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베트남 생활 초창기에 처음 접했던 커피여서
어원을 간단하게 저장을 해놓은 게 전부인데
그 사이에 이것저것 들은 것들이 있어서
추가 보충하는 포스팅을 작성해놓기로 했다.
네이버 블로그에 일기 포스팅을 쓰다가 갑자기 필요해져서
급히 티스토리로 달려온 건 안 비밀.
Bạc xỉu란
예전에는 까페 쓰어다(Cà phê sữa đá) 밖에 모르던 한국인들에게
어느 순간부터 널리 알려진 커피, 박씨우(Bạc xỉu).
그런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까페 쓰어다랑 헷갈려하고 있다.
아니, 그냥 헷갈리기만 하면 되는데 까페 쓰어다를 제조해서 마시면서 박씨우라고 우기는 사람도 봤다.
흠...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아무튼 이 커피는 이름만 들으면 도무지 어원을 짐작할 수 없다.
베트남어로 써있지만, 베트남어로 뜻을 풀이하려고 하면 도무지 각이 나오지 않는 단어다.
그 이유는 화교들의 언어에서 나온 말이기 때문이다.
주로 중국 광둥 출신으로 현재 호찌밍 시 4군 일대에 정착했던 화교들Người Hoa이 제조하던 방식의 커피이므로 어원이 여기에서 기인한다.
Bạc tẩy xỉu phé
이 커피를 지칭하는 화교들의 말이다.
여기에서 bạc은 '하얀색', tẩy는 컵, xỉu는 조금, phé는 커피를 의미한다.
예전 사이공에 거주하던 화교들이 마시던 음료 중에
연유(sữa đặc)에 뜨거운 물을 부어 마시던 음료가 있었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전통적인 연유가 가지는 특유의 냄새에 거부감을 느꼈다.
그래서 연유에서 나오는 특유의 향을 가리기 위해서
소량의 커피를 넣어서 마셨다.
이것이 bạc xỉu라는 음료의 시작이다.
그래서 이 음료는 사실 커피가 들어가긴 했지만, '커피'로 분류하기에는 좀 애매했던 음료이다.
전통적인 Bạc xỉu는 원래 뜨겁게 마시는 음료였으며, 때론 후추빵(bánh tiêu)를 찍어먹는 용도로 썼다.
커피의 양이 적게 들어가기 때문에, 커피의 진한 향과 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주로 마셨으며,
어린아이와 함께 카페에 온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시켜줄 만한 음료가 없을 때 주문을 해주던 음료이기도 했다.
그랬던 전통적인 버전이 지속적으로 사람들의 취향에 맞춰 변화를 했고,
뜨겁게 먹던 버전에서 얼음을 넣는 버전도 탄생했다.
그렇게 새로운 모습을 갖춘 오늘날의 bạc xỉu는 사이공을 넘어 전국으로 퍼지게 되었다.
종종 사이공의 커피에 자부심을 가지는 사람들은
이 bạc xỉu를 '옛 사이공의 유산[di sản của Sài Gòn xưa]'라고 하기도 한다.
오늘날의 bạc xỉu
이제 bạc xỉu는 전국으로 퍼지면서
원형을 거의 잃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
그래서 그런가...
cà phê sữa랑 큰 차이가 없는 bạc xỉu를 만드는 가게들이 꽤 있다.
가게마다 특색 같은 게 있고,
버전도 여러 종류가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bạc xỉu의 스탠다드한 형태가 있으니
이를 간단하게 정리해보겠다.
1번. 우유와 연유의 혼합
예전의 bạc xỉu는 연유만을 사용했지만,
시간을 거듭하며 발전된 형태의 bạc xỉu는 우유와 연유를 섞어서 사용한다.
Trung Nguyên처럼 자체적으로 개발한 크림류를 섞기도 하지만
아무튼 기본적으로 생우유와 연유를 혼합해서 쓴다.
2번. 연유의 양
Bạc xỉu의 연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연유가 베이스고 커피가 첨가물인 형태이다.
Cà phê sữa와의 차이점은 기본적으로 여기에서 발생한다.
Cà phê sữa는 연유 1 : 커피 2 비율이 기본적인 형태인데
Bạc xỉu는 대량 연유+우유 1.2 : 커피 1 정도의 비율이다.
3번. 커피 거품
Cà phê sữa는 연유를 부어 놓은 컵에
핀을 놓고 커피를 내린 다음
이를 저어서 마시는 형태이다.
그러나 bạc xỉu는 연유와 우유를 섞어서 담은 컵에
이미 내려 놓은 커피를 붓는다.
그런데 이 커피도 그냥 내려 놓은 것이 아니라
커피를 내려서 커피 거품을 치거나, 쉐이커에 담아서 쉐이킹을 해야 한다.
요즘은 그냥 붓는 게 대부분인 것 같지만
아무튼 커피에 거품이 있어야 정통의 bạc xỉu이다.
4번. 간 얼음
원래 bạc xỉu는 간 얼음, 부순 얼음 형태의 얼음을 넣는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얼음의 형태를 신경쓰지 않는 게 보편화되었으므로
얼음은 간 얼음을 넣든 말든 큰 상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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