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경찰?
어제 저녁부터 vn익스프레스 기사 등을 기반으로, '한국 전직 경찰'이 마약 운반, 밀수에 가담해서 재판을 받는다는 소식이 퍼지고 있다.
여기의 제목에서처럼 "전직 한국 경찰[Cựu cảnh sát Hàn Quốc]"이 계속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 내 베트남 커뮤니티도 그렇고,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계속 강조되는 '전직 한국 경찰'은 이미 아니었던 걸로 결론이 났을텐데...
이 건은 판결이 나고 난 다음에 다루려고 했는데,
아까 낮에 아내도 페북 어디에서 '전직 경찰' 이야기를 보고 나한테 묻길래 한 번 다뤄야할 것 같아서 쓴다.
이게 2020년 7월 기사이다.
위의 인사이드 비나 기사에서는 한국인 1명(전직 경찰), 중국인 2명, 베트남인 1명이 연루된 운반조직이 깟 라이에서 잡혔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날(2020.07.21) 아시아투데이의 기사를 보면 총 5명으로 한국인이 2명인 것으로 나온다.
여기에 아시아투데이에서는 총영사관의 동향도 같이 싣고 있다.
현지 공안의 조사에서 전직 경찰이 끼어있다는 통보를 받았으니 총영사관에서 나서는 것이 당연하니까.
그러나 총영사관의 확인 결과는 '전직 경찰이 아님'이다. 아마 전직 경찰을 사칭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기자의 결론.
본인 말에 의하면 '전직 경찰', 그것도 경력이 꽤 세고 심지어 마약단속반에서 오래 일을 했다고 하는데, 한국 쪽에서 안 나서는 게 이상하지.
베트남과 한국 양쪽을 크로스 체크해서 글을 써도 부족할 판인데, 베트남 언론 혹은 한국 언론이지만 베트남 기자가 쓴 기사는 오로지 베트남 내용만을 확인하고 기사를 썼다. 그리고 '전직 한국 경찰'이라는 게 꽤나 매력적인 워딩이라 이게 계속 퍼지게 되었고.
최상단 VN익스프레스의 기사 반해, Dân trí 신문의 기사는 내용이 사뭇 다르다.
나는 베트남 뉴스를 확인할 때 Thanh niên, Dân trí를 기준으로 놓는데, 그 이유는 같은 사안이라도 여기에서는 자체적으로 인터뷰, 취재 등을 통해 내용을 보강하거나 베트남 다른 언론에서 보도하는 내용과 다른 결의 내용들을 싣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기는 제목부터가 '한국에서 빵 동기를 꼬셔서 베트남에 와 마약을 운반하게 했다[Rủ bạn tù ở Hàn Quốc sang Việt Nam vận chuyển ma túy]'이다.
부제에는 <김순식은 한국에서 감옥에 가 있을 때 강선학과 알게 되었다. 감옥에서 출소한 이후 두 사람은 서로 베트남에 가서 '헤로인[hàng trắng]' 장사를 하자고 이야기를 나누었다(Kim Soon Sik quen Kang Seon Hak đi tù ở Hàn Quốc. Sau khi ra tù, cả 2 rủ nhau sang Việt Nam đi buôn "hàng trắng".>
이라고 되어 있다.
기사 내용 중에 있는 단락이다.
<조사 기관에 따르면, 김순식은 한국에서 "불량한" 자였다.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출입국[xuất nhập cảnh], 밀항[vượt biên], 세금탈루[trốn thuế]와 연관되어 6번 고소되어 징역을 살았다.>
여기서 조사 기관[Cơ quan điều tra]은 아마도 마약 범죄니까 PC04인 것 같다.
vn익스프레스 기사도 읽어보면 비슷한 내용을 싣고 있다.
어차피 비슷한 보도자료를 바탕으로 기사를 쓸 테니까.
Dân trí와는 다르게 경찰 일을 한 적이 있어서 컨테이너 화물 검사[soi chiếu] 업무에 통달해있으며 범죄로 인해 '업계'에서 퇴출되었다고 적고 있다.
전체적인 내용은 비슷하지만 한 쪽은 줄곧 '전직 한국 경찰'을, 한쪽은 '범죄자'임을 강조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데 Dân trí도 이전에는 계속 '전직 경찰'임을 언급했었다.
위 기사는 20년 07월 20일의 기사로 한국 전직 경찰에 의해 운영되는 마약 조직 일망타진을 헤드라인으로 잡고 있다.
20년 7월 23일. 구체적으로 조사된 내용을 담은 기사이다. 역시나 한국 전직 경찰의 조직임을 언급하고 있다.
위 기사는 올해 3월 26일의 기사이다.
여기에서는 20년 정도 마약 단속 경찰 일을 했다고 적고 있다.
이랬던 Dân trí의 기사에서 '전직 경찰'이라는 부분이 빠진 것이다.
아마 '경찰'이라고 했던 부분을 한국 쪽과 크로스 체크를 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 단순 범죄자인데 거짓으로 '경찰'이라고 했을 경우.
ⓑ 기사에 언급된 것처럼 실제 관련된 업무를 했지만, '경찰'이 아닌 경우.
내가 조사관이 아니라 정확히 무엇이 진실인지는 알 수가 없다.
만약 VN익스프레스에서 '컨테이너 화물 검사' 등의 업무에 대해서 알고 있는데 '마약' 부분까지 전문적으로 알고 있다면 내 생각에는 '관세청 공무원'이 아니었을까.
관세청에서 마약조사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있으니, 마약조사 관련 업무에도 밝고 화물검사나 통관 부분에 대해서도 아는데 '경찰' 같은 공무원이었다면 관세청 공무원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물론, 전직 공무원이었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내 생각에는 '전직 경찰'일 가능성보다 '전직 공무원'일 가능성이 더 높아보이긴 한다. 아니, 경찰이 출입국/밀항/세금탈루로 징역을 살아?
사형 가능성?
전직 경찰이라는 점 말고도 사형 가능성에 대해서도 강조되고 있다.
당연히 마약 범죄이고, 같은 공산국가인 중국도 마약 범죄에 대해서는 강력처벌을 하는 데다가 베트남 역시 그런 조항들이 있기 때문.
그러나 저번에 구출비행편 사건 때도 최대 사형이 구형될 조항이 있었지만 말만 그럴싸했지 아무것도 없었다.
이번 마약 범죄는 그보다 죄질이 중한 범죄이긴 하지만 글쎄...? 하는게 내 생각이다.
물론, 내가 추론하는 건 하나도 맞는 게 없다는 게 함정.
아무튼, 일단 형사법(Bộ luật hình sự) 20장의 '마약 범죄' 부분을 보면 생산부터 은닉, 운반, 매매 등등 다양한 범죄
그리고 각 마약 종류를 얼마만큼 소지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적용되는 조항들이 세세히 설명되어 있다.
그러나 모든 조항 마지막에 phạt tiền, cấm đảm nhiệm chức vụ, cấm hành nghề hoặc làm công việc nhất định từ 01 năm đến 05 năm hoặc tịch thu một phần hoặc toàn bộ tài sản를 선고받을 수도 있다는 단서 조항이 달려 있기 때문에...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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