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일기

230621-22. 출생신고 마치고 곧바로 귀가 (feat. 빌어먹을 베트남 행정)

베트남10선비 2023. 6. 23.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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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신고를 무사히 마쳤기 때문에,

더 호치민시에 머무를 이유가 없었다.

그래서 곧바로 처가로 돌아가는 버스 표를 예매했다.

버스 운행 시간은 내가 알기로는 아주 이른 아침, 혹은 저녁 뿐이라서

무조건 저녁까지 기다려야했다.

 

적당히 떠돌다가 하린이 모빌을 사기로 했다.

내 아버지, 그러니까 하린이의 친할아버지께서 한참 전부터 하린이에게 모빌을 사서 보내고 싶어하셨으나,

고민 끝에 여기에서 직접 구매하는 게 낫겠다며 나에게 일임한 상태.

 

이상하게 베트남 사람들이 모빌을 쓰는 걸 거의 못 본 것 같다.

그래서 닥락에서는 구해볼 각이 안 나왔고,

냐짱에 가서 찾아볼 생각이었지만, 솔직히 반신반의중이었다.

본 기억이 없어서 말이다.

그래서 사이공 내려온 김에 하나 장만해서 가기로 했다.

다행스럽게도 총영사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위치에 굉장히 큰 Con Cưng 매장이 있었다.

7개 층인가를 통째로 다 쓰며, 키즈카페까지 운영하는 매장이었기 때문에 설마 없겠어 하는 생각으로 방문했다.

 

위치는 여기👇👇

 

왔는데, 모빌만 단독으로 있는 제품이 없었다.

 

죄다 이런 류였는데, 그나마도 몇 종류 없었다.

베트남 내에서 모빌이 별로 인기 없는 제품인가...?

 

 

있는 몇 가지를 사진 찍어서,

의뢰주이신 하린이 할아버님께 공유했다.

아이에게는 다양한 색깔이 있는 게 좋다 하시면서 이 제품을 골랐다.

 

 

구매 완료.

가격도 저렴했다. 50만동이 채 안 되었으니.

그리고 점심을 때우기 위해 가까운 위치의 맥도날드를 갔다.

전날 저녁 식사를 고를 때도 생각한 거지만,

혼자 갈 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

게다가 한식은 한 번 먹고 나니까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뭐라고 해야 하나...

여기가 아무리 외국이라고 하지만, 가격이 너무 높다고 해야 하나?

특정한 음식이 아니라, 두루뭉술하게 '한식'이 당기면 그냥 집에서 쉽게 해먹을 수 있다보니

작정하고 고기 하우스 같은 데가서 고기 뷔페 먹을 요량이 아니라면 딱히...? 하는 생각이다.

차라리 집에서 해먹기 힘든 햄버거를 먹는 게 낫다는 생각.

 

 

그리고 야무지게 카페에 앉아서 시간을 때웠다.

이상하게 예전에는 G7으로 유명한 Trung Nguyên Legend를 별로 안 좋아했는디

1달 넘게 닥락에 거주하고 있어서 그런가...

그리고 한참을 기다리고, 우여곡절을 좀 겪은 후에 버스에 탑승했다.

 

 

중간에 쉼터에서 좀 밍기적거렸는데도

굉장히 일찍 도착한 덕분에 4시 반쯤 Hòa Tiến에 도착을 했다.

장인어른께서 마중 나오실 거라고 아내한테 미리 말씀을 해놓으셔서

나는 버스회사의 서비스를 거부하고 정류장에서 아버님을 기다렸다.

 

 

그리고 오전 중에 아내는 하린이 베트남 여권 신청의 첫 단계로

서류를 Xã의 공안에 가서 사인을 받아온다며 내가 한창 아침잠을 청하고 있는 시점에 나갔는데...

 

WTF!

 

행정 처리는 ㅈ같이도 못하는 것들이 왜 자꾸!

행정적인 절차를, 그것도 이렇게 많이 요구를 하냐고!!!

 

하린이의 여권신청서에 사인을 하기 위해서는 하린이가 장인어른의 호적부(Hộ khẩu)에 들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출생신고는 했지만 아직 호적부에 안 들어가 있어서 그것부터 등록해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베트남인이었다면 Xã에서 출생신고하고 바로 내 호적부에 넣었겠지만,

내가 외국인이라 내 호적부가 없고, 출생신고도 현에서 했기 때문에 따로 신청을 해야 했던 것이다.

 

그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장인어른과 아내는 현장에 가서야 비로소 알게 된 것.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왜 상급 기관인 Huyện의 행정과 그 아래 단위인 Xã의 행정이 따로 노는 건지 이해를 할 수 없다.

더 ㅈ같은 건 요즘 VNeID인가 하는 어플을 써서 나름 전자행정체계를 갖추는 척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하린이를 장인어른 호적부에 넣는 작업이 월요일에 끝난다는 점이다. 게다가 결과는 스마트폰이나 이런 걸로 통보하는 게 아니라 직접 와서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고.

 

아, 게다가 하린이를 호적부에 넣는 과정에서 나도 여기에 임시거주가 등록되어 있어야 한다고 해서,

장인어른 집에 내 땀쭈를 신청했다.

이럴 거면 1월에 내 비자 갱신하기 전에 땀쭈를 신청했지... 하, 진짜 여러모로 말문이 막히게 하네.

 

덕분에, 아내는 목요일에 비자신청서에 서명을 받고 금요일에 여권을 만든 다음 토요일에 냐짱에 복귀하겠다는 계획을 전면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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