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일기

재미 있는 댓글

베트남10선비 2024. 12. 30.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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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얼마 전 네이버 블로그에

오징어 게임 2에 대해 베트남의 반응이 좋지 않다는 내용을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했었다.

 

https://m.blog.naver.com/grioom00/223706929722

 

오징어 게임 2(Squid Game 2) 불매를 하겠다는 베트남 네티즌들 + 베트남 영화국에서 조사에 나섰다

아침부터 아내와 내 페이스북 피드에 이번에 공개된 오징어 게임 시즌 2의 5화까지 본 베트남 네티즌들이 ...

blog.naver.com

 

이로 인해 오징어 게임 2에 관심이 없던 나와 아내는 오징어 게임 2를 찍먹할 수밖에 없었고

둘의 평가는 '그냥 재미없다'였다.

 

아무튼 재미와는 별개로

오겜 2에서 나온 대사 한 부분이 문제가 되었지만

 

그 대사가 포함된 장면의 맥락을 살펴 보니

 

대호의 아버지가 훌륭한 이유는 베트남전 참전이 아니라

2대 독자로 군을 좀 편하게 갈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아버지가 아들을 해병대에 자원하도록 했기 때문에

같은 해병으로 자부심을 느끼고 이를 훌륭하다고 생각해서 훌륭하다고 한 대화였다.

전체 맥락 상 아버지가 훌륭한 이유는 이렇게 다른 이유이다.

 

그런데 장면 전체의 맥락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심지어 한국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월남전 다녀온 남자'와 '2대 독자'의 이미지가 어떤지에 대한 이해 없이

대사 두 줄만 툭 잘라서 놓고 보니 오해의 소지가 좀 있어 보였다.

 

심지어 그 오해의 소지를 어느 정도 인지하고,

맥락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서

베트남어 음성 대사는 베트남의 맥락에 맞춰서 어느 정도 수정이 가해졌다는 걸 확인했다.

 

 

<2>

 

그런데 이에 대해서 설명을 해도

귓등으로도 안 듣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이에 대해 포스팅에 뻘글 찌끄려 놓고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

 

 

오늘 아침에 제대로 긁힌 사람 하나가 찾아와서 블로그에 재밌는 댓글을 달아 놓아서

이에 대해 생각을 좀 찌끄릴 필요가 있어서 티스토리로 가져왔다.

 

오해의 소지가 충분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분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본래의 맥락과 진의를 이해할 생각도, 노력도 하지 않는 건

좀 안타깝게 느껴졌다.

 

작성자가 스윗한 한국 사람일까 생각을 해봤는데,

욕을 한답시고 '김치찌개'를 언급한 걸 보니 베트남인인 게 틀림없어 보였다.

어느 한국 사람이 생각을 김치찌개에 넣어 먹으라는 욕을 할까??

좀 신기한 표현이다.

 

해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내가 알기론 네이버 가입이 안 되는데......

아마도 한국에 거주하며 외국인등록증 받은 베트남인으로 추정된다.

 

아, 김치찌개 먹은 지 너무 오래된 거 같은데 내일 해먹어야징...

이왕 김치찌개 하는 거 내 생각도 팍팍 넣어서 끓여야징

 

 

<3>

 

이런 댓글을 보고 있으면

교육이란 무엇인가에 다시 돌아보게 된다.

사범대 다니던 시절 이후로 크게 고민해본 적이 없는 명제인데.

 

한국에서 '월남전 파병을 다녀온 남자'가 가지는 이미지가 어떤 식이며

그것이 아들만 있는 집에서 병역의 의무를 지는 문제와 어떤 상관이 있는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한국의 역사적 문화적 맥락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여기에서 베트남 역사가 왜 나오는 거지??

 

이 맥락을 알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가지고 있지는 않아 보인다.

 

내가 형식도야설에 한창 빠져 있던 이유가 이런 것 때문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내가 개소리 하고 있는 것 맞긴 하지만 변명은 아닌데?

변명은 이해 역량이 하나도 없어서, 이런 맥락맹이 된 사람이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어떻게든 호통만 치고 자기 주장을 하는 데에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4>

 

가치?

이쯤되니 이 사람이 말하는 가치가 정확히 뭐를 말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한창 베트남어 처음 공부할 때 내가 느낀 자부심 넘치고, 자존심이 있어 당당해 보이던 나라였는데

이런 사람들이 베트남이라는 나라를 대표해 계속 설치고 있으니 참 씁쓸하다.

진짜 열심히 현생을 살며 성장하며, 궁극적으로 애국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이런 부류하고 같은 카테고리로 묶이는 게 안타깝기 그지없다.

 

가치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마르크스-레닌주의에 기반한 이 분들의 사상과 가치는 다 어디로 가버린 걸까?

집단 공동과 협동 다 어디갔지? 사회주의 공업화는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협동 농장은 어디로 실종된 걸까...

왜 미친 듯이 돈을 벌어서 자신과 주변만 잘 살고 자본가 노릇을 하려고 하는 걸까?

 

그리고 왜 가치관이 다른 나라에 와서 생활하고 돈을 버는 거지?

우리 위쪽에 가치관이 동일한 나라가 버젓이 있는데.

 

진짜 본인들의 가치는 다 잊고 누구보다 부르주아지 같은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참.

 

 

<5>

 

김치찌개도 웃긴데, 미국을 언급하는 게 더 웃긴다.

이게 긁히는 포인트라고 생각하는 걸까?

 

도대체 왜 미국, 그리고 미국의 동맹국의 문화와 경제를 누리려고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미국을 적국 취급하고 있으면서

미국의 동맹국에 와서,

미국 동맹국 인터넷으로,

미국 동맹국의 포털 사이트 이용하는 것도 참 재미있고.

 

무엇보다 미국 기업 Meta의 페이스북을 사랑해서 페이스북의 생명줄 노릇을 하고 있고,

미국 기업 Netflix와 Google을 사용하며, Youtube를 열심히 보고

미국의 Apple에서 폰이 나왔다 하면 다른 나라 못지 않게 열정적이고

누구보다 미국 기업들의 투자를 바라는 곳이 여기던데...흠...

 

'오만한 미국의 ㄱㅅㄲ'와 관련된 거 빨리 베트남에서 퇴출시키자고 성토를 좀 하는 게 좋지 않을까?

미국으로 유학 간 사람들도 오만해지지 않도록 빨리 돌아오라고 성토하는 게 좋지 않을까?

 

진짜 나라를 사랑하고 가치를 지키려면 그 정도는 해야지, 왜 손가락으로만 떠들고 있는지?

 


 

 

대사 두 줄만 딱 잘라서 놓고 보면 충분히 불쾌하고 분노에 차오를 수도 있다는 걸 알아서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하고 직접 드라마를 열어서 보니,

 

전체 맥락을 놓고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영역이었고,

심지어 음성 버전은 그 오해를 잡기 위해서 수정도 되어 있어 그런 내용이 아니라는 걸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알 수 있을 텐데

'이걸 이렇게 수정하고 오해를 바로 잡자' 이렇게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맥락이고 진의고 뭐고 다 무시를 할 정도면

시비를 걸고 혐오를 할 거리가 생겨서 그저 즐거운 게 아닐까 싶다.

 

특히 이런 댓글도 이성은 가져다 버리고 욕으로 끝맺는 걸 보니.

 

쓰다 보면 한도 끝도 없을 거 같아서

이 정도에서 마무리해야지.

 

 


 

 

아, 그리고 작성자가 한국에 계속 머물고 있는 사람이라면

6월 되기 전에 한국에 들어가서 고소 진행하는 것도 고려하는 중이다.

아니면 돈이 좀 많이 들겠지만 변호사 선임해서 고소 대리도.

 

내 글에 정확히 나를 지적해서 한 거니 대상은 나이고,

공개 댓글이니 공연성 성립할 테고,

초성으로 충분히 욕임을 인지할 수 있는 단어를 썼으니 모욕적 표현 썼고.

충분히 의도적으로 모욕을 하기 위해 단어를 썼으니

 

고소의 요건으로는 충분하지 않을까?

 

마지막만 안 썼으면 그냥 안타깝다 정도만 들었을텐데 왜 굳이 욕설을 써서

내가 이런 검토까지 하게 만드는 걸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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