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럼(Tô Lâm) 총비서, 부산을 통해 귀국
또 럼(Tô Lâm) 베트남 공산당 총비서가 주부산 베트남총영사관 방문 일정을 마치고 부산을 통해 베트남으로 돌아갔다.
원래 이 주제로 글을 최대한 빨리 끄적이려고 했는데… 딸내미가 내 컴퓨터를 ‘뽀로로 상영관’으로 만들어 버리는 바람에 많이 지연되었다.
李대통령 "신짜오"·베트남 정상 "감사합니다"…첫 국빈만찬(종합)
재계·정부·금융권 인사 '총출동'…박항서·안재욱에 LCK 선수도 봉화 특산물로 퓨전한식 제공…럼 서기장 "가까운 시일 국빈방문해 달라"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방한한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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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는 아무거나 가져왔다.
나는 현재 베트남에 거주하고, 아내도 베트남인이지만…
솔직히 베트남과의 외교를 국가 차원에서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이 한국에 과연 실익이 있는지 의문이다.
민간 차원의 교류 확대는 좋다. 그러나 국가 대 국가 관계에서는 이야기 다르다.
베트남은 자국 법 개정 후 사전 양해나 통보도 없이 MOU를 일방 파기한 전력이 있는 나라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이 이런 ‘국빈 외교 이벤트’를 벌이는 게 과연 전략적으로 옳은 일인지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대중국 견제’라는 명분의 허상
베트남 관련 담론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표현이 바로 ‘대중국 견제’다.
최근 K9 자주포 수출 확정 기사에서도 이 표현이 여러 번 언급됐다.
하지만 나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근거’로 제시되는 것이 베트남 동해(비엔동, Biển Đông) 상의 영유권 분쟁인데… 내 눈에는 이게 거의 WWE 쇼처럼 보인다.
- 각마 사건(Sự kiện Đá Gạc Ma): 주류 언론에서는 여전히 비중 있게 다루지 않음. 침략 주체도 모호하게 처리.
- 어민 공격 사건: 중국 어선의 공격 피해 사례가 SNS에 올라와도 주류 언론에선 보도조차 안 되는 경우 다수.
- 최근 사례: 남부해방 50주년 기념일 즈음, 베트남이 이미 주권 선언을 한 바 있는Hoài Ân 암초에, 중국 해양 경비대가 기습 상륙해 오성홍기를 들고 사진을 찍는 사건 발생. 다른 분쟁국인 필리핀은 즉각 반응했지만, 베트남은 한참 지나서야 ‘베트남 동해와 쯔엉사(Trường Sa)는 베트남의 주권’이라는 원론적 발언만 했다. 중국 언급은 없었다.
https://www.qdnd.vn/quoc-te/doi-ngoai-quoc-phong/nhieu-hoat-dong-trong-chuong-trinh-huan-luyen-lien-hop-luc-quan-viet-nam-trung-quoc-838562#:~:text=Khai%20m%E1%BA%A1c%20Hu%E1%BA%A5n%20luy%E1%BB%87n%20li%C3%AAn%20h%E1%BB%A3p%20l%E1%BB%A5c,Qu%C3%A2n%20khu%201%20d%E1%BB%B1%20v%C3%A0%20ph%C3%A1t%20bi%E1%BB%83u.

게다가 정작 베트남 육군은 중국군과 국경 합동 훈련까지 진행 중이다. 올해는 양측 모두에게 상징적인 해라서 더 긴밀해질 수밖에 없다.
중국과 베트남의 실질 관계
중국은 오래전부터 베트남 철도망·항공망에 투자를 이어왔다.
목표는 명확하다 — 베트남을 자국 확장 기지로 활용하는 것. 굳이 해양에서 분쟁을 격화시킬 필요가 없다
https://www.rfi.fr/vi/vi%E1%BB%87t-nam/20250808-vi%E1%BB%87t-nam-nh%E1%BA%ADn-l%C3%B4-d%E1%BA%A7u-naphtha-%C4%91%E1%BA%A7u-ti%C3%AAn-c%E1%BB%A7a-nga-b%E1%BA%A5t-ch%E1%BA%A5p-c%E1%BA%A5m-v%E1%BA%ADn-c%E1%BB%A7a-ph%C6%B0%C6%A1ng-t%C3%A2y
Việt Nam nhận lô dầu naphtha đầu tiên của Nga bất chấp cấm vận của phương Tây
Do bị phương Tây cấm vận về dầu lửa, Nga đang tìm kiếm khách hàng mới, đặc biệt là ở Trung Đông và châu Á. Dựa vào dữ liệu từ các nhà đàm phán và môi giới tàu biển, ngày 06/08/2025, Reuters cho bi
www.rfi.fr
또한 최근 RFI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은 러시아산 나프타(naphtha)를 서방 제재에도 불구하고 도입했다.
발트해 비소츠크에서 출발해 6만 톤을 싣고 카잉화성에 입항, 그중 2만7천 톤만 하역하고 나머지는 중국 다롄항으로 이동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즉, 중국으로 가는 제재 대상 화물의 경유지 역할을 베트남이 한 셈이다.
이런 사례만 봐도, 중국이 굳이 이 해역에서 베트남과 ‘진짜 싸움’을 벌일 이유는 없으며, 베트남 역시도 마찬가지다.
‘대나무 외교’의 실상
많은 이들이 ‘대나무 외교’를 미·중 균형 또는 엄정한 중립의 상징, 빛나는 외교술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이것은 대중(對中) 레버리지 전략일 뿐이다.
1979년 중월전쟁 이후, 베트남에게 있어 중국은 딜레마 그 자체였다. 그렇기 때문에 베트남에게 있어 제일 중요한 외교는 '중국을 어떤 식으로 상대하느냐'였으며, 그의 일환으로 나온 것이 대나무 외교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대나무 외교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대나무의 특성' 때문이다. 그러나 대나무 외교의 이론에서 강조하는 '대나무의 뿌리', '대나무의 몸통', '대나무의 특성'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뿌리'이다.
그리고 그 뿌리란, '당 중심의 단결'이다.
이 은유는 '당 중심의 외교 논리'를 보기 좋게 포장한 것에 불과하다.
코로나19, 러-우 전쟁을 거치며 미국과의 접점이 크게 늘어난 덕에 미중균형의 느낌을 가질 수 있었지만, 여전히 핵심 대상은 중국이며 대미 관계 역시 대중 관계의 연장선이다.
관세 협상이 불러온 착각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 관세’ 에서 베트남은 예상치 못하게 부각됐다.
일련의 흐름을 분석하는 전문가들 중에서는 시진핑 방베트남 직후의 베트남 스탠스, 베트남의 미국 무기 도입 시그널, 베트남이 미국과 가장 먼저 협상 타결을 했다는 점 등으로 ‘베트남은 미국 편에 섰다’는 해석까지 나왔다.
하지만 시진핑의 방베트남 과정에서의 태도는 중국 내부 권력 다툼에 휘말리고 싶지 않았던 베트남이 방어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보면, 중국과 다양한 종류의 협약을 체결했으며 특히 중국이 원하는 철도 관련 비밀 협정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리고 베트남은 미국과의 협상 성과를 대외적으로 크게 포장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럼 총비서'를 핀포인트로 집어서 언급을 함에도 정작 베트남 내부에서는 트럼프의 트루스소셜 포스팅을 활용한 보도만 했을 뿐이다.
오히려 미국과의 성과보다 BRICS 및 브라질과의 협력에 관한 내용들이 언론에 더 많이 도배가 될 정도다.
‘네 기둥’ 권력 구조와 총비서의 외교적 의미
베트남의 권력 핵심은 총비서, 국가주석, 정부수상, 국회의장 네 직위로 구성된다.
이 네 직위는 ‘네 기둥(tứ trụ)’이라 불리며, 각자 역할이 분명히 구분된다.
그중에서도 외교 무대에서 국가를 대표하는 인물은 국가주석, 당을 대표하는 인물은 총비서다.
총비서가 외교 무대에 나설 때의 경우
총비서가 외국을 방문하거나 정상급 회담에 나서는 경우는 제한적이다. 주로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다.
- 공산국가 간 당 대 당 외교 – 예: 중국, 북한, 라오스 등과의 관계에서 당 대 당 채널이 핵심일 때
- 체제·이념을 강조하려는 경우 – 예: 사회주의 연대, 반서방 노선 결집
- 정치적 비공개 논의 비중이 높을 때 – 예: 군사·정보·안보 협력, 전략적 밀약
이번 또 럼(Tô Lâm) 총비서의 방한 역시 실질적 협상보다 상징적 의미와 관계 구축에 더 무게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실무에 있어서도 각 부처 간 MOU 체결 중개, 주요 기업인과의 네트워킹이 주목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권력 1위’라는 표현의 함정
많은 한국 언론이 ‘베트남 권력 1위’라는 수식어를 달지만, 이는 베트남 내부의 당 서열에서 나온 표현일 뿐이다.
사회주의 국가의 문법에서 총비서는 ‘국가의 최고 지도자’이자 당의 최고 책임자이지만, 국가의 대외 대표는 아니다.
즉, 그는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베트남공산당’을 대표한다.
이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면, 이번 방한의 의미를 과대해석하거나 잘못 해석할 위험이 크다.
한국에서 흔한 오해
K9 자주포 관련 기사 댓글에서 본 게 생각났다.
교류량만 늘리면 뭐하나, 기본적인 이해가 없는데......
이상하게도 베트남에 대해선 짧게 여행을 다녀왔거나, 표면적 지식과 경험만으로 ‘전문가’를 자처하는 경우가 많아 왜곡이 심해진다.

-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관계 : 사회주의는 공산주의로 가는 과도기 단계다. 둘은 별개의 개념이 아니다.
- 총비서의 정체성 : 이번 방한 인물은 ‘베트남공산당’의 총비서다. 즉, 당이 국가를 영도하는 체제에서 정점에 있는 당 지도자다. 당의 이름에는 '공산'이 명기되어있다.
- 당과 국가의 관계 : '베트남사회주의공화국'을 영도하는 것은 ‘베트남공산당’이며, 이는 헌법에 명시돼 있다.
- 헌법적 이념 : 베트남공산당은 ‘마르크스-레닌주의’와 ‘호찌밍 사상’을 기반으로 하며, 이것이 국가 운영의 이념적 기초다.
- 경제 체제 : 헌법은 베트남의 경제 체제를 ‘사회주의 지향 시장 경제(Kinh tế thị trường định hướng xã hội chủ nghĩa)’로 규정한다.
- 이는 단순한 시장경제가 아니라, 마르크스-레닌주의 원칙을 내포하고 있는 변형된 사회주의이다.
- 체제 골자 : 이 경제 체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토지는 국가가 소유하고, 다른 생산 수단은 시장이 운영하되, 시장은 국가가 통제”다.
자본주의 같은 소리하고 있네...
이번 MOU 체결 현황
TTXVN 보도에 따른 MOU 체결 대상
| 베트남 부처 | 한국 부처 | 기타 |
| 농업환경부 | 해양수산부 | 어업 분야 |
| 베트남 중앙은행 | 한국은행 | 중앙은행의 활동에 대한 기술 지원과 협력 |
| 문화체육관광부 | 문화체육관광부 | 저작권 관련 |
| 베트남 국가 산업 에너지 그룹(페트로베트남) | 한국전력공사 | 원자력 발전 협력 |
| 다낭시 인민위원회 | 평택시 | 지방 간 협력 |
| 공상부 | 산업통상자원부 | 재생에너지 |
| 내무부 | 고용노동부 | EPS |
| 교육양성부 | 교육부 | 한국어 교육 등 |
| 과학기술부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과학 기술 및 인재 양성 협력 |
| 국가증권위원회 | 금융감독원 |

베트남에서는 다른 MOU 내용은 거의 부각되지 않고, EPS 이야기가 대부분이다.
기사들을 훑어보면 구체적인 사항보다는 거의 '향후의 기대감'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한국이 얻어갈 게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남북고속철 사업 이야기도 한국 언론에는 나왔지만, 철도 관련 기관은 보이지 않는다.
남북고속철 사업은 베트남 권력 다툼의 핵심에 위치한 사업이며, 중국이 이미 자국 서남부 철도망과 연결하여 동남아 철도망을 장악하려는 상황에서, 한국이 얻을 실익은 미미하리라 본다. 오히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시즌2가 될 가능성만 높다.
원자력 부문도 EVN 대신 PVN(페트로베트남)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의문이 든다. 일단 PVN은 석유와 가스가 주 분야이며, 이번에 Ninh Thuận 1, 2호기 사업에 투자 요구를 EVN으로부터 받았다는 점 외에는 원자력 발전소 사업에서 큰 비중이 없다.
게다가 원자력 발전소 계획을 재개한 이후 줄곧 러시와 접촉해서, 구체적인 그림을 그려놓은 상황인지라
러시아의 전쟁이 종식되고, 러-베 간 협력이 재개되면 한국은 들러리 신세가 될 위험이 크다.
K9 자주포와 러시아 변수
K9 자주포 계약은 이미 올해 1월 구체화됐고, 총비서 방한 전 체결됐다.
하지만 유지·보수 계약이 빠지며 계약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 줄었다는 점이 석연치 않다. 언론에서는 추가적인 계약 같은 걸 언급하지만... 잘 모르겠다.
베트남은 중국제 무기를 기피해 전통적으로 러시아 무기에 의존해 왔다.
베트남의 무기 체계는 거의 러시아 일변도이다.
현재 러시아가 전쟁에 몰두하느라 베트남 무기 체계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올초부터 전문가들은 베트남이 전통적인 무기 체계를 유지하면서, 일부 다른 국가의 무기를 병행하여 사용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고 언급했다. 그래서 인도·호주·이스라엘·한국 등과 접촉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러시아가 어느 정도 안정된 후 베트남이 자국의 무기 체계에 K9 자주포를 편입시키는 것을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서 한다면? 하필 K9 자주포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과정에서 러시아 접경국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만약 러시아가 베트남의 K9에 개입하게 되면 이 거래의 의미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포항급 초계함 추가 공여
베트남에서 K9보다 더 큰 주목을 받는 것은 '포항급 초계함의 추가 공여'이다.

이번에 제2연평해전 참전 함정으로도 알려진 PCC-776 제천함이 베트남에 인도됐다.
2017년 김천함, 2018년 여수함에 이어 세 번째다.
2022년부터 베트남은 추가 공여를 요청했다고 하는데 이번에 성사됐다.
CT그룹 드론 수출 계약
베트남 측에서 이번 국빈 방문의 성과로 내세우는, 제일 큰 이슈는 바로 CT 그룹의 드론 수출 계약이다.
https://vov.vn/chinh-tri/thu-tuong-lam-viec-voi-tap-doan-ct-group-vua-xuat-khau-5000-uav-sang-han-quoc-post1222309.vov
또 럼 총비서와 김민석 총리 회담에서, CT그룹이 만든 드론 5천 대를 한국이 수입하는 계약이 중개되었다고 한다.
기사마다 헤드라인이 달라서 용도는 모르겠다. 어떤 기사는 '화물 운송용 드론'이라고 하는데, 어떤 기사는 그냥 '드론'이라고만 언급하며 일반적인 드론 사용 예시만 들고 있어서.
베트남은 이를 ‘ '베트남 기술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까다로운 한국 시장을 만족시켜 세계로 뻗어갈 발판을 마련했다' 등 베트남 과학기술의 쾌거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CT 그룹이 최근 이쪽 분야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는 하지만, 부동산 등으로 큰 기업이고 이쪽 분야는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고 알고 있는데... 굳이 '베트남의 드론'이 필요할 정도인 상황인가? 아니면 그정도로 기술력이 대단한가?
북·베 관계, 숨겨진 변수인가?
현재 정권은 대북 민간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과거에 존재했던 대북 접촉 금지 지침까지 해제했다.
물론 그 접촉이 판문점에서 공개적으로 이뤄지진 않을 것이다.
중국에서의 대북 접촉은 원래부터 공공연했지만, 한국 입장에서 ‘최적의 우회 접촉지’는 베트남이다.
실제로 과거 접촉 금지 시기에도 많은 한국인들이 호찌밍시나 하노이의 북한 식당을 방문하곤 했는데, 이제는 그 정도 수준을 넘어선 보다 구조적인 민간·비공식 교류가 가능해질 수 있다.
특히 베트남 여권은 한국과 북한을 모두 오갈 수 있다는 점에서, 베트남인들 역시 교류의 ‘허브’ 역할을 할 잠재력이 크다.
착각하기 쉬운 점
최근 한·베 교류가 급증하면서, 마치 베트남이 한국과 더 가까운 ‘특별 파트너’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베트남의 전통적이고 현재까지도 유효한 주요 파트너는 북한이다.
올해는 특히 남부해방 50주년, 북·베 수교 75주년이라는 상징성이 겹치는 해다.
베트남은 공식적으로 “베트남전에서 중국과 북한의 도움에 감사한다”고 인정한 바 있다.
즉, 올해는 베트남 외교에서 ‘역사적 빚’을 기념하고 활용하기 좋은 해다.
깊게 얽힌 역사
북·베 관계의 뿌리는 6·25전쟁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트남은 당시 중국인민해방군 기치 하에 직접 인력을 파견해 참전했다.
베트남 혁명 지도자이자 ‘양국 장군’으로 불린 응우옌 썬(Nguyễn Sơn)은 중국으로 돌아가 ‘북조선 파견 명단’에 포함돼 군사훈련을 받았다.
전쟁 발발 직전까지 약 3천 명의 북베트남인이 중국에서 군사훈련과 정치교육을 받았고, 1951년 8월에는 약 한 달간 ‘베트남인민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38선 인근 시찰, 북한 인민군 및 중국 지원군 방문, 월비산 고지 전투 독려 등 군사·정치 활동을 벌였다.
당시 대표단 단장 황꾸옥비엣(Hoàng Quốc Việt)은 귀국길에 청천강 인근에서 미군 세이버 전투기 공습을 받아 죽을 뻔한 일도 있었다.
전후에도 베트남은 자국 전쟁 준비와 체제 안정을 위해 북한과의 교류를 확대했고, 북한은 인력·물자·훈련 지원을 제공했다.
이러한 역사적 기반은 지금까지도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꾸준히 이어져온, 내실이 탄탄한 ‘전략적 동맹 관계’로 남아 있다.
현재의 전략적 함의
따라서 북·베 관계는 단순히 과거의 ‘함께 피를 흘린 혈맹’ 서사로 끝나지 않는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한국이 베트남과의 외교를 강화할 경우, 대북 정책·민간교류·비공식 접촉 경로가 베트남을 통해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국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베트남이 북한과의 전통적 유대를 지렛대로 삼아 외교적 이득을 취하는 구도로 이어질 수 있다.
즉, 베트남은 한국과 북한 사이에서 ‘가교이자 레버리지’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올해 같은 상징적인 해에는 그 영향력이 배가될 수 있다.
그렇기는 하지만...

이게 지난 7월의 베트남 국방부와 북한 국방부의 회담이고

이게 얼마전, 8월 7일의 한국 국방부와 베트남 국방부의 회담 모습인데,
솔직히 이런 그림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
EPS를 둘러싼 양측의 이해관계
한국은 인구 감소와 만성적인 노동력 부족으로 인해 이미 농촌·건설·제조업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EPS(고용허가제) 확대는 언뜻 보면 당연한 흐름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대상국이 ‘베트남’일 경우, 이야기는 단순해지지 않는다.
베트남의 입장 – “실업 문제, 한국이 해결해준다”
베트남은 청년 실업, 부동산 가격 폭등, 그로 인한 전반적인 물가 상승, 최근의 세제 개편 등으로 사회 불만이 누적된 상태다.
이때 EPS는 내부 압력을 빼는 가장 손쉬운 ‘안전밸브’ 역할을 한다.
한국에서 일정 기간 일하고 돌아오면 고액의 수입을 거둘 수 있고, 이는 개인의 가계 문제뿐 아니라 국가 차원에서도 외화 유입으로 직결된다.
실제로 FDI(외국인직접투자)에 이어 베트남의 두 번째 주요 외화 수입원은 ‘해외 교민 송금’이다.
즉, 베트남 정부 입장에서는 EPS를 확대하는 것이 청년 실업을 줄이고 외화를 확보하는 이중 효과를 주는 셈이다.
한국에서 보면 “우리가 우리 실업 문제도 못 푸는데, 베트남 실업 문제까지 해결해 주는 꼴”이 된다.
한국의 입장 – 노동력 확보 그 이상?
문제는, 왜 하필 ‘베트남 인력풀’을 콕 집어서 확대하느냐는 것이다.
베트남인들이 늘어나면서 불법 체류, 범죄, 문화 갈등 등으로 사회적 비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단순히 ‘값싼 노동력’만이 아니라,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가능하다.
그 근거 중 하나로, 대선 기간 한국 내 베트남 커뮤니티에서 논란이 된 사건을 들 수 있다.

한 여성이 “베트남인을 대표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며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베트남 커뮤니티의 반응은 ‘네가 뭔데 대표하느냐’는 형식에 대한 반발이었을 뿐, 여론은 압도적으로 특정 후보 지지 쪽이었다.
페이스북 민심을 보면, 10명 중 9명꼴로 이 후보를 지지하는 분위기였다.
이를 단순 해프닝으로 볼 게 아니라,
만약 한국 내 베트남인 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이들이 귀화·영주권 취득 등을 통해 투표권을 얻게 되면 정치 세력화 가능성이 생긴다.
이 경우, 특정 정치 세력이 외국인 유권자를 ‘표밭’으로 관리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전략적 함의
결국 EPS 확대는 단순한 고용·노동력 수급 정책이 아니라,
베트남에겐 외화·실업 해소 수단, 한국에겐 정치적 이해관계와 결합된 정책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 한·베 간의 인력 이동이 경제·사회·정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복합적 변수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렇게 보면, 현재의 한·베 외교 강화는 표면적으로는 상호 호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베트남이 더 많은 실익을 가져가는 구조다.
한국과 베트남의 교류는 이미 민간 차원에서 충분히 활발하다.
그러나 국가 차원의 외교와 경제 협력에서 실익과 리스크를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국이 얻을 실질적 이익은 제한적이며, 일부 분야에서는 오히려 위험 부담이 더 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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