지 의문인 수비롤도 그렇고.
 
감독은 선수탓을 하기 시작했고,
다른 동남아 국가들의 언론이 '필리핀과 베트남'을 비교하는 기사들을 내기 시작하자 처음에는 '그거 비교하는 거 봐서 뭐해?'하는 식이더니...
 

필리핀 선수 구성을 봐라, 필리핀에서 나고 자란 순수 필리핀 선수는 1명이 전부다.
순수하게 베트남인들로 구성된 우리랑 다른 팀이다.
이런 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그리고 심지어 '월드컵에서의 패배가 동남아시안 게임에서의 승리보다 더 나을 수도 있다. 앞으로 베트남 대표팀의 세대 교체의 기회과 미래를 가져다 줄 수 있으므로.'와 같은, 패배의 원인과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을 논하는 게 아니라 그냥 패배 자체를 포장하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근거는 없다. 희망사항인 거지.
 
 
12. 더 짜치는 건 필리핀이 노르웨이에게 6-0으로 지고 탈락을 확정지은 순간이었다. 이미 2패로 탈락을 확정지은 베트남이 필리핀의 '경우의 수'를 지켜보는 게 당연했다. 스코어가 6이 된 걸 보자마자 아주 신이 나셨다. 대부분의 팬들이야 '잘 싸웠다' 같은 으쌰으쌰를 보여주려고 했지만 
 

언론들이 이렇게 '탈탈 털린 패배(thua tan nát)로 베트남을 따라서 월드컵과 이별을 확정지었다'는 식의 워딩을 사용했다.
전 챔피언 노르웨이(1995년 우승)에게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 것도 없이.
굳이 tan nát을 쓴 것 때문에 약간의 논란이 있었다. 6-0 정도면 쓸 만하긴 하지만.
tan nát은 탈탈 털리거나, 개박살이 났다는 어감이다. 폭망했다도 어울리는 것 같고. 아무튼 6-0이라 그렇긴 하지만 굳이 그렇게 언급할 필요도 없는데, 베트남 내에서도 언론이 언급하는 어조 자체가 필리핀도 별거 없다는 식의 묘한 비꼼이라는 지적들이 있었다.
하지만 네덜란드전에서 베트남이 의외의 선전을 하게 되면, 필리핀이 탈탈 털린 걸 베트남이 언급할 만한 것이 아닐까 하는 분위기 때문에 그냥 넘어갔다.
 
13. 두 게임은 졌지만, 3-0, 2-0 정도는 껌인 베트남. 마지막 경기에서 유종의 미 비스무리한 것만 보여주면 더할 나위 없기 때문인지 이 게임에 집중을 했다.

네덜란드 상대할 전술 준비 완료!
 

네덜란드 감독 베트남의 파워에 대한 의외의 평가 "미국전, 포르투갈전을 봐라, 이들은 만만하지 않다."
흠...
 

"베트남과의 대결은 미국을 만났을 때 못지 않게 압박감이 있다."는 네덜란드 감독.
그러나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E조 1위로 진출하기 위해서 큰 점수 차의 승리를 바라는 모습.
감독 립서비스를 너무 그대로 써먹지 말라고...
 
14. 네덜란드전 결과는 모두 아는 바처럼 7-0. 베트남전까지 네덜란드는 1승 1무지만 2득점 1실점이었다. 미국이 포르투갈을 상대로 0-0이 되긴 했지만, 만약 이겼다고 해도 네덜란드는 골득실 덕분에 무조건 1위를 하게 만드는 점수차다.
 
바로 짜치는 감독과 언론들.

우리 마음같지 않았다. 패배는 일반적인 것.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노력을 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고, 저들이 너무나도 강했다.

 

월드컵에 출전했으면 그걸로 충분히 노력한 것이다.

 

정신이 전문성(시스템)을 커버할 수는 없다. 정신력으로는 부족함을 인정.

정신력을 선보일 수 있는 판을 깔라고 감독이 있는 거 아니었나?

이번에 고작 공격수에 변화 하나 주고 시작했다가 본인 전술이 보이는 수비적인 약점 바로 뚫려버리니까 수비 교체, 골키퍼가 속수무책이니까 골키퍼 교체... 그리고 늘 해온 원톱 교체.

 

 

 
베트남 언론의 짜치기도 계속 된다.

어떤 베트남 네티즌이 Dantri 언론의 기사를 읽고 어이가 없어서 올린 기사다.

네덜란드전 7-0 패배에도 또 13-0을 가지고 왔다. 6-0으로 노르웨이에게 '개박살이 난' 필리핀에 대한 언급이 사라졌다. 심지어 베트남 본인들의 패배에는 thua tan nát도 muối mặt도 보이지 않는다.

혹시라도 네덜란드가 16강에서 패배해 떨어지면 이 패배는 더욱 강조될 게 뻔한 데 말이다.

 

계속 이런 식으로 분위기를 몰아간 베트남이다보니, '졌잘싸'를 해주기도 싫어진다.

심지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는 사람들에게 '월드컵 진출하는 게 어려운데 본선을 나갔다는 것만해도 대단한 것 아니냐.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는 것 자체가 베트남이 대단하다는 걸 보여준다' 어쩌고 하는 사람들도 많다.

 

본인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사실 여러 행운들이 겹치고 겹쳐서 지금의 본선 진출이 이루어진 것인데, 자꾸 이런 태도를 취하니 그 노력마저도 의미가 빛을 잃는다.

 

일단 월드컵 본선 티켓에서 AFC의 몫은 5장이다. 그리고 이것은 아시안컵에서 결정난다.

아주 운이 좋게도, 이번 월드컵부터 32개국으로 본선이 치루어지기 때문에 파이가 커졌다.

그리고 호주가 AFC 소속인 덕에, 개최국 시드를 가져가서 아시안컵 6위/7위/8위가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6위 베트남, 7위 대만, 8위 태국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베트남이 플레이오프에서 2승을 챙겨서 본선 직행. 나머지 두 팀은 대륙간 플레이오프에서 광탈했다. 베트남의 노력이라고 한다면 이 플레이오프 정도를 언급할 수 있겠다.

그리고 AFC는 여축 대표팀이 그렇게 활성화된 동네는 아니다보니, 남축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강호들이 여축에 없다. 그리고 의외의 강호였던 북한... 2011년 월드컵에서 도핑 적발 이후 줄곧 정식 대회들에서 참가자격을 잃었고, 심지어 2019년 키프로스 우먼스컵에 참가한 이후로 북한 여자축구대표팀의 공식 경기가 전혀 없는 상황. 결국 여자축구 피파랭킹 10위권에 있던 북한은 랭킹에서도 퇴출되었다. 그런데 만약 북한이 정상적으로 아시안컵에 진출을 했다면 지금 베트남이 '노력'으로 올라갔다는 자리가 본인들 것이 맞을까?

노력이 없었다는 건 아니지만, 겸손이라는 걸 모르는 게 베트남이라 그런 듯하다.

 

그리고 내가 봤을 때는 다시 본선 진출국 수를 줄여야 여축 월드컵 퀄리티가 살아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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