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5월, 베트남 전기 요금이 또다시 올랐다.
작년 10월 4.8% 인상에 이어, 이번에도 4.8% 추가 인상이다. 벌써 6개월 만에 총 9.6%가 오른 셈이다.
표면적으로 내세우는 이유들은 늘 똑같지만, 그 이면엔 상당히 복잡한 사정들이 얽혀 있다.

📝 공식적 인상 이유
① 발전원 구성 변화와 비용 증가
베트남 전력의 주력은 전통적으로 값싼 수력 발전이었다. 하지만 최근 석탄, LNG, 재생에너지 등 고비용 발전원의 비중이 급증했고, 2025년까지 수력 발전의 비중을 25%까지 줄이고 있다. 이로 인해 발전 단가가 크게 올랐다.
② 전력 수요 급증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베트남의 전력 수요가 매년 12.2%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비싼 발전원 사용이 불가피해졌다는 주장이다.
③ 달러 환율 상승과 연료 수입 부담
강달러로 인해 석탄과 LNG 수입 비용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 '진짜 이유'라고 공개된 것
① EVN 재정 건전성 위기
베트남 국영전력공사(EVN)는 이미 2023년 누적 손실이 70조 동(27억 달러)에 달했다.
원가는 오르는데, 정부가 생활물가 안정을 위해 전기세 인상을 억제해 왔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인상은 EVN의 손실을 국민의 지갑에서 채우겠다는 의도다.
② 에너지 시장 구조 개혁 퍼포먼스
표면적으로는 에너지 시장에 민간 투자를 촉진하고 시장 경쟁을 확대하기 위해 전기 요금 체계를 미리 개편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③ 재생에너지 투자 유치와 보조금 부담 축소
베트남은 과도한 재생에너지 보조금(FIT 정책)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지금은 재정 부담이 커져서 이를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요금 인상은 사실상 외국계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기 위한 액션인 셈이다.
🚨 경제적 의미와 국가 시스템의 위험 신호
① "전기를 싸게 팔 여유가 없다"는 충격적 신호
전기 요금 인상을 단행한 것은 국가의 공공 요금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강력한 경고다. 전기세는 통화 시스템과 직결된 공공 가격 구조물인데 이를 건드리겠다는 것은 곧, 베트남 경제와 통화 시스템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② 생활비 폭등의 시발점 될 수도
베트남의 경제는 이미 심각한 불균형 상태. 생활물가는 지속 상승하지만 월급 수준은 비참하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 요금을 급격히 인상하는 것은 물가 상승을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 숨겨진 정치·외교적 의도
① 국가 신용 등급 퍼포먼스
베트남 정부는 지속적으로 외채를 유지해야 기축 통화에 접근할 수 있으며, 국제적 신용도를 확보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요금 현실화를 통해 '재정 건전성'을 해외 금융기관에 보여주는 것이다.
② 감시 없는 세수 확보 전략
법인세나 소득세는 세금 저항이 크지만, 전기세나 수도세 같은 인프라 요금은 '의무'라는 명목으로 거부하기 어렵다.
특히 베트남은 최근 '자발적 신고'에서 '자동 징수' 시스템으로 세제를 전환 중인 상황.
이렇게 세수 확보에 혈안에 된 상황에서 전기세 인상은 가장 손쉽게 국가 재정을 확보하는 방법이다.
전기세나 수도세, 망 이용료 같은 생존 인프라를 정기적으로 조금씩 건드리면 큰 반발없이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기에 베트남이 손쉽게 택할 수 있는 선택지이다.
그리고 베트남은 현재 72/2025/NĐ-CP에 따라서 정기적으로 전기 요금을 손 볼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③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
미국과 진행 중인 관세 협상에서, 베트남이 국가 보조금을 통해 수출 기업을 돕고 있다는 미국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액션 중 하나이다. 전기세를 현실화하여 간접 보조금을 제거했다는 명분을 얻기 위한 계산된 행보라 볼 수 있다.
⚡ EVN 적자의 숨은 진실
① EVN은 사실상 전력 생산 기업이 아니다
EVN의 표면적 역할은 전력 생산 및 공급이지만, 실질적 역할은 정부 지시에 따라 '전기요금 동결'로 생활물가를 관리이다. 일종의 통화 가치 방어를 위한 실물 조정 도구 역할을 한 셈인데, 국제 원료 가격 및 고정 가격 보장 정책으로 인해 결국 구조적 모순이 터진 것이다.
② EVN의 달러 위기: 비용은 달러, 수입은 동
석탄과 LNG 수입 : 달러 결제
풍력이나 태양광 건설 : 외국계 채권과 지분
중국으로부터 전력 수입 : 달러 결제
→ 반면 EVN의 수입은 베트남 동화로만 이루어진다.
여기에 달러 대비 동화 가치가 계속 하락하니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③ 가짜 시장경제로 인한 손실
베트남 정부는 전기요금을 정부가 철저하게 통제하지만, 국제사회에 '자유 시장'을 어필하며 서방의 지원을 받기 위해 재생에너지 정책을 억지로 시행해왔다.
그로 인해 EVN은 비싼 재생에너지 전력을 비싸게 사서, 국민에게는 손해를 보고 싸게 팔아왔다. 이득은 외국계 투자자들이 가져가는 셈이다.
④ 저가 전력의 실질적 수혜자는 누구인가?
하지만 실질적 수혜자는 외국계 투자자들도 아니다. 지방 권력, 즉 지방의 공안과 공무원 및 유지들이다.
지방 권력층들은 지역에 산업단지를 개발해, 자신들과 밀접한 기업에 싼값에 전력을 공급하며 막대한 이익을 챙겨왔다.
그리고 그 사이에 중국계 우회 투자기업들까지 산업단지에 들어와 값싼 전력을 공급 받아 '원가의 무기화'를 실행할 수 있었다.
EVN의 적자는 결국 이런 '정치-산업 복합체'를 위한 손해가 되었고, 그 부담은 이제 국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 결론
전기요금 인상은 단순히 EVN의 적자를 메우려는 차원이 아니다. 이는 국가 시스템의 근본적 문제와 정치·경제적 계산이 얽힌 매우 복잡한 사건이다. 특히 민생 경제가 이미 파탄날 기미가 보이는 베트남에서 이번 전기세 인상이 촉발할 파장은 결코 작지 않을 것이다.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이를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어찌되었든 결국 베트남 국민들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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