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님 돌풍 이후에,
VN익스프레스 영문판 기사를 보고 번역해서 옮기는 기자들이 부쩍 늘어났다.
그러나 그런 기사들이 베트남에 대한 이해 없이 요즘 베트남이 핫하다는 이유만으로 가져와서 번역을 해서 그런가
몰이해의 극치를 보여주는, 가십성 기사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비판들이 많아서 그런 것인지, 나름 현지의 교민 잡지나, 장기간 생활하신 분들의 글을 기고받아서 올리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그런 글들도 보면, 사람마다 다른 시각을 가질 만한 부분도 많고 아예 잘못된 시각으로 해석한 경우도 종종 있다.
베트남의 구정 연휴인 '뗏(Tết)'에 관한 글이다.
이 글을 조선일보를 보다가 본 게 아니고, 페이스북 베트남인 커뮤니티에서 접하고 읽어보게 되었다.
다른 건 잘 모르겠고, 3가지 정도를 이야기해보고 싶어서 쉬는 시간에 블로그를 켰다.
<1> 설 상여금 = 13번째 월급?
이 기사에서는 설 상여금을 '13번째 월급이라고 부르기도 하죠'라고 언급하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13번째 월급과 설 상여금은 다른 개념이다.
단지 주는 시기가 비슷하게 겹치기 때문에 한 번에 나가서 그런 것일 뿐이다.
나도 처음에 기사를 보다가 '왜 설 상여금을 13번째 월급이라고 부르지?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해서 찾아봤는데 역시나 아니었다.
<2> 아이 세뱃돈을 위한 QR코드
베트남에서의 '리 씨(lì xì)'는 정확히 말하면 세뱃돈과는 좀 다른 개념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새해를 축하하는 의미로 하는 세배에 대해 주는 개념인데,
여기는 그냥 새해를 축하한다는 개념에 가까워서, 부모님, 조부모님 등에 드리는 게 더 중요하다.
설 선물도 무겁게, 리 씨 봉투도 반짝반짝하게.
뭐 아무튼 기사 안에 이런 사진이 포함되어 있었다.
베트남 사람들도 이 사진을 보면서 신기해하길래, 직접 기사를 찾아봤다.
기사 내용에서 뭐 트렌드니 어쩌고 하면서 온갖 이야기를 하지만, 이미 첫 문단에서 아이들 리 씨 줄 잔돈 바꾸러 은행갔다가 이런 상품 추천 받았다는 데서, '아아... 은행 상품 홍보구나' 하는 걸 알았다.
한국에도 대놓고 이런 류 기사 쓰는 기사들이 많은데, 베트남도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트랜드니 뭐니 하며 인스타나 틱톡에서 유행한다는데, 주변 만나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모르는 것도 허다하고...
보니까 TP뱅크나 모모 같은 데서 아이들 리 씨를 겨냥해서 그런 상품을 만들었다고.
이미 작년이나 재작년에도 아이들 리씨를 계좌 이체 해주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에 그의 연장선이긴 하지만,
저런 거 만들어서 달고 다니면 남말하기 좋아하는 베트남 사람들이 가만히 두질 않을 텐데.
정말 하고 다니는 사람이 있기는 한가?
사이공이나 하노이, 다낭 같은 대도시에는 있나본데, 다른 데는 글쎄...?
<3> 2020년 부모가 아이의 세뱃돈을 가져가면 벌금을 물 수도 있다는 기사
우리나라도 기사나 TV 뉴스에서 약간의 가십과 논란이 섞인 정보성 기사들이 보이는데,
해당 기사에서 언급한 '부모가 3000만동의 벌금을 물 수도 있다'는 기사 역시 그런 류이다.
이 기사가 나온 후 여러 법률가들이 '해당 정보의 진실과 거짓' 등 여러 제목의 포스팅을 게재한 바 있다.
지금 위의 조선일보 기사에서 언급하는 이 부분은, 정보를 반만 읽고 해석을 한 느낌이다.
헌법을 들먹이는데... 판결은 헌법을 가지고 하는 게 아닌 걸로 아닌데 무슨...
아동의 재산권과 재산 처분권을 선언하고 있지만, 실제적 사항을 보려면 '가정과 혼인에 관한 법률(Luật Hôn nhân và Gia đình)을 봐야 한다.
여기에 따르면 만 15세 이상의 아동은 자신의 재산(세뱃돈도 포함)에 대한 관리 권한을 가질 수 있다고 되어 있다. 15세 미만에 대해서는, 부모가 자녀의 이익을 위해서 자녀의 재산을 관리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이 의미는 만약 부모가 자녀의 세뱃돈을 알아서 가져가서 자녀와 상관없는 목적으로 써버리는 경우는 안 된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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