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점심 무렵에 처가에서 냐짱으로 복귀했다.
평일 점심 버스라서 그런지 승객도 적고, 배달할 짐도 많은 편이 아니어서 금방 도착했다.
돌아온 이유는 좀 복잡하지만... 주절주절 늘어놓을 성질은 아닌 듯.
#1
몸상태가 최악인 상태로 오랜만에 장시간 버스를 타서 그런가
식사도 소화가 안 되고, 집에 와서 다 토하고
결국 열이 끓어서 감기약을 먹고 잤다.
띠엔은 지금 비몽사몽인데 내가 이렇게 푹 자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자고 일어났다.
처가에 출산준비를 도우러 가기 전에 나름 정리를 해서 그런가
반찬 하나 곰팡이 피고, 사골가루 상해버린 거
그리고 가스레인지 점화구 고장난 거 정도 빼고는 이상이 없다.
하지만 장기간 집을 비워 놓는 것 때문에 열심히 정리를 해놔서
집에 먹을 게 없다.
아침 겸 점심을 맥도날드에서 해결하고,
롯데마트에서 장을 보기 위해 아침에 길을 나섰다.
나의 증오가 담긴 길이다.
현재 꼬여버린 내 스텝의 궁극적인 원인이고
내 짙은 우울감을 한없이 깊어지게 만든 근원.
그 이야기는 따로 쓰고 싶어서 묵히는 중이다.
#2
한 달 조금 넘게 있었던 변화 치고는 꽤 많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우 곱창은 정체성을 삼겹살에 맞추기로 했는지 간판에 삼겹살이 강렬해졌고,
Venus라는 작은 카페 겸 펍에게 재임대를 줬던 공간은 이상한 이름의 아이스크림 가게로 바뀌어 있다.
망고와 드래곤이 무슨 상관이 있길래...
전에 드래곤 이발관 하시던 분이 연 가게인가?
신기하네...
저번에 세무국에서 곱창집 찾아왔을 때,
곱창집 사장이 주류 면허 등등을 전부 Venus 이름으로 처리하기로 해서
집주인이랑 Venus 측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고
자기는 세금 관련된 거 모르는 일이라고 무시해버렸는데
Venus를 내보냈다는 건 본진의 가게 면허를 가져다가 쓰고 있다는 말이겠지?
아이스크림 가게문 옆에 금색으로 붙은 회사명 어떻게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옆의 한국 마트인 One 마트...
밤에 내부를 방문해봤는데, 너무 실망이더라.
이건 또또 다른 포스팅으로 다루기로 하고.
그런데 원래 저기는 One 마트가 아니었었는데...
내가 3월 말에 산책하면서 찍은 쇼츠다.
이때는 호치민 시 푸미흥에 있는 A마트 브랜드가 들어온다 그랬었는데...
간판까지 다 달았던 게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닥락에 갔다가 오니까 이렇게 바뀐 건지.
아무리 1달이 조금 넘었다지만 적응이 안 된다.
#3
AB타워는 내가 처음 왔을 때는 2층 에스컬레이터도 막아놨을 정도였는데,
맥도날드와 커피 하우스가 탱커처럼 버티고 있으니까 꾸준히 사람이 다닌다.
관광객이 늘고, 이 건물도 점점 활성화되다보니 여기에도 한국 음식점이 생겼다.
특히, 저 '육몽'이라는 새로운 한국 음식점.
궁금하기는 한데,
그냥 궁금만 하다.
냐짱만 한정해서 놓고 보면, 한국 음식점들
타겟층은 명확하고, 다들 비슷비슷하고...
궁시렁대고픈 말들은 많지만 패스.
#4
안쪽에 맥도날드에 도착했다.
오전 10시 전에 도착해버려서, 맥모닝 풀릴 때까지 주변을 서성거리며 기다렸다.
호치민 시에서 겪어본 결과,
베트남의 패스트푸드점은 맥도날드가 그나마 나았다.
KFC와 롯데리아가 준 충격은 아직도 잊기 힘든 정도...
아무튼 맥도날드가 그나마 나은 브랜드이고,
집에서 제일 가깝고 위치 최상인데
맥도날드라는 브랜드 빼고는 전부 최악이다.
침향탑 앞이라는 최상의 위치, 그리고 맥도날드라는 브랜드 빼면 사실 진작에 망했어야 하는 가게인데.
패스트푸드점 브랜드들이 타 대도시에 비해서도 너무 심할 정도로 수준이 떨어져서,
그나마 수준이 덜 감소한 맥도날드가 돋보이는 중이다.
뭔가 주렁주렁 매달아놓기는 하는데
이런 거 보다 직원들 교육이나 똑바로 좀 시켰으면 좋겠다.
집중이라는 걸 잘 모르는 건지.
이렇게 비생산적인 친구들은 프랜차이즈에서 처음 접했다.
베트남 내에서도 손에 꼽힐 워스트일 듯하다.
방문을 하면 항상 서양 손님들이 뭐가 없다, 뭐가 내 주문이랑 다르다 하는 이야기로 싸우는 꼴을 1번 이상은 보게 되고,
주문 요청사항 무시는 기본이고
키오스크에서 현장 식사 눌러도 막 포장을 해주질 않나...
그나마 서양 손님들은 영어로 매니저급들이랑 싸우면,
매니저급들은 사과를 연발하는데
나 같이 후줄근한 한국인이 베트남어를 쓰면 매니저급은 신경도 안 쓰고,
싸가지 만빵의 베트남 직원들이 '니탓'을 시전한다.
이거 받아오는 것도...
오더 넘버 저 4자리는 현장 식사고
테이크아웃은 세 자리인데 열심히 포장을 하고 있더라.
그래서 내거 아닌 줄 알았는데, 나보고 오라고 손을 까딱까닥 하길래
보니까 어이가 없어서, '여기서 먹는다고'라고 했더니
나보고 '니가 가방매고 계속 여기 서있길래 가져가는 줄 알았다'더라.
냐짱이 표면적인 건 1달 사이에 많이 바뀌었는데,
내용물은 여전히 '냐짱스러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5
침향탑에서 AB타워로 들어오면 보이는 모형.
현재 침향탑 색깔은 베이지이지만,
예전에 한국인들에게 '핑크 타워'로 불렸던 흔적을
여기에서 볼 수 있다.
예전 침향탑은 딱 이랬다.
주변에 조형물도 없고, 색깔과 주변 모습이 딱 이랬는데
참 많이 바뀌긴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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