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페이스북이 불이 탈 정도로 한 가지 주제에 관한 피드들이 계속 갱신되었다.
이유는 오늘이 베트남의 수능인 '고등학교 졸업 시험(thi tốt nghiệp trường trung học phổ thông)의 결과가 발표되는 날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점수를 확인하는 것 외에도 한국에서도 수능 만점자 인터뷰하는 것처럼 베트남에서도 '수석'을 인터뷰하고
또 각 성마다 평균 점수를 비교해 어느 성이 제일 평균 점수가 높은가 이런 것들을 주로 이야기한다.
오늘 아침부터 이런 그래프들이 많이 돌아다닌다.
각 성 단위로 고등학교 졸업 시험의 평균 점수라는데,
이게 각 과목 단위인 건지, 전체 과목인 건지 정확히 모르겠다.
어떤 자료는 빈즈엉 성이 2등이고 그래서...
전반적으로 Vĩnh Phúc, Nam Định, Bình Dương이 상위권 단골이었다.
나는 하노이나 사이공일 줄 알았는데 그것도 아니었더라.
수석[Thủ khoa]와 인터뷰한 기사의 제목이다.
베트남도 한국이랑 비슷한 무언가가 있다.
인터뷰의 제목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자습한 게 핵심입니다[Học trường làng, tự học là chính]'이다.
"살려주세요."라는 내용의 게시물이다.
캡쳐 하나가 전부이지만 댓글은 모두 애도의 물결.
이를 이해하려면 베트남의 수능 시스템을 조금 알 필요가 있다.
이름이 '고등학교 졸업 시험(thi tốt nghiệp trường trung học phổ thông)'이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 졸업하고는 크게 관련이 없다. 대학을 지원할 수 있느냐 없느냐이지 졸업은 모두 한다.
현행 시험은 '어문 영역(Ngữ văn)', '수리 영역(Toán)', '자연과학 영역(Khoa học tự nhiên)', '사회과학 영역(Khoa học xã hội)', '외국어 영역(Ngoại ngữ)'의 5가지 영역으로 이루어져있다.
이중 어문, 수리, 외국어는 기본이고,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중 하나를 선택해서 친다.
자연과학 영역은 '물리(Vật lí)', '화학(Hóa học)', '생물학(Sinh học)'으로 구성되어 있고, 사회과학 영역은 '지리(Địa lí)', '역사(Lịch sử)', '공민교육(Giáo dục công dân)'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국어 영역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러시아어', '중국어', '한국어' 중 하나를 선택한다. 보통은 영어를 선택한다.
어문 영역은 '서술형(Tự luận)' 6문항, 120분, 총점 10점.
수리 영역은 '선다형(Trắc nghiệm) 50문항, 90분, 총점 10점.
외국어 영역은 '선다형(Trắc nghiệm)' 50문항, 90분, 총점 10점.
사회과학 영역은 '선다형(Trắc nghiệm)'으로 3과목이 총 120문항, 각 과목 50분씩, 총점 30점.
자연과학 영역은 '선다형(Trắc nghiệm)'으로 3과목이 총 120문항, 각 과목 50분씩, 총점 30점.
우리나라로 치면 '검정고시'에 해당하는 'giáo dục thường xuyên(GDTX)'으로 시험에 응시하는 경우는 '수리 영역', '어문 영역', 그리고 '사회과학 영역' 중에서 '지리'와 '역사'만으로 시험을 친다.
이 시험은 기본 영역인 '어문', '수리', '외국어'가 각각 3점을 넘지 못하면 '과락(bị điểm liệt)', 시험에서 떨어진다.
이걸 네이버 사전에 '빵점'이라고 번역을 해놨던데, '빵점'은 말그래도 0점이잖아?
시험에서 떨어진다는 말은 고등학교를 졸업 못 한다는 것이 아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고등학교는 시험 성적과 상관 없이 모두 하는데, 과락이 생기면 총점이 높아도 대학 지원이 불가능한 것이다.
보통 이런 경우는 한국으로 치면 '재수'를 한다. 1년 후 시험에 재응시를 하면 된다.
아내의 말에 따르면 아예 12학년을 한 번 더 다니기도 한다고 한다. 아내의 친구 1명이 그렇게 했다고 한다.
성적이 좋지 못하더라도, 대학 진학에 생각이 없으면 사실 별 의미가 없다.
2022년 베트남의 대학진학률은 48.09%로 50%도 되지 않는다.
이건 각 지역의 수험생들 '과락'이 얼마나 있었는지 비교한 것이다.
생각보다 하노이가 높다.
아내는 닥락성이 4위에 있는 걸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재밌는 이야기도 해주었는데, '과락'이 최대한 안 생기도록 하기 위해서
시험 감독을 들어온 선생님이 시험 시작 전에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을 확인한 다음에,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주변 학생들에게 답을 알려주라고 한다고......ㅋㅋㅋㅋㅋ
시험이 시험 같지 않고 마치 그냥 놀러 가는 느낌? 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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