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비엣텔 마케터...
나는 베트남에서 비엣텔 통신사를 쓰고 있다.
대도시 중심으로는 모비폰 사용자도 꽤 많은데,
나는 처음 베트남에 온 이래로 줄곧 비엣텔을 써서 그런지
비엣텔이 편하다.
현재 내 요금제는 ST150K이다.
매달 15만동의 가격으로
하루에 3GB의 데이터가 제공되어 30일 동안 90GB를 쓰는 요금제이다. 부차적인 것들이 이것저것 있기는 하지만.
아무튼 오늘 새벽이 요금제가 연장되는 날이었다.
연장 전에 미리 요금을 채워 놨기 때문에 바로 전날인 어제 연장 관련 문자가 와도 그냥 무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해당 번호 02366255888은 비엣텔 고객센터 전화번호이다.
개인 정보 이런 것들이 관리가 잘 안 되는 베트남이다보니,
어디서 종종 전화를 걸어서, '돈을 빌리지 않겠냐, 이자 싸다'부터 '요금제를 바꾸지 않겠냐' 등등 다양한 소리를 한다.
비엣텔은 고객센터도 예외는 아니어서 가끔 전화가 이렇게 온다.
나는 그냥 알아서 끊어질 때까지 내버려두거나, 폰을 사용중이라면 꺼버린다.
그런데 어제 비엣텔 고객센터는 이상하게도 전화를 연속해서 거는 것이었다.
한번 무시하고 두 번째는 그냥 수신거부를 했는데도 또 전화를 걸기에
이번에 아내가 받았다. 혹시나 뭔가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하고.
역시나... 요금제 팔이었다.
나의 지금 요금제가 내일 새벽에 연장인데, 1만동 추가해서 16만동으로 4G에 전화 얼마 무료에 뭐 어쩌고 하는 요금제팔이를 시작했다.
아내가 또 마음이 여려서 다 들어주면서, '내 폰이 아니고 남편 폰이고 남편이 한국인이다. 그래서 남편이랑 이야기해보고 필요하다 그러면 나중에 등록하겠다' 이러면서 이야기 들어주고 적당히 끊으려고 했다. 하린이가 보채기도 했고.
근데 마케터가 정신이 나갔는지, 또 설명하면서 등록하라고 뭐 어쩌고 하고. 나 같으면 닥치라 그러고 끊을텐데, 그걸 또 '남편이랑 이야기해보고 필요하면 등록하겠다' 소리를 다시 설명해주고.
그런데도 끝까지 안 끊고 또 설명하고, 또 설명하고.
그 동안 내가 뭘 좀 하고 있었는데, 아직도 통화중이길래 폰 가져와서 끊어버렸다.
오후 5시 6분에 전화를 받아서 5시 25분까지 통화를 한 셈.
그런데 끊고 나니까 또 다시 전화를 해서 이번에도 수신거부를 하니 그 다음부터는 전화가 오지 않았다.
베트남에서 이리 부딪히고 저리 부딪히면서 느낀 것이지만
어떻게든 속이든 강매를 하든 해서 1번 팔면 장땡이라는 식으로 장사와 마케팅을 하는 베트남 사람들이 무척 많다.
경영, 마케팅 이런 거 전공한 대학생들도 많은데, 그런 친구들마저도 어떻게든 한 번 매출을 잡는 데 성공하면 그만이다는 식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내수 시장도 크고, 1회성 외국인 고객을 많이 만나서 그런 것인지...
게다가 비엣텔 같은 경우는 고객을 배려할 필요가 없는 우량 기업 그 자체다보니 말단 직원들도 배짱을 부리는 것 같기도 하고.
가만 생각해보니,
통신사의 경우는 아무리 이래도 한국의 통신사들보다는 나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