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일기

230628. 냐짱 복귀 / 어? 왜 이렇게 빠르지?

베트남10선비 2023. 6. 28. 18:55
728x90
반응형

<1>
 
오늘 냐짱에 복귀했다.
월요일에 어찌어찌 하린이의 베트남 여권 신청도 끝났고,
닥락에서 행정적으로 해야할 것들을 전부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에
굳이 더 처가에 머무를 이유가 없었다.
하린이를 돌보는 문제는... 진짜 큰일이 아닌 이상에야 띠엔이 주도하고 내가 보조하는 형태로 처리가 가능했고,
정말 큰일이 발생하면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기에는 냐짱이 더 접근성이 좋고 용이하기 때문.

장인어른께서는 하린이를 보내는 서운한 마음에다가, 적어도 친정에서 3달은 육아 방법을 배워야지 왜 이렇게 일찍 가냐는 불안함을 가득담아 토라지셨지만

이미 예정된 일정이었으므로 어쩔 수가 없다.

 

 

꽃단장한 두 모녀.

우리 하린이는 닥락성 카롱팍 현에서 태어나서 현재까지 제일 멀리 나가본 곳이 부온마투옷 시내다.

저번에 여권 신청하러 갔을 때.

그때 1시간 넘게 왕복하는 것도 차멀미로 거의 기절하다시피 했었는데, 편도 4시간 짜리 냐짱 행은 괜찮을지 걱정이 되긴 했다.

 

나중에는 5시간이 넘게 비행기도 타야 하는데 ㅎㅎ

 

 

동네에 택시를 전문으로 하시는 분이 계신데,

내가 닥락에 도착했을 때 이 분 택시를 이용한 이래로, 장거리 택시를 탈 때마다 언제나 이 분을 콜한다.

이번에도 미리 문의를 드렸더니, 170만동을 제시하셨다.

같은 동네에 서로 아는 관계라고 택시비도 항상 약간 저렴하게 부르셨는데, 이번 냐짱행 가격도 짐 싣고 이동하는 거 톨게이트비 등을 다 생각해보면 싼 가격이다.

캐리어 말고도 하린이가 쓸 자동 요람, 육아 용품 등등 닥락에 올 때에 비해 짐이 배는 늘었다.

 

장인어른도 걱정이시지만, 장모님도 과연 냐짱에서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을 하셔서 오늘 하루 냐짱에서 보내시고 내일 다시 집으로 복귀하시기로 했다.

 

 

어제 비가 엄청 크게 왔는데,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날씨가 좋다.

 

 

거진 3달 가까이 이런 풍경을 보면서 지냈구나.

 

 

역주행하는 경운기가 가득한 이 풍경도 한동안은 바바이~

 

 

과적재 덤프트럭의 과속운전도 바바이~

 

 

작년에 상견례랑 결혼식 때는 길이 죄다 파여서 물웅덩이 그 자체였는데,

올해 초순부터 길을 재포장하고 양 옆으로 길을 확장하는 공사가 진행중이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서 냐짱에 도착했다.

나는 새벽 4시쯤 잠들어서 6시 반쯤 일어났기 때문에 차에서 바로 골아떨어졌다.

눈을 뜨니 어느새 냐짱을 눈앞에 두고 있었고,

기사님도 장모님도 바다를 보면서 서행 운전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저 멀리 포나가르 탑.

금방 도착했다.

 


 차에서 4시간을 고생해서 거의 기절상태로 왔는데,

방에 들어오니까 아주 쌩쌩하다.

확실히 카잉화보다 닥락이 더 더운 것 같다.

게다가 에어컨을 켜니까 항상 짜증만 내던 우리 하린이가 아주 얌전해졌다.

 

흠...

나혼자 지내거나 띠엔이랑 둘이 있을 때는 별로 신경이 안 쓰였는데 침대보가 확실히 별로다.

빨리 바꿔야지.

 


 

<2>

거의 잠에 취해서 닥락에서 산길을 내려오는 중 전화가 울렸다.

요즘 온갖 이상한 텔레마케팅 번호가 많이 와서 냅다 끄고 다시 잠을 잤다.

한창 지난 다음 다시 연락이 왔다. 냅다 끄고 다시 생각해보니까 어디서 본 듯한 번호였다.

통화 내역을 살펴보니, 작년 10월 무렵에 전화를 한 번 받은 기록이 있었다.

 

작년 10월...이면

아, 이거 총영사관 번호구나.

작년 10월에 혼인신고 완료되었다는 전화를 받은 기록인 거다.

끄고 나니까 죄송스럽네. 시간 내서 전화주신 걸텐데.

그런데 용건이 궁금했다. 서류에 미비점이 생겼나? 그건 아닌 거 같은데?

이상하다, 분명 서류 납부하고 2주에서 3주까지 걸린다고 그랬는데? 아직 1주일도 안 지났는데?

설마하고 메일을 열어보았다.

보통 전화 통보가 오면 이메일 통보도 같이 오기 때문이다.

 

 

어...? 진짜 완료라고...?

1주일도 안 지났는데?

 

이메일을 차에서 확인한 덕에 가족관계등록부를 열어볼 수 없어서 한국의 가족들에게 부탁을 했더니 정말 있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대법원 전자가족관계등록시스템을 열어서 가족관계증명서를 확인해보았다.

 

 

오, 오!!!!! 오!!!!!!!

'배우자'에서 끝났던 가족관계증명서 최하단에 딸 이름이 생겼다!!

 

주민등록번호는 해외에서 출생신고를 하면 발급되지 않는다고 한다.

귀국하여 가까운 주민센터를 방문하라고 들었다.

어차피 여권이야 주민등록번호가 발급되지 않아도 발급할 수 있다고 하니까.

 

와!! 감동스럽다!!

 

베트남은 자국에서 자기 나라 사람 출생신고 하는 것도 그렇게 고역인데,

한국은 타국에서 신고하는데 이렇게 일사천리라니.

다시 한 번 생각하지만 국격은 이런 데서 차이가 나는 거고, 국뽕도 이런 것들로 인해 차오르는 것이다.

728x90
반응형