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18명의 전현직 고위 공직자들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는 소식 때문에
베트남 전역이 아주 시끌시끌하다.
그동안 너무 정신이 없어서 손도 못 대고 있다가 이제서야 블로그에 올리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에 연루되어 수감된 인원은 총 54명이고,
그 중에서 18명에게 최대 사형이 내려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베트남에서 'Vụ chuyến bay giải cứu'라고 부르는 사건이다.
한국어로 적당히 번역을 해보자면 '구출 비행편 사건' 정도?
이 사건은 베트남이 코로나19로 고통을 받던 시기에 국가에서 특별 비행편을 제공해
해외에 사는 베트남 국민들의 귀국 및 격리를 돕던 일로부터 시작되었다.
이 '사업'에 끼어든 회사 및 인물들이 관련 부처의 관계자들에게 뇌물을 증여하고 사업을 따내 운영을 하며
과한 금액을 수취한 것으로 의심이 되고 있었는데,
오랜 조사 끝에 뇌물 수수 등이 확인이 되었고,
이번에 검찰원에서 기소를 하였다.
사건의 시작 : 코로나19
이 사건의 풀네임은 <코로나19로 인한 국민 귀국 "구출" 비행편 사건(Vụ chuyến bay "giải cứu" công dân trở về nước do đại dịch COVID-19)>이다.
사건의 시작점은 당연히 코로나 19이다.
나도 최초 호치민시 봉쇄 때 호치민시에 있었다.
원래 관광비자 3개월을 끊어서 왔고,
5월 초 귀국 예정이었는데, 4월 중순부터 호치민시-인천 비행편 운행 중단 소식이 들려
급하게 귀국을 했었다.
이후 여러 나라에서 일반 항공편들을 운행하지 않기 시작하면서,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베트남 국민들이 귀국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이에 당시 정부 수상이었던 응우옌 쑤언 푹(Nguyễn Xuân Phúc)이 "그 누구도 뒤에 버려두지 않는다(không ai bị bỏ lại phía sau)"며 해외에서 귀국하지 못하는 국민들을 지원할 비행편 마련을 지시했다.
베트남은 대략 2000편의 항공편을 운행하여,
약 20만명의 국민을 60개국 이상의 나라에서 귀국을 시켰다.
의심의 시작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시작했지만,
베트남 특별입국을 겪어보신 분들도 공감할 것이 "비용이 너무 과하다"이다.
이게 외국인에게만 그런 줄 알았는데
베트남 국민들에게서도 말이 나오고 있던 실정이다.
그러던 중 2021년 말,
'베트남 귀국 패키지'의 가격이 대략 2억 4천만동까지 오른다는 이야기가 나오자
국민들 사이에서 공개적으로 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유럽에 사는 베트남인들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캄보디아 프놈펜을 들어가는 데 630유로, 프놈펜에서 차를 이용해 목바이 국경검문소까지 100유로. 베트남 여권이 확인되면 베트남으로 넘어갈 수 있고 떠이닝 성에서 1주일 격리'라는 구체적인 경험담들이 나오면서
베트남에서 운영하는 '귀국 패키지'가 베트남 국민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기 위함이라는 불만이 터졌다.
(730유로면 지금 환율로 대략 2천만동이다.)
조사와 결과
당시에는 외교부 성명으로 이를 부인하였지만,
2022년 1월 결국 담당자들을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2022년 4월 최초로 8명을 조사를 시작했다.
그 이후 조금씩 조금씩 추가 조사가 이어져 현재까지에 이르렀다.
체포되어 기소된 인원들은 이렇지만,
특별 비행편 운영에 관여한 부서에서는 견책, 사임 등이 줄줄이 이어졌을 정도로 굉장히 정계 변동이 크게 일어났다.
뇌물은 처음에 사업 허가를 받기 위해 '기름칠(bôi trơn)'을 한 것부터 시작해서,
승객들이 국경을 통과하는 데에 대해서 패키지를 운영하는 회사들로부터 인당 얼마씩,
그리고 격리 구역을 선정하는 데에 있어서도 비용을 얼마씩,
이런 식으로 각종 "비용"들을 요구하고 그 요구에 응한 것이다.
54명에게 적용된 범죄
현재 기소된 54명에게 적용된 범죄는 총 5가지이다.
- 1) 뇌물 증뢰(đưa hối lộ)
- 2) 뇌물 수뢰(nhận hối lộ)
- 3) 뇌물수수 중개(môi giới hối lộ)
- 4) 재산 침탈 사기(lừa đảo chiếm đoạt tài sản)
- 5) 공무 집행 시 직위와 권한의 사적 유용(lợi dụng chức vụ, quyền hạn trong khi thi hành công vụ)
또한
21명에 대해서는 형사법 354조(Điều 354-Bộ luật Hình sự)에 따라 뇌물 수뢰(Nhận hối lộ)를,
23명에 대해서는 형사법 364조(Điều 364-Bộ luật Hình sự)에 따라 뇌물 증뢰(Đưa hối lộ)를,
4명에 대해서는 형사법 356조(Điều 356-Bộ luật Hình sự)에 따라 공무 집행 시 직위와 권한 사적 유용(Lợi dụng chức vụ, quyền hạn trong khi thi hành công vụ)을,
4명에 대해서는 형사법 356조(Điều 356-Bộ luật Hình sự)에 따라 뇌물수수 중개(Môi giới hối lộ)를,
1명은 형사법 174조(Điều 174-Bộ luật Hình sự)에 따라 재산 침탈 사기(Lừa đảo chiếm đoạt tài sản)를 적용했으며
1명은 재산 침탈 사기 및 뇌물 증뢰(Lừa đảo chiếm đoạt tài sản & Đưa hối lộ) 2가지를 한번에 적용했다.
사형 구형?
이중 18명에 대해 사형이 구형되었다는 소식이 제일 핫한 소식이다.
그러나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최대가 사형이 나오는' 조항이 적용됐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온 것이다.
형사법 354조의4는 뇌물수뢰에 있어 2가지 경우는 '20년형, 종신형 혹은 사형'이 내려진다고 되어 있다.
- a) 뇌물이 돈, 재산 혹은 다른 물질적인 이익으로 그 가치가 10억동 이상인 경우.
- b) 50억동 이상의 재산 손실을 야기했을 경우.
뇌물을 수뢰한 인원 중에 10억동이 넘어가는 인물이 총 18명인 것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실제로 사형이 선고되더라도 면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형사법 제40조 '사형' 파트에 있는 조항 때문이다.
형사법 제40조의3에 사형이 선고되더라도 시행하지 않는 경우가 총 3가지 있다.
- a) 임신한 여성 혹은 36개월 미만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여성.
- b) 75세 이상인 자.
- c) 재산 횡령, 뇌물 수뢰 범죄로 사형을 선고받았는데 선고 이후 주체적으로 나서서 횡령 재산, 뇌물 수뢰분의 최소 4분의 3을 납부하고 범죄 사실 발견, 조사, 범죄 처분에 있어서 기관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였거나 큰 공을 세운 자.
뒤질래, 아니면 처먹은 거 다 내놓을래?
인 상황인 것이다.
죽고 싶지 않으면 내놓겠지...
+ 추가
네이버엔 오전 일찍 추가했었는데,
티스토리는 이제서야 하네.
뇌물수뢰에 해당하는 21명 중 20명이 최소 2년형에서 최대 20년형을 구형받았고, 오직 한명 보건부차관 비서 1명만 사형을 구형받았다는 소식이다.
보건부차관 비서는 횟수도 그렇고 액수도 그렇고 너무 독보적이라서.
언론들이 사형 어쩌고 떠들어서 어그로 끌었던 거어 비하면 전체적으로 구형된 형량이 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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