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님이 푼 하노이 택시 썰이 화제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나는 하노이에선 그랩 밖에 안 타봤지만,
택시... 베트남 택시는 정말 할 말이 많다.
내가 베트남에 살면서, 베트남 아내가 있음에도 베트남은 개판이라고, 아직 멀었다고 욕을 하고 다니는 주된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택시다.
나도 택시 관련된 건 하도 많아서, 박항서 감독님의 이야기를 들은 김에 몇 가지 풀어 보고 싶다.
1. 처음 도착하자마자부터 택시 떄문에 고생을...
베트남 호치민시에 처음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사전 조사로, 공항에 도착을 하면 그랩을 부르거나 그도 안 되면 비나썬 혹은 마이링 택시를 타면 된다는 것을 숙지했다.
떤선녓 공항에 도착해 도착비자를 받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서 입국장을 나섰을 때, 손님이라고는 나 밖에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사실 숙소를 공항 근처에 잡았는데, 당시에는 이제 막 베트남에 발을 들인 초보라서 지도 보고 길을 건너는 건 쉽지 않았다.
결국 그랩을 불렀는데, 당시에 막 환전을 한 터라 50만동 짜리랑 20만동 짜리... 이런 거 밖에 없어서 그랩 기사가 여기 주차장에서 나갈 때 주차비를 내가 내야 하는데 그거 낼 잔돈도 없냐면서 운행 못하겠다고 취소를 했다.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러 다시 택시승강장으로 이동.
처음에 자기가 택시 기사라면서 이상한 기사증을 보여주며 가격을 흥정하는 사람을 피해 끝으로 이동하면 비나썬 기사를 만날 수 있다고 해서 그대로 따라 했다.
다행스럽게 비나썬 기사를 만나서 제대로 된 비나썬 택시에 탑승을 하고, 구글맵을 보여주며 호텔로 데려다 달라고 말을 했다.
구글맵 상에서 차로 5분이면 가는 거리라서 금방 가겠거니 했고, 택시 기사도 지도를 보더니 오케이를 남발하며 운행을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이상한 방향으로 운행을 시작했다. 누가 봐도 동쪽 방향으로 가야할 길을 남쪽으로 쳐 달리기를 시작한 것이다. 나는 길이 복잡하니까 이쪽으로 가서 돌아서 가겠거니 했는데, 신나게 남쪽의 이상한 방향으로 달리는 거다.
내가 중간에 지도 계속 보여주면서 아니라고 몇 번 이야기를 했는데, 알겠다고 연신 끄덕이다가 내가 참다 못해서 아니라고 멈추라고 하면서 다시 길을 가르쳐줬다.
그제서야 길을 돌리면서 ㅈㄴ 내가 구글 맵을 베트남으로 안 해서 제대로 몰랐다느니 어쩌구저쩌구 하면서 가는 내도록 나를 혼내는(?) 거였다.
처음 베트남 온 날부터, 심지어 유창하지도 않은 외국어로 싸울 수는 없어서 연신 미안하다고 그러고... 지금 돌이켜보면 아무리 많이 나와도 5만동 나올 거리를 9만동 정도가 나왔으니...
당시에 들고 있던 돈의 가장 작은 단위가 10만동이어서 10만동을 줬는데, 거스름돈을 줄 생각 자체를 안 하는 거였다. 그냥 내려서 뒤에 있는 내 캐리어 내려주고 끝.
어이가 없는데, 너무 피곤해서 빨리 호텔에 들어갔다.
진짜 처음부터 힘든 일을 겪었는데, 나는 왜 베트남에 있게 된 걸까...ㅎㅎ
2. 짧은 거리라고 꼽을 줬던 기사
워낙 짜잘한 일들은 많지만, 그거 하나하나 다 쓰자니 너무 많을 것 같다.
호치민이고, 빈증이고...진짜 택시기사 중 열에 여덟은 쓰레기들이 수두룩하다.
심지어 냐짱도 개 같은 놈들이 너무 많아가지고... 진짜 어쩔 수 없는 상황 아니면 택시는 절대 안 탄다.
냐짱와서도 택시를 탄 게 5번이 전부다.
아무튼, 이 이야기는 작년 이맘때, 상견례를 위해서 할머니와 어머니가 호치민에 오셨을 때였다.
부온마투옷 여정을 마치고, 호치민으로 돌아와서 한국으로 귀국하시기 전에 호치민 관광을 하고 있었다.
동커이에 있는 빈컴에서 벤탄 시장으로 이동을 해야 했는데, 어지간하면 걸어갈 거리긴 하지만 할머니의 다리 상태가 한국 돌아가시면 수술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좋지 않았고, 짐도 많아서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야 했던 상황이었다.
아내도 나도 진짜 택시 타기 싫었고, 분명 기사도 싫어하겠거니 했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택시를 타서 벤탄시장으로 가달라고 했는데,
이 기사 새끼가 승객을 앞에 두고 헛웃음을 지으면서 '벤탄 마켓'하고 꼽주는 목소리로 크게 외치는 거였다.
그리고 이어서 택시 매니저한테 짧은 거리라고 막 욕을 해대는 거였다.
나랑 아내 둘만 있었으면 우리도 욕을 박고 그냥 내리는 건데, 어머니랑 할머니가 있어서 어쩔 수가 없었다. 특히 할머니 때문에 그냥 참고 탈 수밖에 없었다.
아주 인상이란 인상은 다 쓰고, 벤탄까지 가는 길 내내 중얼중얼 욕을 하더라.
아내도 외국인이라 생각하고 그냥 욕을 한 건지, 아니면 들어도 상관없다고 욕을 박는 건지.
신기하게 부온마투옷에서는 이렇게 형편없는 기사를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는데, 대도시라 각 시골의 온갖 양아치들이 다 모여서 그런 건지...
운전 병신같이 하는 건 기본이고, 인성도 형편 없고, 길도 못 찾는 새끼들 수두룩하고, 거스름돈 가져가는 건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고.
그나마 그랩을 타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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