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913-14. 하린이와 띠엔의 한국 방문기 (2) - 오랜만에 가을 전어 먹음 / 베트남에서 먹은 짜장짬뽕과는 차원이 다름
네이버 블로그에는 일기에 아예 한국 파트를 카테고리로 하나 팠다.
한국방문기 1편은 티스토리에 안 올렸지 아마?
그리고 하린이 주민등록번호 뒷자리는 네이버랑 티스토리를 아예 다르게 올렸고.
하린이에겐 삼촌이 둘 있다.
이모는 셋이나 있지만 외삼촌은 없는데, 삼촌은 둘이나 있지만 고모가 없다.
아무튼 막내 삼촌은 현재 따로 살고 있는 중이며 오프가 수요일이다.
그래서 수요일에 가족 전체 외식을 하기로 결정.
메뉴는 뭘로 할까 하다가,
띠엔이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으며 나도 정말 오랜만인 전어
+ 대하구이를 하기로.
거기에 광어까지 추가를 했다.
그리고 횟집을 오면 항상 어머니를 위해 멍게를 추가로 주문한다.
정말 오랜만에 먹는 전어다.
전어가 청어목-청어과에 속하기 때문에 영어로 shad를 써서,
베트남어로도 청어인 'cá trích'을 쓸 것 같지만, 정어리인 cá mòi가 이름에 붙는다.
우리가 '전어(錢魚)'라고 부르는 물고기는 베트남어로 cá mòi cờ chấm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전어랑 비슷한 물고기로 조선전어와 대전어가 있다고 알고 있다.
조선전어는 영어로 Chinese gizzard shad인데, 베트남어도 여기에 따라서 Cá mòi Trung Hoa라고 쓰거나 Cá mòi cờ라고 쓴다.
대전어는 영어로 Japanese gizzard shad이며, 베트남어도 여기에 따라 Cá mòi Nhật Bản이라 쓴다.
아무튼 우리 띠엔도 뼈를 같이 먹는 회는 처음이라 깜짝 놀라워 했다.
그러나... 이 중에서 띠엔에게 제일 큰 인상을 남긴 것은 멍게였다고 한다 ㅋㅋㅋ
나도 전어가 정말 오랜만인데
하린이 신경 쓰느라 전어가 코로 들어갔는지 입으로 들어갔는지 기억도 안 난다.
그 사이 하린이는 이번에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주신 토끼 친구 귀를 먹느라 바빴다.
식사를 마친 후,
하린이 분유를 사러 갔다.
우리 부부는 4개월 차부터 분유와 모유를 혼유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4개월 차를 보내는 한국에서 먹을 분유가 필요했던 것.
벌써부터 어질어질하다.
우리가 하린이를 보는 사이에
하린이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분유를 금방 픽을 하셨다.
그리고 와인 코너에 하린이를 데려 가신 동안,
나와 띠엔은 과자를 고르러 갔다.
온도도 베트남 보다 낮은데, 비까지 와서 몸이 안 좋아지기 시작한 띠엔.
가져온 옷들이 있긴 하지만, 일단 내 긴 팔 옷을 입혔다.
다음날 분유를 먹여보았다.
처음에는 배가 불러서, 아직 적응이 안 되서 안 먹는 줄 알았는데
계속 안 먹으려고 한다.
처음에는 우리가 1단계 젖병 뿐이어서, 분유가 나오는 구멍이 작아서 힘들어서 안 먹는 줄 알았더니
2단계 젖병을 구매해서 먹이는 데도 영...
분유가 그렇게 거부감이 생기나?
신생아 때 엄마 젖 안 나오는 동안 샀던 메이지 분유는 잘만 먹었잖니......?
혼유의 길이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베트남에서는 혼유나 아예 분유만 하는 걸 별로 좋게 보지 않는다.
심지어 2살 때까지 아이 젖을 물려야 한다는 게 베트남 시골의 분위기라서.
하린이가 이 분유 안 먹는 거 보면 베트남 사람들이 또
'그거 봐라' 어쩌고 하면서 육아 훈수를 할 게 뻔하다.
베트남에서 워낙 한국 음식들을 접하기 쉽다보니,
중국집 음식도 수차례 먹어봤지만
역시 한국에서 먹어봐야 비로소 뭐가 다른지를 알 수 있으니
우리 먹킷리스트에 중국음식점이 들어가 있었다.
보통 평일 점심에는 하린이 할아버지, 할머니, 큰 삼촌(내 손아랫동생)이 밖에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알아서 먹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 한 번 시켜보았다.
한국 배민으로 주문해본 게 3년이 훌쩍 넘었네...
역시 싹퉁 바가지인 그랩들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배달 팁이 확실히 세긴 한데... 진짜 뭐같은 그랩 놈들 생각해보면 참을 만한 수준인 듯.
우리 띠엔이 짬뽕을 픽했고(정확히는 삼선짬뽕),
나는 당연히 띠엔 맛보라고 간짜장을 택했다.
띠엔이 아주 깜짝 놀라워 했다.
짬뽕 국물이 베트남 어느 중국집에서도 먹어본 적이 없는 느낌의 국물이란 것에 하나.
안에 든 청경채가 베트남에서는 본 적이 없는 작은 사이즈라는 것에 둘.
짜장 맛이 베트남에서 먹어본 거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라는 것에 셋.
나더러 이 짜장 맛은 이 집만의 비법이냐고 묻는데,
나도 이미 기억이 3년 동안 리셋되어서 잘 모르는뎁쇼......;;;
아, 탕수육 소스도 베트남에서 먹어본 집들보다 훨씬 맛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